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는 일반적으로 발아해서 성숙하기까지는 3 ∼ 6개월이 소요되는데 이렇게 생육기간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품종과 생육하는 환경에 따라 다르다. 이 기간에 벼는 기본적으로 매우 다른 두 생육단계로 분리하며 이는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이다. 생식생장기는 다시 벼가 출하기 전과 출수한 후로 구분되며 출수한 후의 기간은 등숙기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벼의 생산성은 출수 전에 먼저 결정되며 이것은 단위면적당 이삭수에 의해 좌우된다. 최종수량은 영화(왕겨)를 채우는 전분의 양에 의존하지만 이것은 주로 출수 후의 기간에 결정된다. 따라서 벼의 생활사는 재배기간에 따라 3가지의 생육단계(영양생장기, 생식생장기, 등숙기)로 구분하는 것이 보통이다. 영양생장기는 발아에서 유수분화까지, 생식생장기는 유수분화에서 출수까지의 기간, 등숙기간은 출수에서 성숙까지의 기간이다.

벼의 생육일수는 평균적으로 120일이다. 이러한 품종을 열대환경에서 재배할 경우 영양생장기간이 60일, 생식생장기간이 30일, 그리고 등숙기간이 30일 걸린다. 영양생장기간에는 분얼이 활발하게 증가하고, 초장이 점점 신장하고, 잎이 규칙적으로 나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 기간에는 태양광선이 엽면적을 증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줄기수는 주간엽수가 5∼6개가 전개될 때 시작된다. 분얼성기란 분얼속도 즉 단위시간당 분얼수의 증가가 큰 시기이고 분얼성기가 지나면 최고분얼기에 이르게 된다. 최고분얼기에는 주당 또는 ㎡당 분얼수가 제일 많은 시기인데 품종에 따라서 생장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유수분화기보다 앞에 오기도 하고 뒤에 오기도 한다.
분얼수, 즉 줄기수는 최고분얼기 이후부터 줄어들기 때문에 줄기수가 이삭수와 같게 되는 시기 즉 유효분얼종지기는 최고분얼기보다 앞에 오게된다. 그것은 유효분얼종지기 이후에 나오는 분얼은 반드시 이삭을 가질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생육초기에 발달한 분얼은 이삭을 형성하지만 늦게 만들어진 분얼은 이삭을 형성하지 못하기도 한다.

생식생장기의 특징은 줄기의 신장(초장신장), 분얼수의 감소, 지엽의 전개, 배동서기(수잉), 출수 및 개화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유수분화기는 보통 출수전 약 30일에 해당된다. 재배학자들은 흔히 질소비료의 추비를 유수형성기에 주도록 권장하는데 이 시기는 유수장(어린이삭)이 약 1㎜정도로 신장되어 육안으로 혹은 확대경으로 판별할 수 있는, 출수전 약 25일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그러나 유수분화기는 오직 현미경 하에서만 식별할 수 있다. 절간신장은 대개 유수분화기부터 시작하여 출수기까지 계속되고 출수기에는 상위 5절간이 신장되어 있다따라서 생식생장기를 때로는 절간신장기라고도 한다.

출수란 이삭이 마지막 잎의 엽초로부터 밖으로 나오는 이삭의 추출을 의미하고, 영화의 개화는 이삭의 추출과 동시에 또는 그 다음 날에 시작한다. 따라서 출수는 보통 벼의 생육에 있어서 개화와 같은 뜻으로 여긴다. 한 포장의 벼가 출수를 완전히 마치는 데는 보통 10 ∼ 14일이 소요되는데 그 이유는 같은 개체 내에서도 분얼에 따라 또는 같은 포장내에서도 개체에 따라서 이삭 추출이 다르기 때문이다. 재배학적으로는 한 포장에서 벼의 이삭이 약 40%가 추출되었을 때를 출수기라고 한다. 개화는 열대지역에서 보통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이루어지고 수정은 그 후 5∼6시간에 완료된다. 아주 적은 수의 영화는 오후에 개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온도가 낮을 때에는 아침 늦게 개화를 시작하여 오후 늦게 완료하게 된다. 같은 이삭내에서도 전체 영화가 개화를 완료하는데는 7 ∼ 10일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5일 이내에 개화를 완료하게 된다.

등숙기는 수정후에 이루어지는데 유숙기, 호숙기, 황숙기, 성숙기로 나누어지는데 이것은 자라고 있는 벼알의 굳음정도와 색에 기본을 둔 것이다. 등숙기의 특징은 잎의 노화와 종실의 생장이다. 종실의 생장이란 종실의 크기와 무게가 증대하고 종실의 색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종실이 활발하게 생장하는 기간에는 종실의 생체량과 건물중이 모두 증가하나 성숙기가 가까워지면 건물중은 서서히 증가하고 생체량은 오히려 수분의 일실로 감소하게 된다.

등숙기간은 온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데 열대지역에서는 약 30일이 소요되지만 일본의 북해도나 호주의 New South Wales 같은 온냉지역에서는 65일이 소요되기도 한다.
벼 생육사에 있어서 기본적 과정을 약간 수정하면 어느 재배조건하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첫째, 생장기간의 차이는 우선 영양생장기간의 차이에 따라 기인되고 생식생장기간과 등숙기간을 합한 기간은 어느 주어진 환경하에서는 어떤 품종이나 거의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조생품종들은 영양생장기간이 짧아서 최고분얼기 이전에 유수분화기가 오고 늦게 나온 분얼이 이삭을 가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출수가 고르지 못하다. 만생품종들은 영양생장기간이 길어서 최고분얼기가 유수분화기 전에 오게 된다. 최고분얼기부터 유수분화기까지의 기간을 때로는 영양생장정체기라고 한다. 영양생장기간이 알맞을 때에는 최고분얼기 직후에 유수분화기가 시작된다. 열대지역에서는 이런 상태를 보통 120일 품종에서 볼 수 있다.

둘째, 직파한 벼는 이앙하기 위하여 묘를 뽑을 때 단근에 의한 생장의 정체가 없으므로 이앙한 벼보다 대개는 분얼을 빨리 시작한다. 그러나 직파한 벼의 각 개체는 보통 2 ∼ 5개의 분얼을 하는 반면 이앙한 것은 10 ∼ 30개의 분얼을 하게 된다. 이와같이 직파한 벼에서는 분얼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셋째, 같은 품종이라도 이앙재배와 직파재배간에 생육기간의 차이가 약간 나타난다. 이앙재배시에는 단근에 의하여 생장이 정지되어서 보통 성숙까지는 약 1주일 정도 더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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