땃두릅나무 조직배양 증식기술

땃두릅은 인삼 및 가시오갈피와 더불어 약리효용이 뛰어난 두릅나뭇과의 키작은 나무로 사포닌, 휘발성 오일, 안트라퀴논 등 약용가치가 우수한 자원식물이다. 본문에서는 땃두릅나무의 가치와 중요성을 설명하고 아울러 조직배양을 이용한 새로운 증식기술을 소개한다.

 


땃두릅나무 배발생 캘러스


체세포배의 성숙


체세포배로부터 형성된 식물체

 

땃두릅나무의 형태적 특징

 

현재 우리나라 사유림의 산림경영기술지도 수요는 조림·육림 등 산림자원조성사업에서 점차 단기소득 창출을 위한 생산·가공·유통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지역별 주요 단기소득임산물을 특화품목으로 선정하고 전문지도원을 선발·육성하여 산주 소득 증대 및 사유림경영 활성화 촉진을 목적으로 2007년부터 특화품목 전문지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약용식물로의 가치

 

땃두릅나무는 오래전부터 민간에서 이용하여 온 약용수종이다.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의 『본초강목』에서는 자인삼(刺人蔘)이라 하여 귀한 약재로 쓰였고, 전통적으로 한방에서는 해열, 강장약으로 사용하여 왔으며 최근 인삼, 영지버섯, 마늘 등에 미량으로 들어 있는 유기게르마늄이 땃두릅나무에서 추출되어 암, 만성성인병 등 난치병의 치료로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

우수한 약리효과로 인해 땃두릅나무는 러시아에서는 약으로 공인되어 쓰이고 있다. 알래스카, 캐나다 서부 및 미국 북서부에서는 유사종인 Opopanax horridus (일명 Devil's Club)를 당뇨병의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고 일부 사람들은 ‘태평양 인삼’이라 부르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땃두릅나무는 많은 개체들이 등산객들에 의해 무차별 남획되어 점차 사라지는 위기에 처해 있으며, 산림청에서는 1997년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로 분류하여 보존하고 있다.

 

일반적인 땃두릅나무의 번식

 

땃두릅나무는 종자의 결실률이 낮고, 종자를 얻었다하더라도 발아력이 5% 정도로 매우 저조하여 실생번식이 어려운 수종이다. 일반적인 번식법으로는 분주, 휘묻이, 꺾꽂이 등 무성번식법이 제시되고 있으나 실용적인 방법이 못되고 오히려 재료채취가 자생지 파괴의 한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뿌리 삽수를 이용한 번식법이 강원대학교에서 발표된 바 있으나 이것은 자생지에서 뿌리 삽수를 대량으로 채취해야 하는 문제로 인해 오히려 자생 분포지를 파괴하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 생물공학과에서는 2002년부터 설악산, 방태산 등에서 일부 남아 있는 땃두릅나무의 자생지를 확인하고, 소수의 개체에서 종자를 채종하여 씨눈 조직으로부터 체세포배를 유도하여 식물체를 형성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그 과정을 소개한다.

 

체세포배 유도를 통한 땃두릅 묘목 생산

 

체세포배(體細胞胚, somatic embryo) 유도란 식물의 잎, 줄기, 뿌리 등의 조직을 재료로 조직배양 기술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유도한 배(胚, embryo)를 말한다. 이것은 식물세포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이용하는 것인데 식물조직의 세포는 특이하게도 하나의 단세포로부터 식물체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 즉, 전형성능(全形成能, totipotency)이 있다. 이러한 식물의 잠재적인 성질을 이용하여 조직배양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배지에 여러 가지 식물호르몬을 처리하여 배양하면 체세포배가 유도된다. 체세포배를 유도하여 식물체를 형성하려면 여러 배양단계가 따르고 기술적으로도 좀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체세포배 유도기술이 확립되면 비교적 단기간 내에 식물체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식물체 생산을 위한 조직배양 기술로서는 가장 진보된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토양이식 순화


포트묘 육성


조직배양묘 산지이식 시험

 

배발생 캘러스의 유도

 

조직배양은 무균하에서 조직을 배양하는 과정이므로 배양하려는 조직의 오염물질을 적절히 제거해야 한다. 이 과정을 표면살균이라 부른다. 표면살균 후에는 준비된 배지에 옮겨 배양을 시작하게 되는데, 보통 배발생을 위해서는 오옥신(2,4-D)이 함유된 배지에서 수행한다. 땃두릅나무의 경우는 종자를 표면살균하고 MS 배지에서 치상하여 배발생 캘러스를 유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배양은 빛이 없는 암배양의 조건에서 행한다. 생물공학과에서 땃두릅의 조직배양은 강원도 방태산 및 설악산에서 소수의 종자를 채종하여 시험을 시작하였는데 대부분 비립종자여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종자의 표면오염이 매우 심하였기 때문에 오염제거가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래서 70% 에틸알코올, 2% 차아염소산 나트륨, 0.2% 승홍으로 각각 종자의 표면을 살균하고 살균시간 및 농도를 여러 번 조절하여 배양이 가능한 상태를 만들 수 있었다.

체세포배 발생을 위해서는 먼저 배발생 캘러스(혹은 배발생 조직)를 유도해야 하는데 이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땃두릅의 전형적인 배발생 캘러스는 흰색을 띠며, 부서지기 쉬운 상태로 식물체를 형성하지 못하는 일반 캘러스와는 구별이 쉽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배발생 캘러스의 유도율이 1% 미만으로 매우 낮았기 때문에 실험초기에 배발생 캘러스의 증식에 어려움이 따른다. 일단 얻어진 배발생 캘러스는 적정화된 배양조건하에서 계속 증식을 실시하고 일정한 양이 확보되면 식물체 형성을 위한 다음 단계의 실험이 진행된다.

 

체세포배 유도

 

배발생 캘러스로부터 식물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체세포배를 유도해야 한다. 체세포배의 유도는 보통 염류를 낮춘 배지를 사용하는데, 1/2 MS 배지를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이 배지에 식물호르몬으로 에브시식산(ABA)을 첨가하고 소량의 활성탄(activated charcoal)을 첨가하여 배발생 세포를 옮겨주게 된다. 체세포배 유도배지에 옮겨 주기 전에 배발생 캘러스를 현탁배양(액체배지에서 흔들어 주며 배양하는 방법)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일정한 크기의 세포로 만들기 위해 격자형 체(mesh)로 걸러서 크기가 비슷한 세포들이 배지에 들어가도록 한다. 이렇게 옮겨준 세포는 냉백색 형광등하에서 배양을 시작하여 약 2주 정도 지나면 세포조직으로부터 체세포배가 관찰되기 시작한다.

한편 이러한 체세포배는 유도되는 순서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발달단계를 나타내게 되는데, 따라서 크기가 비슷하고 생장 정도가 유사한 것들을 골라서 그 다음 배양단계로 넘어간다.

 

체세포배 성숙 및 발아유도

 

체세포배로부터 식물체를 형성시키기 위해서는 체세포배를 좀더 성숙시킨 다음 발아를 유도해야 한다. 이 단계는 일반종자가 발아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조직배양으로 만들어진 체세포배는 종자의 발아시 양분의 저장고 역할을 하는 배유(胚留,endosperm) 조직이 없기 때문에 발아를 위해서는 양료 및 발아촉진을 위한 식물생장조절제를 외부에서 공급해 주어야 한다. 발아를 위한 체세포배는 초기 자엽단계로 자란 체세포배를 보통 사용하고 지베렐릭산(GA3)이 첨가된 1/2 MS 배지로 옮겨 발아를 유도한다. 지베렐릭산의 농도는 1~10mg/L 처리가 가능하고 실험 결과 땃두릅나무의 체세포배 발아를 위해서는 1~3mg/L 농도를 처리해 주면 발아에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건에서 약 2주간 배양을 하면 발아된 어린 식물체를 얻을 수 있다.

 

식물체 형성 및 토양이식

 

발아된 식물체는 배양용기가 좀더 큰 것을 사용하여 식물체의 크기를 키울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호르몬이 첨가되지 않은 기본배지를 사용하고 땃두릅의 경우는 1/2 MS 기본배지에 활성탄을 0.02% 첨가하여 배양시킨다. 3주 정도 배양을 하면 크기가 5cm 정도로 자라고 토양에 이식 가능한 상태가 된다. 조직배양으로 유도된 식물체는 매우 약하고 부러지기 쉽기 때문에 토양에 이식시키는 과정에서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특히 조직배양으로 유도된 식물은 뿌리의 발달이 미약하고 잎이나 줄기의 형태도 일반적인 묘목과 비교해서 약한 특징이 있다. 배양된 식물체 가운데 잎이 잘 전개되고, 뿌리발달이 양호한 것을 토양에 이식한다. 이식 시 뿌리에 묻어 있는 아가(agar)를 흐르는 물로 조심스럽게 씻어 제거한다. 뿌리의 아가를 제거하지 않으면 뿌리가 쉽게 썩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이식용 상토는 보통 인공상토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시판되는 원예용 상토 가운데, 버미큘라이크(vermiculrite), 피트모스(peatmoss), 펄라이트(perlite) 등을 등량으로 잘 혼합하여 사용한다. 이식 후에는 충분히 관수를 해주고 투명한 비닐을 덮어 수분이 포화되도록 유지한다. 이식 후 처음 1주간이 순화의 가장 중요한 기간이므로 이 시기에는 하루 한두 차례 관수가 필요하고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준다. 이렇게 관리하여 약 3주 후에는 완전히 순화된 식물체를 얻을 수 있다. 순화된 어린 나무는 크기가 큰 포트로 옮겨 주고 4종 액비(하이포넥스)로 1~2회 관수하여 생장을 촉진시킨다. 상토는 난의 재배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바크(수피로 이루어진 상토)를 사용하면 좋다. 자생지에서 땃두릅나무는 보통 부식토양(나무 수피 등이 썩어서 이루어진 공극이 큰 표토)에서 지표면으로 뿌리가 퍼지며 자라기 때문에 조직배양묘 역시 이러한 조건의 상토에 이식하여 관리하면 활착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므로 일반 노지에서 재배할 경우 이 점을 특히 유의하여 여름철에는 온도가 지나치지 않도록 차광막의 설치가 필요하고 바람이 잘 통하고 공중습도를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맺음말

 

땃두릅나무는 전통적으로 한방에서 사용해 온 귀중한 약용수종이며, 따라서 앞으로도 이용가치가 매우 높은 수종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자생지의 파괴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고 이로 인해 희귀 및 멸종위기 수종으로 보호를 해야 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필자는 2000년도에 함백산 정상 부근에서 약 100여 본의 땃두릅나무가 서식함을 발견하였는데, 그후 2005년에 다시 방문하였을 때는 단지 두세 본의 땃두릅나무만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남아 있는 것도 원래의 어미나무는 없어지고, 남아 있는 뿌리의 그루터기에서 겨우 잎이 나온 상태로 관찰되었다. 이것은 함백산의 경우에 한하는 것이겠지만 땃두릅나무가 자생지에서 지속적으로 남획되어 왔다는 단적인 한 예로 생각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땃두릅나무는 분포지가 제한적이고 이로 인해 종자의 결실상태가 나쁘고 종자의 발아율도 매우 저조하기 때문에 다른 번식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뿌리를 이용한 근삽목이 가능한 방법이 되겠지만 자생지 파괴의 원인이 되고, 개체를 대량으로 증식시킬 수도 없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더욱이 땃두릅은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로 보존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함부로 채취했을 경우는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본문에서 제시한 조직배양의 방법이 땃두릅나무 번식의 가장 적당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조직배양 방법은 기술적인 문제와 경비문제가 따르고, 더욱이 체세포배 유도라는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지난해부터 이미 얻은 묘목을 산림종자생산연구소 강릉지소(강릉시 삽당령 소재, 해발 약 700m)에서 시험식재를 시작하여 자생지에서의 적응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이러한 시험의 결과는 향후 파괴된 땃두릅나무 자생지의 복원에 이용되고 또한 재배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에게도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귀중한 한약자원인 땃두릅나무의 보존 및 복원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출 처 : 산림조합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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