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벚나무 녹지를 이용한 삽목증식 방법


4월이 시작되면 전국의 벚나무 도로와 공원은 활짝 핀 벚꽃으로 화려한 꽃 축제가 이어진다.
우리가 보고 즐기는 벚꽃은 대부분 왕벚나무로 우리나라 가로수 중 가장 많이 심겨져 있다.
왕벚나무는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하고 있는 우리나라 자생수종이며 낙엽이 지는 큰 나무로 높이 15m, 가슴높이 지름이 1m 정도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평활하고 회갈색이며 어린가지는 짧은 털이 있다.
잎은 마주 보고 나고 꽃받침에는 잔털이 많이 있다.
꽃 색깔은 흰색 또는 연한 홍색이며 3~4월에 꽃이 피고 열매는 5~6월에 까맣게 익는데 먹기도 한다.
그런데 왕벚나무의 제주도 한라산 자생지에 대한 논란을 제기하는 외국학자들 특히 일본학자들이 일본 자생설과 교잡종설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어느 곳에서도 자생지를 찾을 수 없어 일본 자생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교잡종설 또한 한라산에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 중 교잡된 벚나무 종(꽃가루를 주는 벚나무와 꽃가루를 받는 벚나무)이 발견되지 않아서 타당성을 입증할 수 없다.
반면 우리나라 한라산에서는 해발 450~850m까지 약 100여 그루가 고르게 분포하고 있고, 나무 나이, 꽃, 잎, 열매 등의 특성이 재배 왕벚나무의 특성을 포함하는

범위를 다양하게 나타내고 있어 왕벚나무의 자생지임을 증명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로수나 조경수로 식재되고 있는 대부분의 왕벚나무는 접목된 재배 왕벚나무이다.
생장이 빠른 데 비해 수명은 60~80년으로 다른 수종보다 비교적 짧다.
가로수로 1906년경부터 진해와 마산지역에서 심어 온 왕벚나무는 지금까지 약 115만 본(23%) 정도로 제일 많이 조성되었다.
최근에 가로수를 여러 수종으로 다양화하였지만 아직도 왕벚나무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아(10%) 왕벚나무 묘목의 수요는 여전히 높다.
지금까지 가로수나 조경수용으로 사용하는 왕벚나무는 꽃이 피는 성목에서 접수를 채취하여 접목방법으로 번식하여 왔다.
접목번식은 대목을 키우기 위해 종자를 채취해서 파종, 이식 등 양묘기술과 접목기술의 습득 및 기술자 확보 등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한편 조직배양법을 이용하여 묘목을 생산하기 위한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졌지만 대량증식법을 확립하기 위한 기내배양 조건을 구명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래서 아름다운 꽃과 수형을 지닌 왕벚나무를 손쉽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왕벚나무 성숙목의 녹지를 이용한 삽목증식법”

연구를 실시했는데 괄목할 만한 결과가 있어 그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삽목 온실 환경조건

녹지삽목에서 성공적인 발근을 위한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정한 공중습도를 안정되게 유지하는 데 있다.
이 실험에서는 적절한 공중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무가온 비닐온실(폭 9m×길이 25m×높이 5.5m) 내에 자체 고안 제작한 fog(안개) 분무장치와 자동분무

타이머를 설치하였다.
분무장치는 fog(안개) 노즐을 고압 파이프에 연결한 후 고압원동기를 이용하여 안개와 같은 미세한 물 입자를 만들어내는 장치이며 타이머를 설치하여

8분 간격으로 2분간 자동으로 분무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삽목 온실 내 적정온도(25~30℃)를 유지하기 위해 알루미늄 스크린 차광막(50%)을 설치했다. fog(안개) 분무량에 따라 발근율의 차이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 0.9ℓ/min. 삽목실과 0.54ℓ/min. 삽목실을 설치하였다.


삽목 방법

녹지삽목의 발근율을 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실험을 했다.
1) 적정한 fog(안개) 분무량을 결정하기 위해 0.9ℓ/min.와 0.54ℓ/min.의 삽목실로 구분하여 삽목하였다.
2) 녹지삽수의 채취 시기에 따라 발근율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 6월 1일, 7월 1일, 8월 1일에 삽수를 채취했다.
3) 녹지의 정아가 있는 상단부와 바로 아래 부분의 하단부로 나누었다.
4) 발근촉진제 처리는 IBA 100ppm+활석제(talc)와 IBA 500ppm+활석제(talc), IBA 1,000ppm+활석제(talc), Rootone(1-naphthyl acetamide 0.4% 분제), NAA 2,000ppm+활석제(talc), NAA 4,000ppm+활석제(talc) 및 무처리로 하였다.
5) 삽목묘의 발근이 완료되는 시기를 밝히기 위해 삽목 후 22일부터 발근 여부를 조사했다.
삽수는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자원육성부 구내에 있는 재배 왕벚나무(40~55년생)에서 봄에 새로 자란 푸른 가지(녹지)를 채취하여 삽목 온실 내 작업실로 옮겼다.
삽수의 길이는 15~20cm로 조제하고 발근촉진제에 4~5초 동안 담갔다가 수분이 충분한 인공상토를 담은 삽목상자에 삽수 길이의 반 정도가 묻히도록 하여

곧게 심는다.
삽목상자는 배수가 잘되는 플라스틱 상자(545×403×180㎜)를 사용했고 삽목상자 1개당 40개의 삽수를 심었다. 삽목상토는 인공상토를 사용했으며

물 빠짐이 좋도록 피트모스:펄라이트:버미큘라이트를 2:1:1로 혼합하였다.


삽목 결과

왕벚나무 성숙목의 녹지를 재료로 하여 삽목 실험한 결과는 삽목실 내 적합한 공중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fog system(안개를 생산하는 시설)을 설치하여

삽목 환경을 최적화하고 알맞은 시기에 삽수를 채취하여 적절한 농도의 발근촉진제(옥신) 처리를 병행하면 성공적인 발근과 효율적인 번식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좀 더 세부적인 실험 결과를 보면
1) fog(안개) 분무량에 따른 발근율의 평균값은 분무량 0.54ℓ/min.의 삽목실이 74.0%, 분무량 0.9ℓ/min.의 삽목실이 72.6%로 거의 비슷하지만 발근된 뿌리 상태를

보면 분무량이 많은 0.9ℓ/min. 삽목실의 삽목묘 뿌리가 과습으로 썩는 경우가 나타났다.
fog(안개) 분무방법에 의한 습도조절은 왕벚나무와 같이 삽목발근이 어려운 수종의 발근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개발되었지만 녹지삽목에서 과습은

오히려 건전한 삽목묘를 생산하는 데 지장을 초래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2) 녹지의 삽수 채취 시기에서 6월 1일, 7월 1일, 8월 1일에 채취한 삽수의 발근율은 발근촉진 처리, fog(안개) 분무량 처리, 녹지 부위별 처리 등의 발근율을 합한

단순 평균값으로 6월 1일 61.4%, 7월 1일 73.3%, 8월 1일 26.0%로 각각 나타났다.
삽수의 경화도를 보면 6월 1일의 삽수는 정아지의 상단부 부분만 다소 부드러울 뿐 그 아래 하단부는 휘면 제자리에 돌아갈 정도의 탄성이 있었고,

7월 1일은 상단부 및 하단부 모두 적당한 탄성이 있었다. 8월 1일의 삽수는 녹지라기보다는 반숙지에 가까우며 이미 목질화되어 발근율이 아주 저조하였다.
결과적으로 삽수의 채취 시기에 따라 발근율이 크게 달라지는데 이것은 삽수로 이용할 녹지의 경화도가 탄성을 유지한 삽수를 채취하면 발근율을 높일 수 있는데

6월 초순부터 7월 초순까지가 적당한 시기이다.
3) 녹지의 상단부와 하단부 발근율의 전체 처리 평균은 하단부(66.9%)가 상단부(56.0%)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
반면 발근촉진제 중 발근 효과가 큰 IBA 처리에서는 상단부가 다소 높게 나타났지만 큰 차이가 없어 녹지의 상, 하단부를 모두 사용하면

삽수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4) 발근이 어려운 수종은 발근촉진제를 처리해야 발근율을 높일 수 있는데 왕벚나무의 경우 IBA계(100, 500, 1000ppm)의 처리가 NAA계나 무처리보다

발근율이 훨씬 높았으며, 발근된 삽목묘의 뿌리수(본당)는 IBA계(6.5개)나 NAA계(7.0개)가 무처리(5.9개)보다 많았고, 뿌리 길이도 길어 발근촉진제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었다.
삽목묘의 뿌리가 사방으로 골고루 분포하여 건전한 삽목묘로 육성되면 차후의 이식 활착률도 높아지게 된다.
왕벚나무에서는 삽목묘가 비교적 사방으로 뿌리를 내리는 것으로 관찰되었는데, 특히 발근촉진제 중 IBA계가 85.6%가 사방(360°)으로 발근되어 발근율 및 뿌리

발달 향상에 이어 360° 방향으로 발근하는데 적절한 옥신(Auxin)임을 알 수 있었다.
5) 왕벚나무의 삽목묘는 삽목 후 22일부터 발근이 시작되어 62일이 되면 발근율이 80%(IBA계) 이상 도달하고 뿌리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여 2차근이 경화되면서

뿌리 발달이 완료되었다.


맺음말

녹지 삽목증식의 성공 여부는 한 가지 요인보다 fog(안개) 분무량, 삽수 채취 시기, 녹지의 부위별, 발근촉진제 처리 등 여러 요인 간 상호작용의

효과에 따라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왕벚나무의 발근율과 뿌리 발달을 높일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은 fog(안개) 분무량 0.54ℓ/min.+6월 초순~7월 초순까지 삽수 채취+IBA 500~1,000ppm의

발근촉진제 처리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호작용 효과는 효율적인 삽목증식을 위해 삽목 조건의 최적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삽목묘의 발근율과 뿌리 발달은 삽수를 채취하는 모수의 수령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건전한 삽목묘를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특성을

가진 개체 중 모수의 수령이 최대한 낮은 개체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삽목의 또 하나 중요한 요인은 발근된 삽목묘의 동절기 관리에 있다.
삽목묘는 실생묘와 달리 뿌리 발달 기간이 짧기 때문에 뿌리 발달이 미약하여 동절기를 지나는 동안 많이 죽는다.
뿌리 발달이 완료되는 기간을 감안하여 삽목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6월 초순에 삽목하면 뿌리 발달이 완전한 삽목묘를 적기에 얻을 수 있어,

이를 8월 초순에 포지이식을 하면 활착되어 겨울나기에도 성공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출처:산림
글·사진 / 김장수 (국립산림과학원 자원육성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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