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국 / 감국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산국을 맛이 쓰고 맵다 하여 '고의(苦薏)'라고도 한다. 이에 비해 감국은 꽃잎을 씹으면 그윽한 향과 단맛이 난다 하여 감국(甘菊) 또는 단국화라 한다
 
가을이 덧없이 깊어간다.
풀이며 나무들이 하나 둘 잎을 떨어뜨리는 이맘 때 때론 하얀색으로, 때론 노란색으로 들과 낮은 산을 물들이며 깊어가는 가을을 빛내는 꽃무리가 있다.
통칭하여 들국화라 부르는 것들이다.
연하늘색의 쑥부쟁이가 대부분이지만 이따금 고고한 흰색의 구절초가 있고, 샛노란 꽃을 흐드러지게 매어단 산국과 감국이 있다. 바닷가에는 해국이 있다.

흐드러지게 핀 산국 군락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그중에서도 산국은 전국 어느 곳에서든 샛노란 꽃이 떼를 이뤄 가을 햇살과 바람에 춤추는 모습을 볼 수가 있으니 산국이야말로 진정 들국화를 대표하는 꽃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산국은 키 1m 내외로 잎은 쑥잎과 비슷한 깃꼴 모양이다. 9월부터 10월에 걸쳐 가지 끝에 1.5cm 내외의 노랑꽃을 우산살 모양으로 펼쳐 핀다.

산국이 흐드러져 피어있는 곳엔 가까이만 가도 그 향기가 진동하니 막바지 꿀 모으기에 한창인 벌과 나비들이 늘 분주하게 움직인다.
호기심에 자잘한 꽃송이를 따서 입속에 넣고 살짝 맛이라도 볼라치면 그 향기가 진하다 못해 써서 이내 뱉어내야 할 정도이다. 때문에 산국을 맛이 쓰고 맵다 하여 '고의(苦薏)'라고도 한다.
이에 비해 감국은 꽃잎을 씹으면 그윽한 향과 단맛이 난다 하여 감국(甘菊) 또는 단국화라 한다.

산국은 향이 진해 벌과 나비들이 많이 모여든다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그러한 이유로 감국이 사람들의 손에 훼손되어서인지 산국은 많아도 감국을 보기는 정말 쉽지 않다. 지난 2주 동안 감국을 찾아 악양 깊은 골을 다 뒤졌으나 허사였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지난 아침 뒷산에 물을 뜨러 갔다 내려오는 길에 숲 아래 그늘에 두어 송이의 꽃을 매단 감국을 발견했다. 꽃잎이 활짝 펴지지 않았어도 산국에 비해 꽃이 클뿐더러 꽃잎이 꽃판에 비해 길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뒤에 다른 곳에서 그 보다 많은 개체수를 발견하는 행운을 가졌다.
꽃잎이 흰색인 흰감국도 있다 하나 아직 만나보지는 못했다.

감국이 워낙 귀하다보니 산국과 감국을 두고 혼동이 많은 것 같다.
감국과 산국을 구별하는 포인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산국은 꽃의 크기가 1.5cm 내외인데 비해 감국은 2.5cm정도로 크다.
2. 산국은 가지 끝에 많은 꽃송이가 우산살모양으로 달리고 감국은 가지 끝에 2~3송이가 핀다.
3. 산국은 꽃잎이 꽃판에 비해 같거나 약간 작은 반면 감국은 꽃잎이 꽆판보다 크다.
4. 산국은 키가 1m 내외로 감국에 비해 크다. 산국은 중간에 가지를 많이 친다.

꽃이 드문드문 달린 감국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산국, 감국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를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였다.
봄에 새싹은 나물로 데쳐 먹고, 가을에는 꽃잎을 따서 술과 차와 떡으로 만들어 먹었다. 꽃을 말려 베게나 이불 속에 넣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어지러움이나 두통이 없어지면서 머리가 맑아져 단잠을 잘 수가 있다고 한다.
특히 국화차는 눈을 밝게 하고 머리를 좋게 하며, 신경통 ·두통 ·기침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래 음용하면 불로장수한다고 선조들은 믿었다.

국화차를 만드는 방법은, 감국은 말린 꽃과 꿀(끓인 꿀)을 고루 버무려 오지그릇에 넣어 3∼4주일 밀봉해두었다가 꿀에 버무린 꽃잎을 뜨거운 물에 타서 건더기는 걸러내고 마신다.
산국의 경우는 향이 너무 진해 쓰기 때문에 소금을 넣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낸다.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짜고 그늘에 말려 보관했다가 서너 송이를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마신다. 네다섯 번 정도 우려먹을 수 있다.

감국은 꽃이 2.5cm 정도로 크고 꽃잎이 꽃판에 비해 길다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술을 담가서도 먹는다.
중국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음력 9월 9일에 국화주를 담가 먹는 풍습이 있었다는 걸 고려가요 <동동動動>의 노래가사에서 알 수 있다.
전통 국화주를 빚는 과정은 어려워 차치하더라도 싱싱한 산국이나 감국을 물에 살짝 헹구어 물기를 뺀 다음 30도가 넘는 소주를 세배 분량으로 하여 밀봉한 후 서늘한 곳에 3개월 이상 보관하였다가 찌꺼기는 걸러 내고 마셔도 향과 맛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감국에 대해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성질은 평(平)하고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장과 위를 편안하게 하고 5맥을 좋게 하며 팔다리를 잘 놀리게 한다. 풍으로 어지러운 것과 두통에 쓴다. 또 눈의 정혈을 돕고 눈물이 나는 것을 멈추게 하며 머리와 눈을 시원하게 하고 풍습비(風濕痺)를 치료한다.
잎과 줄기가 감국과 같고 오직 꽃만 흰 것을 흰감국(白菊花)이라 하는데, 역시 풍으로 어지러운 곳에 주로 쓴다. 그리고 머리가 희지 않게 한다.
산국(苦意)은 맛은 쓴데[苦] 어혈을 풀어헤친다. 부인의 뱃속에 있는 어혈을 치료한다.’

감국은 가지 끝에 2~3송이씩 꽃을 피운다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산국이나 감국의 번식은 실생과 분주, 삽목에 의한다.
실생번식은 가을에 꽃이 지고 종자가 완숙하였을 적에 채종하여 그늘에서 건조시킨 후 저장하였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2년이 지나야 꽃을 볼 수 있다.
삽목방법은 초여름에 금년에 자란 새순을 5-10cm정도의 길이로 잘라 아래쪽 잎을 2-3매 제거한 후 삽수를 모래삽상에다 삽목한다. 삽목 번식묘는 당년에 꽃을 피운다.
출처 : 황골농장 이야기
글쓴이 : 주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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