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자귀나무를 집안에 심어두면 부부의 금실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믿을 수 있을까? 옛날 중국의 어느 현명한 여자는 자귀나무 꽃을 따다 말려 베게 밑에 넣어 두고는 남편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면 꺼내어 술에 넣어 남편의 마음을 달래주곤 했다고 한다
 
초여름 도로가, 산길가 이곳저곳에 자귀나무 꽃이 한창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시원스럽게 벋어나간 줄기 위에 수십 개의 붉은색 꽃들이 마치 폭죽을 피워놓은 것처럼 햇빛에 반짝인다. 가는 명주실타래에 붉은 물감을 들여 만든 거대한 화환 같기도 하다. 사랑과 정열의 한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축포일까.

초여름 자귀나무 꽃이 한창이다
www.naturei.net 2008-07-16 [ 유걸 ]

자귀나무는 콩과의 낙엽교목으로 높이 5~10m까지 자란다. 일정 높이에서 가지가 옆으로 벋어 자라 넓은 원반형태의 수형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햇빛이 잘 드는 산비탈이나 길가 에 주로 자라며, 꽃과 잎이 아름다워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수로 심기도 한다. 나무줄기는 회갈색이며 껍질 표면에는 작은 돌기가 오돌토돌 나 있다.

잎은 어긋나고 2회깃꼴겹잎이다. 11~30쌍의 작은 잎이 마주 붙어있다. 작은 잎은 낫같이 약간 굽은 모양으로 좌우가 같지 않은 긴 타원형이다.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보통 길이가 0.6∼1.5cm인데, 2∼4.5cm로 큰 것을 왕자귀나무라고 한다.
밤이 되거나 날이 흐려지면 마주난 작은 잎들이 서로 포개진다. 이 때문에 자귀나무를 합환목(合歡木)·합혼수(合昏樹)·야합수(夜合樹)등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밤이 되면 마주난 작은잎들이 포개진다
www.naturei.net 2008-07-16 [ 유걸 ]

초여름이 되면 작은 가지 끝에 15∼20개씩 붉은색 꽃이 산형(傘形)으로 달린다. 꽃이 붉게 보이는 것은 명주실처럼 길게 솟은 25개정도의 수술 끝부분이 붉은 색을 띠기 때문이다. 붉은색의 정도는 나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암술은 수술보다 약간 더 길다.
열매는 9∼10월에 납작한 꼬투리 모양으로 달린다. 길이 15cm 내외로서 10개 내외의 갈색 종자가 들어 있다. 찬바람이 불면 마른 열매가 바람에 부딪쳐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가는 명주실에 붉은물감을 드린 것 같은 꽃술
www.naturei.net 2008-07-16 [ 유걸 ]

자귀나무는 대추나무처럼 새순이 아주 늦게 나오는 나무 중의 하나이다. 봄꽃들이 피고 진 뒤 산야가 온통 싱그러운 초록으로 물든 5월 하순이 되어서야 새순을 틔우기 시작한다. 그러기에 농부들은 자귀나무의 마른 가지에서 움이 트기 시작하면 늦서리가 더 이상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서둘러 곡식을 파종했다고 한다.
자귀나무 잎은 소들에게도 아주 좋은 먹이여서 소쌀나무라고 불리어 지기도 한다.

자귀나무를 집안에 심어두면 부부의 금실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믿을 수 있을까? 밤이 되면 작은 잎들이 서로 포개어 자는 모습에서 연상된 것으로 보이지만, 어찌되었든 자귀나무를 심으면 그와 같은 효험이 있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옛날 중국의 어느 현명한 여자는 자귀나무 꽃을 따다 말려 베게 밑에 넣어 두고는 남편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면 꺼내어 술에 넣어 남편의 마음을 달래주곤 했다고 한다.

납작한 꼬투리 모양의 자귀나무 열매
www.naturei.net 2008-07-16 [ encyber.com ]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합환피(合歡皮, 자귀나무껍질)에 대해,
‘성질은 평(平)하며 맛은 달고[甘] 독이 없다.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정신과 의지를 안정시키며 근심을 없애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
폐옹(肺癰)으로 고름을 뱉는 증을 낫게 하며 충을 죽이고 힘줄과 뼈를 이으며 옹종을 삭인다. 『양생론(養生論)』에서 합환이 분을 삭인다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뜰에 이 나무를 심으면 사람이 성내지 않게 된다고 하였다.’ 고 기록하고 있다.

작은 가지끝에 15∼20개씩 꽃이 산형(傘形)으로 달린다
www.naturei.net 2008-07-16 [ 유걸 ]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서는 자귀나무에 대해,
‘합환피(合歡皮)는 콩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인 자귀나무의 껍질을 말린 것이다.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 껍질을 벗겨 햇볕에서 말린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심경, 비경, 폐경에 작용한다. 정신을 안정시키고 혈을 잘 돌게 하며 부종을 내리고 통증을 멈추며 힘줄과 뼈를 이어준다. 건망증, 불면증, 폐옹, 부스럼, 뼈가 부러진 데 등에 쓴다. 하루 6~9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가루내어 먹거나 기초제에 개어 바른다.

자귀나무 꽃을 야합화(夜合花) 또는 합환화(合歡花)라고 한다. 콩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인 자귀나무의 꽃을 말린 것이다. 여름철 꽃이 필 때 꽃봉오리와 꽃을 따서 햇볕에서 말린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심경, 비경에 작용한다. 몰려서 딴딴한 것을 헤치고 기를 잘 돌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경맥을 잘 통하게 한다. 불면증, 건망증, 눈병, 인후통, 부스럼, 타박상 등에 쓴다. 하루 3~9그램을 물로 달여먹거나 가루내어 먹거나 환을 지어 먹는다.’ 고 적고 있다.
유걸 기자
[2008-07-16 10: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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