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정체는 산비둘기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필자의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이 콩밭머리에서 내는 것입니다. 이 소리로 온 동네가 시끄러운데, 해가 지고 나서야 동네가 조용해집니다.
고향에서는 해마다 6월이면 마늘을 캔 밭에 콩을 심습니다. 그래서 7월 초면 파릇파릇하게 콩이 떡잎과 함께 땅을 헤집고 나오게 되는데, 눈치 빠른 산비둘기(도시 공원에서 보는 비둘기와는 조금 다른 야생비둘기입니다)들이 숲 속에 숨어 있다가 콩을 심은 후부터 밭에 날아들어 콩을 하나 둘씩 빼먹기 시작합니다. 이들의 노략질은 싹이 나온 후에도 그칠 줄을 모르고, 연한 싹을 빼먹기 위해 7월 초까지 계속해서 날아옵니다. 산비둘기 몇 마리가 얼마나 콩을 먹겠냐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실제 콩밭에 날아드는 산비둘기 떼를 본다면 아마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이놈들은 누가 쫓아내지 않으면 콩밭에서 떠날 줄을 모릅니다. 그냥 놔두면 콩을 실컷 먹고 몸이 무거워 날아오르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아랫집 아주머니는 부슬부슬 내리는 비 정도는 그냥 참고 맞으시면서 산비둘기를 쫓으시는데, 커다란 나무막대기로 대야를 연신 두드려 댑니다. 이쪽 밭 저쪽 밭 돌아다니시느라 장맛비에 고생도 참 많으시더군요.
“산비둘기야, 산비둘기야, 안 그래도 힘든 농부들 마음도 좀 알아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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