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수로 더 잘 알려진 비파나무
글·사진 / 오현식 (「농민신문」기자)
비파는 숙기에 접어들면 1주일 만에 노랗게 익는데 겉껍질은 잔털과 흰색 가루로 덮여 있다. 과실은 이른봄부터 커지기 시작해 6월 초순이면 열대과일 특유의 달콤한 향을 내뿜으며 입맛을 유혹한다.
과원은 물 빠짐이 좋고 겨울철 최저기온이 -12℃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남부 해안지방이 적합하다.
꽃은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흰색으로 핀다.
2년생 대목에 접가지를 접붙이면 활착이 잘 된다. 그러나 대목용 유목은 동해와 습해에 약해 포장을 관리하는 데 일손이 많이 든다.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기 때문에 잎은 차나 목욕제 등 다양한 가공품으로 개발이 가능하다.

비파는 11월부터 2월까지 흰색 꽃이 피고 6월에 과실이 수확되는 아열대성 과수이다. 하지만 동백나무처럼 사계절 구분 없이 늘 싱싱한 잎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정원수나 관상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과실은 물론 뿌리·씨앗·잎 등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제품이 개발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비파나무는 남부 일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나무에 속한다. 주로 동아시아 온대 남부에서 아열대에 분포할 만큼 추위에 약하기 때문이다. 동백나무처럼 사계절 짙은 녹색 나뭇잎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정원수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과실을 생산할 목적으로 과원을 조성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특히 남부지방 지자체에서는 비파나무 재배를 지역특색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이 원산지인 비파가 언제 우리나라에 도입됐는지 확실한 문헌은 없다. 하지만 『동의보감』에 나뭇잎에 대한 약재해설이 나와 있는 것으로 봐서 조선시대 이전 중국에서 도입돼 주로 약재를 생산할 목적으로 재배된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전남 목포·여수·고흥, 경남 거제·진해 등에서는 과수를 생산할 목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음료·차·비누·화장품 다양한 가공품 개발

비파가 우리나라에 본격 전파된 것은 일제강점기이다. 일본사람들이 전남과 경남 해안지역에 정착하면서 일본에서 가져와 정원수로 심었던 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1,000여 년 전부터 비파나무를 심어왔다고 한다. 현재 나가사키 현 등은 주산지로 손꼽히며 과실뿐만 아니라 음료, 차, 비누, 화장품 등 30여 가지 가공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비파나무 재배면적은 중국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스페인이지만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또한 대만,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의 나라에서도 많이 재배한다. 특히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비파를 새로운 소득과수로 개발하기 위해 다방면에 걸쳐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 앞으로 재배면적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파나무는 높이 10m, 폭 7~8m에 달하는 교목성 상록과수이다. 원가지는 곧게 자라고 그밖의 가지는 개장하므로 그냥 내버려 둘 경우 나무모양은 반구형이 된다. 잎은 짙은 녹색을 띠고 뒷면에는 짙은 갈색 털이 있다. 꽃은 흰색을 띠고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핀다. 과실은 초여름에 황색으로 익고 모양은 원형이나 달걀형이다. 겉껍질을 벗기면 얇게 잘 벗겨지고 종자는 적갈색을 띤다.


‘허준’ 드라마에 위암을 고치는 약재로 소개

과실과 잎에는 진해, 거담, 구갈, 구토 등 여러 가지 약리효과가 있다.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텔레비전 드라마 ‘허준’에도 비파 잎을 이용하여 허준의 스승 유의태의 위암을 치료하는 장면이 소개되기도 했다.
과실의 70%는 과육이고 그 중 약 90%가 수분이다. 이 가운데 9~12%는 당분이다. 당은 과당과 자당이고 완숙된 과실일수록 과당이 많다. 산은 0.6% 안팎이고 주로 사과산이다. 씨앗은 전분이 63% 정도로 주성분이고, 이 가운데 아미그달린이 1.4% 정도 함유된 것이 특이하다.
과실은 초여름에 생과로 먹는 것 외에 병조림, 주스, 잼, 술 등 여러 가지로 가공하여 이용하고 있다. 씨앗에는 진해와 거담의 약리작용이 있다. 잎은 잘 말려 달여 마시면 진해, 이뇨, 구갈, 구토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혈액 정화, 살균, 진통, 항암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잎을 감기약이나 화장품 원료, 건강 및 다이어트 식품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일본사람들이 즐겨 먹는 비파

정준효 씨(경남 거제시 사등면 청곡리)는 일본을 여행하던 중 우연히 노랗게 익은 비파에 반한 이후 이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느라 10여 년 동안 적잖은 돈과 땀방울을 쏟았다. 정씨는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고급 과일로 취급하고 비파의 효능을 이용해 과실뿐만 아니라 차, 비누 등 다양한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에 힌트를 얻어 새로운 소득작물로 도입, 재배하고 있다.
“비파는 우리나라 38°선 이남 지역 가운데 산간오지 지역을 제외한 어느 곳에서든 재배가 가능하지만 꽃이 설해를 입기 때문에 재배 적지는 부산과 목포를 잇는 이남 지역 가운데 일부 해안지역으로 판단됩니다.”
정씨가 남해안에서 시험재배한 결과 대방과 단수가 가장 적합한 품종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방은 추위에 강하고 6월 초순이면 수확이 가능한 조생종이다. 게다가 과실이 80~100g으로 대과에 속하고 당도가 11~12도로 높을 뿐 아니라 열대 과일 특유의 달콤한 향이 있어 상품성이 뛰어나다. 전중 품종은 대방보다 숙기가 10일 정도 늦어 장마기와 겹칠 가능성이 높아 고품질 생산이 어렵다.


봄과 가을에 난 새 가지에 과실 착과

비파는 씨앗을 파종하면 거의 싹이 트므로 번식시키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성목은 -15℃에도 잘 견디지만 유목은 추위에 이보다 훨씬 약하다. 게다가 장마가 오래되면 습해를 받아 갑자기 말라죽기 십상이므로 대목 생산이 어렵다. 2년생 대목에 접가지를 붙이면 활착이 잘 될 뿐만 아니라 아무런 탈없이 잘 자란다. 새 가지는 봄, 여름, 가을에 나눠 연간 3차례 발생하는데 이곳에서 과실이 결실된다. 봄과 여름에 난 새 가지에 결실된 과실이 상품성이 가장 좋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접목으로 번식하고 있다. 삽목도 가능하지만 활착률이 매우 낮아 이용되지 않고 있다. 취목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양의 묘목을 얻을 수 없고 활착률도 접목보다 떨어진다. 접목으로 번식시킬 경우 대목은 주로 비파실생(공대)을 이용한다. 6월 무렵 잘 성숙한 과실에서 종자를 채취하여 곧바로 묘상에 파종하고 이듬해 봄에 본포에 정식한다. 2년째 2월 중순~4월 중순 무렵 직경이 1.5cm 이상 되는 대목에 절접한다.
비파는 기온이 높은 지방일수록 숙기가 빠르고 좋은 과실을 얻을 수 있다. 내한성은 감귤류보다 강하나 겨울에 꽃이 피고 과실이 결실되기 때문에 꽃이나 유과는 동해(꽃봉오리는 -7℃, 꽃은 -5℃, 유과는 -3℃에서 피해)를 받기 쉽고 온주밀감보다 약간 따뜻한 곳이 적지이다.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안전 재배지대이라 할 수 없지만 남해안 일부 지역은 동해 피해가 크게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배지는 차가운 북서풍을 막을 수 있는 곳이나 찬 기류가 오랫동안 머무르지 않는 곳이 좋다. 또한 지상부 비율이 지하부(뿌리)보다 3~4배 많기 때문에 강한 바람이 많은 지역은 부적합하다. 지형은 동남 또는 남서풍이 닿지 않는 곳이 좋다. 서쪽과 북서면은 겨울철에 북서풍을 강하게 받아 추위 피해를 받기 쉽다.


햇볕 잘 들고 배수 잘 되는 곳이 재배적지

토양은 경토가 깊고 배수가 잘 되고 햇볕이 잘 드는 완만한 경사지 중턱이 좋다.
또한 병해충 피해가 거의 없다. 봄부터 가을까지 가지에 상처가 생기고 나무껍질이 부풀어올라 벗겨지면서 말라죽는 수관병이 유일할 정도다. 병해충 피해가 없기 때문에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서도 과실 수확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잎을 차로 개발하려는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난지시험장이 시험한 결과 10a당 1,000㎏ 이상 수확할 경우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실은 상온에서 18일 정도 유통이 가능하고 저온저장고에 보관할 경우 저장 기간을 2~3개월 정도 늘릴 수 있다. 유통기간이 짧기 때문에 소비자와 직거래나 예약판매, 유명 관광지 주변에서 재배하여 현지판매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짧은 저장기간 때문에 외국에서 수입될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
신규로 과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면 대과 품종을 선택하고, 일손을 줄이기 위해 와이자(Y)자형이나 배상형, 테이블형 등으로 나무 높이를 낮춘다. 나무모양을 자연 그대로 방임한 경우에는 과실이 크고 품질이 우수한 신품종으로 접목 갱신하거나 나무 높이를 낮추어서 배상형이나 개심자연형 등으로 나무 모양을 바꾸면 일손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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