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이 건강에 좋은 7가지 이유

세상의 근본 담은 자연식탁

싱겁게 천천히들 드시게나

▲ 사찰음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선재(善財)스님
5일은 어린이날이자 석가탄신일. 절에 들러 어쩌다가 맛 본 ‘절밥’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파·마늘 등의 자극적인 오신채(五辛菜)를 멀리하고 재료가 지닌 궁극의 맛을 추구하는 사찰음식은 속가의 사람들에겐 맑은 샘물 한 사발 들이킨 것처럼 몸과 마음을 일깨워준다. 화학조미료와 인스턴트 음식, 과도한 육식과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몸이 상해가는 현대인들에게 사찰음식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1.천연양념
담백한 사찰음식의 비결은 바로 천연 양념에 있다. 표고버섯가루, 다시마, 검은콩가루, 제피열매, 계피가루, 들깨가루, 솔잎가루 등 양념 가짓수만 해도 30여 가지가 넘는다. 동국대학교 가정학과 교수인 선재 스님은 “맵고 짠 것, 기름진 것 등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음식들을 멀리하고 자연의 이치가 담겨 있는 소박한 음식들을 접하면 우리의 ‘성정(性情)’ 또한 순화된다”고 말했다.

2.식이섬유
참기름과 소금으로 수백 가지의 나물을 무쳐먹으니 스님들에게는 변비가 없다. 사찰에서는 쌀도 백미보다는 현미와 같은 통 곡식을 먹고, 야채나 나물은 뿌리와 껍질까지 다 먹는다. 원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신미경 교수는 “야채와 나물에는 식이섬유뿐만 아니라 암과 만성 퇴행성 질환들을 예방하는 ‘피토케미칼(phytochemical)’이 풍부하기 때문에 끼니마다 나물 반찬 한 가지쯤은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3.저염·저당
사찰음식연구회의 홍승 스님은 “짠 맛은 위를 자극하여 수행에 방해되고 재료가 지닌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없으므로 되도록 싱겁게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절밥’은 싱겁고 밋밋하다. 소금은 죽염이나 간수 뺀 천일염을 볶아서 사용하고, 설탕은 과일이나, 늙은 호박 등 단맛이 나는 음식으로 대체한다. 설사 짜게 먹더라도 스님들이 즐겨 먹는 차(茶)와 채소의 포타슘이 나트륨을 동반하여 배설한다.

▲ 사찰에서는 아카시아꽃도 훌륭한 요리 재료가 된다. (사진제공-디자인하우스)
4.저칼로리
죽 한 그릇의 아침, 제대로 된 점심, 1식 3찬의 가벼운 저녁으로 이뤄진 사찰음식은 칼로리가 낮다. 동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논문(2004년)에 따르면 사찰음식의 하루 평균 열량은 1600㎉정도로 국민건강영양조사(2001년)의 성인 에너지 섭취량의 82%에 불과했다. 건장한 젊은 남자가 보기엔 ‘이렇게 먹다간 영양실조 걸리겠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비만탈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사찰식이야말로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단이다.

5.견과류와 콩
육류 섭취를 제한한 사찰음식은 지방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잣, 땅콩 등의 견과류나 콩, 두부, 들깨 등이 많이 쓰인다. 특히 된장찌개, 콩 조림, 두부구이 등 콩을 이용한 음식은 매끼 빠지지 않는다. 견과류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은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35~50% 정도가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콩류는 항암 효과가 널리 알려져 있다. 견과류는 간식보다 죽, 장아찌, 조림 등의 형태로 조리돼 평소 식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섭취한다.

6.소식(小食)
‘절밥’에는 과식(過食)이나 식탐은 있을 수 없다.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먹거나 끼니를 거르는 일이 많다 보니 현대인들은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과식할 때가 많다. 홍승 스님은 “몸의 에너지로 쓰이고 남은 영양분은 비만과 각종 질병을 가져온다”며 “굳이 소식하지 않아도 평소 적당히 먹기를 생활화한다면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식약동원(食藥同源)
불가에서는 음식이 곧 약이고 의술이다. 선재 스님은 “소화가 안 될 때는 양배추를 먹고, 폐가 안 좋을 땐 참기름에 잰 은행을 먹으며, 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 싶을 때는 송차(松茶)를 마신다”고 했다.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의주 교수는 “음식은 질병 예방과 질병 치료, 치료 후 마무리 이 세가지 차원에서 모두 중요하다”며 “당뇨와 혈압 등의 생활습관병으로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식약동원의 사찰식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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