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저장법 개발한 해남 토박이

 

[연합뉴스]

 


'황토와 짚으로 숙성시키는 저장법 개발'

"호박 고구마의 맛은 얼마만큼 숙성을 잘 시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전남 해남의 청정한 황토 밭에서 자란 호박 고구마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황토와 짚을 이용한 장기 저장법을 개발한 농민이 있어 눈길을 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산면 장등리 양민석(54)씨.

양씨는 호박 고구마의 인기가 해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지만 저장이 까다로워 단기간에 판매를 완료해야 하는 어려움때문에 저장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양씨가 찾아낸 것은 짚과 황토 굴을 이용한 자연 저장법.

1m 두께로 천장까지 황토를 바른 황토 창고는 한겨울에도 영상 12-13도의 온도를 유지해 별도의 시설을 가동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기온을 만들어 낸다.

또 창고의 짚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줘 고구마가 마르거나 물러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호박고구마는 밤고구마에 비해 조직이 물러 저온창고에 저장해도 쉽게 곰팡이가 피고 품질이 떨어지는 등 난점이 있었으나 이 저장법을 이용하면 싱싱한 상태로 이듬해에도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범한 농민인 양씨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해남 고구마에 대해 20여 년간 한결같은 애정을 갖고 연구를 해온 덕분이다.

특히 신장이 좋지 않아 1년의 절반은 병원에서 보내야 하는 형편인 그로서는 농사를 짓는 것 자체가 버겁지만 더위에 약한 고구마의 특성을 고려한 재배법을 보급해 생산량을 40% 이상 높이는 등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질소질 비료를 적게 사용하는 재배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품질 좋은 호박 고구마를 생산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재배법과 저장법을 전수하기 위해 주위 후배들과 함께 작목반을 구성할 계획인 양씨는 16일 "원하는 농민 누구에게나 기술을 전수하겠다"면서 "고품질 해남 고구마를 생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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