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의 고장 금산
1,500년 역사 인삼향기 그윽
충남 금산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들이 금강을 에워싼 채 넉넉한 공간을 만들면서 푸근함을 주는 고장이다. 여기에 각종 약초와 인삼을 주로 재배하면서 삶을 꾸려가는 주민들의 인심 또한 넉넉하다. 금산에 오면 아무리 급한 사람도 일단 마음의 여유부터 생긴다. 일반 작물과는 달리 수년간의 세월 동안 가꾸는 약초 재배농민들의 끈기와 느긋한 마음에 동화되기 때문이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금산 IC로 빠지는 순간, 여기가 바로 ‘인삼의 고장’이란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각종 인삼 조형물들이 외지인을 먼저 반기기 때문이다. 시내 인삼약초거리로 들어서면 각종 약초와 수삼 냄새가 가득하다.
약 1,500년의 인삼재배 역사를 지닌 금산은 지역 곳곳이 인삼밭이다. 들판이나 산허리에 검은색으로 뒤덮인 인삼밭은 짙푸른 녹색대지 속에 또 하나의 진풍경을 연출한다.
금산 사람들은 인삼을 하늘이 준 선물로 생각한다. 약효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인삼 덕분에 경제적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업을 이어 인삼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다. 3대째 인삼을 재배하는 이창근씨(57·금성면 화림리)는 “올해는 인삼 품질이 유달리 좋은데 가격이 크게 떨어져 걱정”이라며 “가격이 싼 만큼 소비가 많이 뒤따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산 인삼은 재배 역사만큼이나 품질도 좋다. 일교차가 심한 데다 토질 등 생육 환경이 인삼 재배에 알맞고, 농가에서도 선별 등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친환경재배 농가도 급속히 늘고 있다.
금산은 전국 인삼의 80% 정도가 거래될 정도로 오래전부터 국내 인삼 유통의 중심지다. 금산읍 중도리에는 국제인삼시장과 수삼센터·인삼전통시장·인삼약령시장·인삼종합쇼핑센터가 타운을 형성하면서 상설 운영되고 있는데, 장날(2·7일)에는 새벽 2시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상인 및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수삼센터의 경우 장날에는 인삼이 산더미처럼 쌓이는데, 하루 거래량만 해도 150여t이나 된다고 한다. 이곳 인삼타운에 오면 인삼과 각종 약초를 시중 가격에 비해 20~50%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인삼·약초 관련 산업이 성장하면서 주민들의 생계도 직·간접적으로 이와 연관돼 있는 부분이 많다.
조신영 금산농협 조합장은 “인삼은 지역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어 가격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가공 활성화 등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산농협은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소득을 위해 출하선도금 지급은 물론 지주목과 약제(효소제) 등의 농자재를 지원하고 있으며, 홍삼액을 비롯해 고려홍삼·고려태극삼·고려인삼 등을 생산, 판매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군에서도 인삼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40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금산인삼세계엑스포를 개최함으로써 금산 인삼의 진가를 세계에 알렸다. 군청 홈페이지(www.geumsan.go.kr)는 인삼 및 약초와 관련된 각종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금산=박종명, 사진=이희철 기자 jmpark@nongmin.com


‘제27회 금산인삼축제’ 9월7~16일 열려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는 제27회 금산인삼축제가 9월7~16일 금산읍내 국제인삼종합유통센터 광장 및 인삼약초거리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인삼과 관련된 각종 음식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인삼기획전시관을 운영하는 한편, 추억의 콘서트와 영화 상영 등 수십가지의 행사가 준비돼 있다. 특히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는 제3회 국제곡예경기연맹(IFSA) 세계스트롱맨 챔피언십 대회. 이 대회에서는 국내외 24명의 유명 선수들이 참가해 트럭 끌기와 차 뒷바퀴 들고 전진하기 등 다양한 종목을 통해 지구에서 가장 힘센 사나이를 선발한다. 축제 기간 중에는 인삼 캐기, 인삼 약초요리 만들어 먹기, 홍삼 족욕 등 인삼의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먹고, 체험할 수 있다. ☎ 041-750-2371.


아름다운 자연·인삼 조화 웰빙 관광지 육성
△인삼축제가 매년 질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축제의 주안점은 어디에 두고 있나요?
-지금까지는 볼거리 및 구경거리 위주로 축제를 개최했습니다. 올해는 ‘건강과 웰빙’이란 개념을 도입, 인삼의 건강 가치에 대해 널리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농산물시장 개방화에 따른 군 농정의 핵심전략은?
-품목별로 친환경농업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농촌체험 및 휴양기반시설을 확충해 도·농교류를 통한 지역활성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삼의 대외 경쟁력을 위한 홍보 및 판촉활동도 확대할 것입니다.
△금산 인삼의 활로를 위한 해외시장 개척 전망은?
-금산 인삼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로 해외에서의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8월 현재 중국과 홍콩·대만·일본 시장에 약 2,200만달러어치를 계약하는 등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액 950만달러어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에는 주요 5대 해외시장을 목표로 수출확대 추진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습니다.
△금산군의 미래 청사진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십시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특산물인 인삼을 잘 조화시켜 친환경 웰빙 관광지로 발전시킴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변 볼거리와 체험거리
인삼·약초거리만 둘러봐도 구경거리가 충분하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내면 그대로 눌러앉고 싶을 만큼 자연풍광이 뛰어난 곳이 많다. 금산읍에서 무주 방면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적벽강은 천하절경으로 환경이 깨끗해 다슬기와 각종 민물고기가 지천이다.
남이면 구석리에서 동남쪽으로 2㎞ 지점에 위치한 12폭포, 인삼 재배가 처음으로 시작된 개삼터(성곡리), 새알 같은 강돌이 곱게 깔려 있고 금모래 밭이 널려 있어 여름철 해수욕 장소로 인기있는 귀래정(부리면), 남이자연휴양림(남이면) 등도 금산이 자랑하는 관광지. 대둔산을 비롯해 서대산·진악산·천태산·국사봉 등은 사계절 등산객들이 몰려드는 명산으로 모두 금산읍에서 40분 이내 거리에 있다. 이들 관광지 주변에서는 인삼어죽·민물매운탕 그리고 인삼불고기 등 인삼을 재료로 한 특색 있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산행 후 인삼 약초시장을 둘러보고 인삼호텔에서 인삼과 천연약초의 향이 가미된 사우나를 하면 피로가 한결 빨리 풀린다. 금산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기타 상세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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