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촌애(김영수)
2007. 3. 27. 21:00
2007. 3. 27. 21:00
혀끝을 휘감는 향기 '숲의
황태자' 송이버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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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는 생육 조건이 까다로운 버섯이다.
20~50년 된 남향 소나무(주로 적송) 아래 솔잎낙엽이 곱게 쌓인 푸석푸석한 땅에서 난다. 송이의 균사는 지면 아래 10cm 정도에 난
소나무의 가는 뿌리에 들어가 균근을 만든다.
낮 기온이 섭씨 26도를 넘지 않고 밤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대략 백로(9월 8일)에서 10월 중순까지이다. 삼림이 울창해도 잘 나지 않는다. 낙엽층이 축적되고 활엽수가 번성하면 송이 균사가 제대로 자라기
어렵다. 인공재배는 아직 성공적이지 않다. 그래서 예로부터 송이는 귀하신 몸이다.
송이의 이런 생육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
백두대간의 양양 지역, 경북 내륙 산악지대의 봉화, 경북 해안 산악지대인 울진 등이다. 윤7월 때문에 더위가 늘어져서인지, 올해 송이는 유난히
늦다. 송이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야 쑤욱 올라온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졌으니 아마 20일 이후면 구경할 수 있을 거라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현재 어린 송이들이 머리를 들기 시작한 상황이다. 시기는 늦었지만 기상 상태가 좋아 수확량은 평년작을 약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격대는 대풍이었던 지난 해보다 약간 오를 듯. 양양 지역은 kg 당 20만~25만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고, 경북 지역은 아직
예상가를 점치지 못하고 있다.
송이는 향기와 질감을 먹는 음식이다. 많은 요리법이 있고 어떤 요리에 들어가도 훌륭하다.송이요리의
철칙! ‘덜 가공할수록 맛있다.’ 그래서 제대로 맛을 보는 방법은 그대로 먹는 것이다. 송이에 붙은 흙 등 이물질을 잘 제거한 뒤 결대로 얇게
썰거나 찢어서(슬라이스) 소금을 찍어 먹는다. 송이와 가장 가깝게 지내는 깊은 숲 속 사찰의 스님들이 이렇게 생식을 한다.
‘구이’가 가장 일반적인 조리법이다. 중요한 것은 살짝 익히는 것. 소금물에 약 30초 정도 담갔다가 물기를 털어낸 후 숯불이나
번철에 숨만 죽인다.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곁들이기도 한다.
송이 향기 가득한 국물을 원한다면 맑은 국이 좋다. 다른 재료는
사용하지 않고 얇게 썬 송이만 국에 띄워 끓기 직전에 불을 끈다. 간은 간장으로 맞춘다. 중요한 것은 너무 뜨거우면 향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것.
약 30분 정도 그냥 놓아두면 국물에 향이 배 더욱 좋다.
송이밥도 가을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별미. 밥을 지을 때 약 5cm
길이로 썬 송이를 쌀과 함께 넣으면 된다. 다양한 곡식과 닭고기 등을 넣어 영양밥을 지어도 좋다.
짙은 소나무숲과 가을 이슬이
만들어낸 송이를 제대로 느끼려면 송이가 나는 솔숲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송이마을들이 송이철을 맞아 대대적인 축제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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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모든도전은 그과정만으로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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