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모밀이라고 하는 어성초는 삼백초과에 속하고 줄기와 잎이 고구마처럼 땅 위를 기어가면서 자란다.
어성초잎은 고구마잎과 생김새가 거의 비슷하지만 크기가 고구마잎의 ⅓ 정도로 작다.
어성초는 연중 두세 차례 수확할 수 있고, 줄기와 잎을 함께 낫으로 베어 그늘에 말려 판매하거나 보관한다.
흰색을 띠는 뿌리는 잎과 마찬가지로 생선 비린내가 나는데 약용이나 번식용으로 이용된다.
열매 꼬투리. 5월 하순~9월 중순까지 햇볕을 40% 차광해 주는 것이 품질 좋은 어성초를 생산하는 데 유리하다.
1년생 밭. 씨앗이 수확되지만 이를 파종하면 거의 발아되지 않는다.
약간 물기가 촉촉한 토양을 좋아하기 때문에 뿌리를 심은 뒤 흙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포장을 관리한다.

그동안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던 어성초의 효능이 속속 밝혀지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불치병으로 여겨지는 아토피 등 각종 피부병의 예방·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성초를 이용한 비누와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 출시되고 있으며 대량 소비처까지 생겨나고 있다. 어성초는 특히 재배가 손쉽고 일손이 적게 드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어성초 잎을 손으로 비빈 다음 코끝에 갖다 대고 냄새를 맡아보면 이상야릇한 냄새가 난다. 풋풋한 풀 냄새 같기도 하고 좀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얼굴을 찡그릴 만큼 약간 비릿한 물고기 냄새가 자꾸 코끝을 매만지게 한다. 이같이 풀에서 비린내가 난다고 해서 어성초(魚腥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물고기 비린내와 비슷한 냄새가 나는 약용식물은 어성초가 유일하다. 어성초의 이 같은 비릿한 냄새는 해충을 쫓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남도농업기술원과 해남군농업기술센터가 시험한 결과에 따르면 어성초의 추출물은 점박이응애 방제에 효과가 있다. 옛 문헌에도 어성초의 해충 기피 효과가 전해져오고 있다.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해충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어성초를 화분에 심어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기도 한다. 화학합성농약 대신 친환경농약으로 해충을 방제하려는 농가가 어성초 이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히 어성초는 애주가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과음한 다음날 어성초 달인 물을 차처럼 마시고 나면 속이 편안해지고 묵직한 몸이 한결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해장국으로 뒤집어진 속을 달래고 어성초 한 잔을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그래서 술집이나 해장국 음식점이 많은 곳에는 어성초차를 파는 곳이 모퉁이에 자리를 틀고 앉아 어성초차로 숙취를 풀려는 애주가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달이면 특유의 비릿한 냄새 사라진다

어성초는 생즙을 내 마시면 비린내가 진동하지만 말리거나 차로 만들어 마시면 냄새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비릿한 맛은 정유성분인 데카노일 아세트알데히드와 라우린알데히드 때문이다. 이밖에 데카노일 아세트알데히드, 메톤, 미르센, 로우릭알데히드, 캐프릭드 등의 정유 성분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데카노일 아세트알데히드 성분은 천연항생제 효과가 있다.
최근 들어 불치병처럼 여겨지는 아토피 피부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성초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아토피 환자들을 위한 어성초 팩과 환 등이 시판되고 있을 정도다. 이뿐만 아니라 여드름을 비롯해 비염,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누·샴푸·팩 등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성초를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 어성초한의원(www.eosungcho.co.kr)도 있다.
어성초는 일본에서 먼저 가치를 인정받았다. 1945년 미군이 투하한 원자폭탄으로 쑥대밭이 된 일본 히로시마에서 가장 먼저 싹을 틔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원자폭탄이 투하돼 생명체가 거의 사라진 터에서 그 이듬해 싹을 틔웠다고 해서 신비의 식물로 취급된다. 핵폭탄 폭발 때 발생하는 열과 방사선을 이겨내고 자라났다는 의미로 일본에서는 ‘생명초’로 불린다.


한방에서는 약효 뛰어나 ‘십약’이라 명명

한방에선 몸 안의 독소를 배출, 피를 맑게 하고, 각종 피부질환과 변비 등 10가지 효험이 뛰어나다고 해서 ‘십약’으로 불린다. 항암물질인 설파민의 4만 배 이상 항암효과가 있고, 혈압을 조절해 주는 ‘칼륨의 보고’라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어성초는 고급 약재로 취급된다.
또한 해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발병으로 양계농가와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가운데 어성초에서 AI 억제 효능이 있는 물질을 추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올해 초 어성초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화합물(Q7R) 중에서 항인플루엔자 기능이 강력한 화합물을 찾아냈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이 화합물은 인플루엔자 A형·B형 바이러스 외에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라이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 유사 호흡기질환 바이러스에도 강력한 억제 효능을 나타내고 있어 AI억제에도 효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예방 효과까지 입증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어성초에서 추출한 화합물은 천연화합물로서 원료물질도 값싸고 합성 공정도 비교적 간단해 현재 유일한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약인 타미플루보다 매우 경제적인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중간 분리물질로도 활성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사료첨가제에 적용하면 닭의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억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봄철 황사로 인해 외출 후 약간의 피부 트러블이 생겼을 경우 어성초를 끓인 물로 세수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어성초를 일부 주사제의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열을 내리고 해독작용이 있어 호흡기 감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성초 주사제는 지난 2003년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을 때 중의학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병·의원의 필수 구비 약물이 됐다.
하지만 중국은 올해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부작용이 밝혀져 어성초 주사제의 생산, 유통,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 보건당국은 “어성초 구복제(口服劑)는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환자 병세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금지된 주사제를 정맥주사한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어성초 자체의 부작용과는 다르다.”며 어성초 효능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대량 재배농가 늘어나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대량으로 재배하는 농가가 생겨났다. 정인혁 성원농원 대표(경기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는 1980년 초 귀농한 이래 어성초를 전문으로 재배하기 시작해 현재 전자상거래로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어성초는 한때 1㎏당 2~3만 원에 판매했을 만큼 고소득 작물이었다고 한다. 또한 보광어성초영농조합법인(대표 서두석)은 50여 농가가 참여해 어성초 등 35종의 약초를 친환경재배해 가공제품 13가지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대표상품은 어성초 발효진액으로 어성초로 생즙을 내고 벌꿀과 올리고당을 혼합해 5년 이상 숙성 발효시켜 만든다. 이밖에도 차·술·환·식초·비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어성초는 해안가 습지대에 자생하는 식물이다. 제주도·안면도·울릉도 등이 재배적지인 만큼 따뜻한 지역이 좋고 사양토나 식양토에 적합하다. 중부 이상 지역에도 재배가 가능하지만 잎의 크기가 작아 품질과 수량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토양에 대한 적응성이 높고 농약이나 비료를 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관리가 쉽다. 비옥한 땅에서 잘 자라고 햇빛을 40% 차광해 주는 것이 좋다.


토양수분이 충분하도록 포장 관리

번식은 약재로 이용되는 뿌리로 한다. 뿌리는 3~4㎝ 깊이로 골을 파고 흙으로 덮어 생육기간 동안 토양의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한다. 재배용 뿌리는 길이 약 5㎝ 정도에 2~3마디가 알맞다. 활착률을 고려하면 마디수가 많고 굵은 것일수록 좋다. 또한 3월 초에 웃거름으로 퇴비를 10a당 1,000㎏ 뿌려주면 생육상태가 좋아지고 고품질 어성초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한편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연중 세 차례 수확하면 수량과 품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수확은 1차 5월20일, 2차 7월10일, 3차 10월15일 전후에 생육상태를 살펴가며 낫 등으로 세 차례 베어주면 된다. 이같이 재배하면 10a(300평)당 5,563㎏을 수확할 수 있고, 6월과 10월 두 차례 수확하는 관행의 4,676㎏보다 수확량을 19% 정도 늘릴 수 있다. 특히 항암·항균 등의 효과가 있는 퀘르세틴 함량도 10a당 38.4㎏ 추출돼 2차례 수확했을 때의 35.5㎏보다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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