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촌애(김영수)
2007. 4. 9. 21:24
2007. 4. 9.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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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이 쩍쩍 늘어나게~” |
| `청국장 달인’ 주정숙씨가 말하는 청국장 만드는 법 |
황해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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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도닷컴 | “잘 띄워진 청국장에서 실이 쩍쩍 늘어나는 것을 보면 참 이쁘지 이뻐….” 청국장을 보면서 아름다움까지 느끼는 주정숙씨. 잘 띄워진 청국장을 보면 보고만 있어도 든든하다는 이야기겠다. 올 겨울 뜨끈뜨끈하고 구수한 그 청국장을 먹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쁘게 보일 수도 있겠다. “청국장만 20여 년 째 만들고 있다”는 `주정숙청국장’(동구 동명2동)의 주인 주정숙씨에게 청국장 만드는 법을 들었다. 청국장은 비교적 발효기간이 짧아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장류다. 청국장 냄새에 애정과 향수를 가지고 있다면 직접 집에서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일단 콩은 국산 황태를 준비한다. 국산콩으로 만들어야 실처럼 늘어나는 청국장의 진이 더 많이 생긴다는 것이 주씨의 말. 논에서 나온 논콩보다는 밭에서 나온 밭콩이 더 맛있단다. 콩을 깨끗이 씻어서 콩의 3배 정도 되는 물에 하루 정도 불린다. 물을 부어 압력솥 등을 이용해 콩을 삶는다. 삶아진 콩을 바구니에 담는다. 깨끗한 짚을 구해 콩 사이 사이에 꽂아 놓는다. 짚을 구하기 여의치 않다면 그냥 공기중에 놔둬도 된다. 그렇게 짚을 꽂아 둔 바구니를 보자기에 싸서 뜨뜻한 아랫목에 이불로 싸놓으면 끝. 그리고 2~3일이 지나면 많은 실을 뽑아내는 청국장이 기다리고 있다.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3일이 되기 전 좀더 일찍 꺼내는 것도 방법이다. 손을 넣어봐서 따뜻한 정도면 적정한 온도. 대략 37~38도 정도면 적당하다. 주씨는 “너무 뜨거워도 청국장이 잘 안뜨니 알맞은 온도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2~3일 뒤 바구니를 열어보면 발효된 콩들이 기다리고 있다. 국자로 떠보면 실 같은 것들이 쩍쩍 늘어진다. 실이 많이 나올 수록 잘 띄워진 청국장이다. 청국장을 절구에 넣어 소금과 고추가루를 넣고 찧는다. 먹기 좋게 한 번 먹을 분량으로 포장해 냉동실에 넣고 먹을 때마다 꺼내 먹으면 된다. 주씨는 될 수 있으면 “재래식으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요즘은 청국장 제조기나 요구르트 제조기 등을 이용해 편하게 만들 수 있지만 아무래도 옛날 방식 그대로가 더 좋은 청국장을 만들어 낸다는 것. 주씨는 “청국장을 끓여 먹을 때도 될 수 있으면 끓이는 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어떤 사람들은 `닥실닥실 끓여주시오’라고 주문하기도 하지만 청국장은 끓이면 끓일수록 맛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주씨는 무나 야채 같은 것은 미리 삶아 익혀두는 방법을 쓴다. 육수에 청국장을 넣고 끓자마자 불을 끈다. 만들어진 청국장은 햇볕에 말려 가루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청국장, 만들어 놓으면 이래저래 쓰임이 많다.
대장암·변비 예방에도 그만
건강에도 좋은 청국장
`보약보다 낫다’ `부작용 없는 다이어트 식품’ `항암식품’ `각종 성인병 예방’…. 청국장에 대한 예찬들이 끝이 없다. 콩이 몸에 좋은 건 잘 알려진 사실. 콩을 발효한 청국장은 원재료인 콩보다 더욱 몸에 좋다. 콩에 없던 미생물과 효소, 생리활성물질이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 청국장에 든 발효균은 김치나 요구르트의 발효균인 유산균과는 다른 바실러스라는 세균. 유산균은 산소를 싫어하지만 바실러스균은 산소를 좋아한다. 대장에 들어간 바실러스균이 산소를 먹어버리면 유산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 바실러스균은 대장에 유익한 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해로운 균을 억제시켜 변비와 대장암의 발생위험을 낮춰준다. 대장을 깨끗하게 한다는 말. 설사를 방지해줄 뿐만 아니라 변비 또한 개선시켜 준다. 섬유질도 다른 식품보다 5배 이상 많고, 사포닌도 변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 청국장은 콩의 영양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이다. 삶은 콩에 든 단백질보다 청국장의 단백질이 체내에서 더욱 많이 흡수된다. 바실러스균은 콩의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기 위해 단백 분해효소(프로테아제)를 낸다. 단백 분해효소는 혈전(피찌꺼기)을 녹이는 작용을 해 뇌졸중, 심장병,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압을 낮춰준다. 또 숙취 해소에도 좋다. 청국장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비타민 B2는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켜 간의 기능을 좋게 하며, 아미노산들도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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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에 냄새 없으면 무슨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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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만 만화 《식객》중 <청국장> 편에서. |
| ⓒ 전라도닷컴 | “아으, 이게 무슨 냄새야? 이 냄새나는 것을 왜들 그렇게 먹을려고 안달하는 거야. 이것 안 먹으면 먹을 게 없나?” 오래된 드라마의 한 장면. 집안에 막 들어선 남편이 온통 얼굴을 찌푸리며 내뱉는 말의 요지인즉 그랬다. 청국장 냄새에 일장훈시를 하던 연기자는 한진희, 작가는 김수현이었던 것 같다. 어찌나 청국장을 호되게 몰아붙이던지 `김수현은 청국장 냄새를 몹시 싫어하나보다’고 그 순간 마음 속에 콕 박혔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아으 냄새”라고 손 내젓는 이들이 많아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식당들마다 `냄새 안나는 청국장’을 자랑하기 바쁘다. 그러나 냄새를 타박하고 추방하려는 이들 못지 않게 `청국장에 냄새 없으면 무슨 맛이냐’는 냄새 옹호파들도 적지 않다. 청국장의 냄새란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가 밥상에 올라오기 전부터 그 국물에 숟가락 담글 기대감에 부푸는 전주곡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오롯이 그 냄새를 간직한 청국장과 달리 냄새없는 청국장의 `존재감’이란 밥상에서도 현저하게 희미해진다. 호감과 비호감을 극명하게 가르는 청국장의 이 냄새는 어디서 연유하는 걸까. 정두례 교수(동강대 호텔조리영양과)는 “콩을 발효시켜 청국장을 띄우는 균은 막대기 모양의 `바실러스 나토’(Bacillus natto)로 이 균은 강력한 단백질 분해효소(프로테아제)를 분비, 콩단백을 분해시켜 아미노산을 만든다”며 “청국장 냄새는 이 아미노산이 더 분해되면서 암모니아 가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속성발효하는 과정에 자연스레 따르는 냄새로, 이 암모니아 냄새는 잡균의 증식을 막는 효과도 지니고 있다 한다. 정 교수는 “카레 고유의 독특한 향미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지만, 그때문에 끌리는 이들도 많지 않은가”라며 “냄새와 향을 빼버리면 `카레’라는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처럼 청국장의 냄새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고 말한다. 《식객》의 만화가 허영만도 “청국장의 매력은 냄새에 있다”고 단언하는 쪽. “냄새없는 청국장을 먹다 보면 두쪽 난 콩이 둥둥 떠다니는 것 이외에 뭔가 허전함이 남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식객》4권에 실린 <청국장>은 `사라진 청국장 냄새 되찾기’를 소재로 한 작품. 깔끔하고 세련된 것만 좇는 세태 속에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없는지 묻는다. “지금 청국장 끓이고 있다”는 식당 아줌마 말에 “청국장이야? 난 또…된장찌개 끓이는 줄 알았지”라고 서운함을 표하는 단골들 말과 표정이 재밌다. 다음 장면은 주인공 성찬이가 아줌마에게 `냄새나는 청국장’을 척 들이밀어 그 청국장을 끓이는 장면. 얼굴들이 금세 확 피어난다. “너 어디 갔다 이제 오니!”라고 냄새를 반기는 감탄사들이 마구 쏟아진다. 오늘은 `냄새에 충실한’ 청국장 한번 드셔보는 게 어떠할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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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출력 2007-0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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