희망찬 5월이 되길 바란다.
전화 고마웠다.
니 목소리가 밝아서 내 마음이 편했다.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 위안이다.
괜히 기분 좋더라.
잔인했던 4월을 잘 마무리하고 희망찬 5월이 되길 바란다.
올봄은 비가 잦다.
씨를 뿌린 나의 입장에선 내리는 비가 고맙지만
너를 생각하면 밉다.
짚신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엄마 이야기가 생각난다.
비가오면 짚신장수 아들이 갠 날은 우산장수 아들이 걱정되어 늘 걱정속에 사는 어리석음보다
날씨가 좋으면 짚신장수 아들이 짚신을 많이 팔아 좋고 비가 내리면 우산장수 아들이 우산이 많이 팔아 즐거워할 것이라는 이야기로
긍정적인 사고로 산다면 평생 지혜롭게 살 수 있다는 교훈을 내포하고 있다.
고되고 지치고 많이 괴로울 거다.
자신과의 싸움이라 생각하고 이겨내자.
군대란 인생을 썩히는 시간만은 결코 아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값어치가 많은 시간이다.
아빠도 그랬다.
처음엔 쓸데없고 시간만 허비한 세월이라 생각했지만 세상을 살아보니 그걸 느낄 수 있더라.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군데에서 익혔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내 아들도 20개월의 시간동안
잃어버린 시간보다는 많은 것을 얻기를 바란다.
물을 충분히 마셔라.
목도 아프고, 다리도 뻐근하고, 온 몸뚱이가 돌덩이겠지.
코피는 나지 않니?
그런 것을 이겨내는 것도 훈련의 한 과정이다.
남이 챙겨주지 않으니,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대처해야한다.
정작 너는 몸뚱이로 때우는데 아빠는 주둥이로 때워 미안하구나.
입대하기 위해 휴학한 너를 챙기지 못해 아쉽다.
당진 주말농장에 가기 바빠,
잘 해주지 못하고 대화도 부족했다.
못해준 것이 너무 많아서 미안하다.
반성하는 뜻으로 열심히 편지 할께.
편지가 훈련에 지친 너에게 조금이나마 피로를 덜게 하는 비타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식구 모두 힘을 내자.
사랑한다.
내 새끼
2014.4월의 마지막 날,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