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고품질 대추 재배 사례
글·사진 / 최덕현 (경산시 진량읍 가야리)
경북 우수농산물 판촉전(대구Expo)
페로몬트랩
수확전의 착과량
수확전 착과된 결과지
착과된 결과지
중머리 전정법(전정 후)
중머리 전정법의 결과지 모습

처음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잘할 수 있을까? 오히려 짐이나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많이 앞선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서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서로 모르는 것을 숨기지 않고 공부하고, 묻고, 만나기를 여러 차례, 서로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친환경 인증 및 한방대추 경산에 작목연구회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조상대대로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신 우리 부모님, 존경한다. 농사짓는 것이 싫어 대도시에서 사업을 하다 그만두고 귀농한 지 어언 7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힘든 일도 참 많았지만 그래도 얻은 것들이 더 많아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중에서도 3년 동안 준비해 온 대추 친환경 인증을 산림조합의 특화품목 담당자와 함께 힘을 합쳐 받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자 소득이다.
대추는 다른 작물과는 달리 농산물이 아닌 임산물로 구분이 되어 있다. 하지만 경산에 있어 대추는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할 만큼 산이 아닌 밭작물로 흔히 볼 수 있는 작물이다. 포도, 복숭아, 자두, 사과 등 농산물의 경우 등록된 약제가 많고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나 관할 기술센터에 문의를 하면 언제든지 지도받을 수 있고 많은 자료가 수집되어 있는 실정이지만 대추는 산림청이나 산림조합에 문의를 해도 자료나 지도를 받을 수 없는 실정이었다. 그래서 나를 포함하여 경산에서 대추를 생산하고 있는 50세 미만의 젊은 사람들이 ‘한방대추 경산에’라는 작목연구회를 만들어 2007년 1월에 출범을 하였다. 퍽이나 다행한 것은 당시 산림조합에서도 특화품목 지도원이 처음으로 지역 산림조합에 배치가 되어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잘할 수 있을까? 오히려 짐이나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많이 앞선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서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서로 모르는 것을 숨기지 않고 공부하고, 묻고, 만나기를 여러 차례, 서로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친환경 인증 및 한방대추 경산에 작목연구회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지면을 통해 1년 동안 어려움을 함께한 산림조합의 특화품목지도원과 성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조합장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문제점 파악

특화품목 담당자 이종돈 씨와 내가 만나서 가장 먼저 한 것이 현재 작목연구회의 문제점 파악이었다. 그 문제점은 나의 문제점이기도 했지만 그건 농사를 직접 짓고 있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경산대추만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했다.
① 유통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안정적인 판로의 부진
(임산물의 저장 가공시설 기반조성 필수)
② 과다한 방제 횟수(년 15회)
③ 전정기술의 미흡


과제해결

위와 같이 크게 3가지 항목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향후 중국과의 FTA 체결시 피해 및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였다.
대추의 경우 중국이 우리나라의 재배면적으로 볼 때 약 40배에 이르며 재배기술 또한 앞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에서 생산된 고품질 대추 1% 정도만 우리나라에 수입이 된다 가정해도 우리나라 대추생산농가 중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현재 미국과의 FTA 체결이 국회 인준만 남아 있고 EU와는 현재 줄다리기 협상 중에 있다. 2015년 내로 중국과의 FTA 체결이 이루어진다고 예상을 할 때 위 3가지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는 품질 좋고 가격이 싼 중국대추를 선호할 것이고 이는 곧바로 우리나라 대추생산농가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먼저 위에서 제시한 문제점을 하나씩 열거해 나가면서 2007년도에 산림조합의 특화품목 지도원과 함께 실험한 자재 및 여러 가지 방법 등을 소개한다.

1. 유통의 문제점
대추유통 및 가격결정은 대부분 중간상인에 의해서 좌우된다. 생산의 90% 이상이 건대추로 유통이 되고 있으며 10% 미만이 추석 제수용품을 비롯하여 생대추(생초) 직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산림조합이나 농협에서 수매방식을 택하여 대형 백화점이나 마트 등지에 직접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민 개인이나 작목반이 거래처를 확보하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힘들고 어렵다. 지역 산림조합이나 농협에서 농민이 생산한 대추를 수매하여 직접 납품 방법을 택하여 지역 임산물 판로에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현실은 대부분 중간 도매 상인들이 백화점 및 대형 마트의 납품권을 쥐고 있는 실정이고, 농협에서 저장시설 및 유통시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산림조합과 농협이 보다 적극적으로 생산에서 유통까지 일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가야만 보다 고품질의 대추를 확대 판매하여 생산자는 안정적인 소득과 소비자는 고품질의 대추를 구매할 수 있어 소비확대를 유도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유통의 문제는 생산자 또는 산림조합, 농협 등 기관이 단독으로 진행해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서로 협력자가 되어야만 성공하리라 확신한다.
또한 소비자와의 직거래확대 및 거래처를 많이 확보하고 오랜 기간 동안 유통판매를 할 수 있으려면 대추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추를 생산하는 생산자 중 겨우 5% 미만이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다. 나는 3년 전에 산림조합의 보조금을 받아 20평의 저장시설을 갖추어 놓고 생초부터 건초까지 다양하게 저장실험을 해보고 있다.
보다 높은 가격으로 직거래를 하려면, 저장보관 시설 또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시설이 아닌가 한다. 신선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7년 9월 19일~20일 양일간 경북 우수농산물 판촉행사가 대구 엑스포광장에서 있었다. 우리 경산지역에선 산림조합과 기술센터 그리고 본 작목연구회가 함께 지역 임산물인 대추를 홍보 판매하는 행사를 가졌었다. 생산자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소비자를 발굴하고 거래처를 확보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날 참여한 시, 군 중 이틀 연속 매출1등을 하였고 이때 대추를 구입한 분들 중 상당수가 재구매 요청을 하고 있다. 적극적인 홍보 및 거래처의 발굴 그리고 한번 구매한 고객이 재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신뢰 받는 고객관리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2. 과다한 방제 횟수
이 문제를 산림조합 담당자와 함께 조사했을 땐 나도 놀랐지만 담당자가 더 놀랐을 정도로 필요 이상 많은 방제를 하고 있었다. 연간 평균 15회 전후의 방제를 하고 있었다. 방제의 원인으론 혹시나 해서 불안한 마음에 주기적으로 방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비효율적인 방제 방법으론 친환경 고품질의 대추 생산은 절대 기대할 수가 없고, 점점 더 투입량이 많아짐에 따라 생산비가 증가하고 순수소득은 낮아지고 따라서 미래 지향적일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예찰정보를 생활화하여 적기에 방제를 함으로써 살포 횟수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림 2>는 성페로몬트랩을 사용하여 나방의 교미시기를 정확히 예찰하여 적기에 해당 해충 방제를 하여 농약 사용 횟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통 복숭아나 사과 등에는 많이 사용을 하고 있으나 아직 대추엔 사용을 하고 있지 않는 듯하다. 산림조합 담당자의 권유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복숭아과원의 페로몬트랩 자료를 그대로 대추에 적용하여 기존 방제 횟수보다 30% 이상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산림조합의 담당자가 권한 이 방법이 아니었다면 자재 및 농약사용의 증가로 인한 생산비 증가도 문제였지만 친환경 인증을 올바르게 받았을지, 퍽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는 친환경재배에서 고품질과 안정성 두 가지 모두 요구하고 있다. 생산비를 절감하고 보다 소비자 요구에 호응하는 길만이 선진 농업에 근접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3. 전정기술의 미흡
대부분 대추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전정기술이 미흡하다. 책에도 기본적인 사항만 이야기하고 있을 뿐 다수확 고품질의 전정기술을 가르쳐 주는 곳이 없다. 게다가 내가 생산할 대추를 생초로 판매를 할 것인지 건초로 판매를 할 것인지를 생각도 하지 않고 전정을 하는 경우가 또한 대부분이다. 나도 아직 많은 부분에 대해 연구중이지만 그래도 수세안정, 고품질, 다수확 대추생산엔 중머리 전정법 외엔 그다지 좋은 전정법을 보질 못한 것 같다.
그림 3, 4, 5, 6은 그림 7, 8의 중머리 전정방법으로 수세를 안정시켜 착과한 모습이다. 과일의 크기가 전체적으로 고르고 크고, 착과된 과일의 수는 기존의 방식보다 적을지 모르나 착과량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정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아직은 여러 가지 계획만 세워놓고 있지만, 작년 7월과 11월에 산림조합에서 주관한 ‘브랜드를 통한 유통교육’과 보은군 대추 선진지 견학을 통해 식품위생법의 범주 안에서 대추를 생산 가공하여 판매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어야만, 몇 년 후 중국과의 FTA 체결에도 이겨낼 수 있으리란 확신과 고품질 생대추생산과 효과적인 유통전략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다.
2007년 한해를 돌이켜보면 대추의 친환경재배 및 인증을 획득하여 생초를 전량 백화점에 납품을 할 수 있었고 생산비절감 방법을 모색하여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나에겐 행운의 한해였다.
2008년에도 보다 더 정직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공부하고 실천하는 임업인이 되어야겠다는 마음가짐과, 도움만 받고 고마움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 죄송스럽지만 산림조합의 이종돈 특화품목 지도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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