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덩굴쪼김병 경종적 방제대책 10가지

최근 고구마 주산지역에서 발생하여 피해를 주고 있는 덩굴 쪼김병에 대한 공동연구 결과 평가에서 주요 발생원인과 대책이 밝혀졌기에 본지 제41권 제3호(2000년 3월호 21쪽)에 발표한 “고구마 덩굴쪼김병 발생과 토양환경”의 계속 편으로 “방제대책 10가지”를 제시하여 농가로 하여금 미리 대비토록 하고자 한다.












발병 주요 원인

고구마 덩굴쪼김병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기물함량과 수분 보존력이 매우 낮은 사질토나 마사토 지대와 연작지의 척박한 재배 포장에서 가뭄으로 지온이 높아질 때 고구마 묘의 발근 활착이 지연되거나 이미 발생한 뿌리가 약화 또는 손상을 받아 병원균의 침입이 용이해진 때문으로 추정되며 두 번째로 중요한 원인은 병든 고구마나 묘의 이동에 의한 균의 유입으로 밝혀지고 있다.

증상

고구마 덩굴 쪼김병은 묘상에서도 발생하나 주로 본 밭에서 발생하며 잎자루와 고구마에도 발생하나 주로 줄기에 발생한다. 이병묘를 심었을 경우에는 활착이 나쁘고 1-2주일 후 잎이 누렇게되어 말라죽으며 활착이 되어도 생장이 불량하고 잎의 증가가 억제된다. 땅 속 줄기는 검게 변색하여 부패하고 잔뿌리가 자라지 못한다. 지표부분의 줄기가 갈라져서 곰팡이가 생기거나 갈라진 상태로 치유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수확량이 크게 감소되나 저항성 품종은 감수성 품종에 비해 감수 폭이 적다.

전염

균은 토양전염을 하며 토양에서 수년간 생존이 가능하다. 피해 입은 식물체와 함께 땅속에서 겨울을 나고 다음해에 전염하게 된다. 생장점 부위의 끝 순은 병원균이 거의 없으나 뿌리나 줄기는 감염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균을 가지고 있는 씨 고구마, 묘, 작업도구나 동물 등에 부착된 흙 등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질 때 병도 옮겨진다. 삽식 후 발근기에 침입하여 초기 생육을 저해하며 생육 후기까지 영향을 미친다.

방제대책 10가지

건강한 식물체는 병을 이긴다. 병을 이길 수 있는 건강한 식물체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건묘가 육성되어야하고 다음은 발근 활착을 촉진시켜 초기생육을 왕성하게 유도할 수 있는 적정환경조성(영양분, 토양수분, 지온)이 필요하다.

■ 건묘로 건강한 식물체양성
① 무병 씨고구마 이용으로 건묘 육성
모 농사가 반 농사란 말이 있다. 병이 없는 깨끗한 토양에서 재배되어 냉해를 입지 않고 수확 저장된 가장 건전한 고구마를 씨 고구마로 이용, 건묘를 길러내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식물체를 양성하여 병을 방제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② 적지, 적기재배로 건강한 식물체 양성
고구마는 15℃이상에서 발근이 시작되므로 지나치게 빨리 삽식 하는 것은 오히려 발근을 지연시켜 조기 삽식의 효과를 감소시키므로 유의하고 준비된 건전묘의 발근과 활착을 촉진시켜 강한 식물체로 키우기 위해 유기물과 수분 함량이 적절한 토양을 조성하거나 선택한다.

■ 토양개량
③ 유기물 시용으로 불량환경 개선
식용고구마 조기피복재배에 있어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크기가 작고 분질도가 높은 둥근 모양의 밤고구마를 만들기 위해 척박지�천경�유기물 무시용�건조재배형태가 유행하고 있으나 이 방법은 고구마 생리적 특성 발현을 지나치게 억압하고 덩굴쪼김병 등의 병 발생을 조장하고 있다. 다소 모양과 맛이 떨어지더라도 자연스럽게 비대된 고구마다운 고구마가 생산될 수 있도록 토양환경을 개선해 주거나 생리적으로 맞는 토양에 재배하는 것이 병도 예방하고 식물도 사랑하는 농민의 자세일 것이다.
현지의 연작포장에서 시험한 결과를 보면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3요소와 퇴비를 시용한 경우 무처리에 비해 매우 낮은 발병률을 보였으며 수량도 크게 증수되었다. 유기물 시용으로 토양환경이 개선되어 식물체가 강건해지고 유용미생물이 증가됨으로 나타나는 효과로 보여진다.
④ 가물때 관수
덩굴쪼김병의 발생은 토양 함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물 빠짐이 나쁘거나 매우 잘 빠지는 포장, 토심이 50cm 이하이고 경사가 7% 이상으로 토양수분과 양분의 유실이 큰 토양조건에서 발병이 심하다. 따라서 지온이 높고 토양이 건조할 때는 관수를 해주고 장마 때는 배수를 철저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⑤ 제초제 및 비료 적량 시용
고구마 묘를 삽식한 후 PE필름 멀칭을 하는 조기재배 포장에서 덩굴쪼김병이 많이 발생한다. 제초제나 비료를 과량 시용 하였을 경우 피복을 하게되므로 용탈되지 않고 오래 머물러 있게 되어 발근과 비대에 장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적량을 골고루 뿌려 주어야한다.
⑥ 윤작(돌려짓기)으로 균밀도 감소
고구마는 연작에 강한 작물이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유기물부족, 화학비료 연용, 피복재배로 인한 염류의 집적, 한발로 인한 고온 건조기상, 선충 및 각종병충해 증가 등으로 토양이 악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년 중 1년은 땅콩이나 두류 등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윤작을 채택하는 것이 좋다. 연작으로 병 발생이 심하거나 비옥도가 높아져 고품질 식용고구마 생산이 어려워질 때는 적지를 찾아 재배지역을 이동시키고 본래포장은 균밀도 감소 등 토양이 개선될 때까지 작목을 과감하게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작물간에 또는 지역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교체이동 현상은 윤작의 좋은 사례이다.

■ 전염경로 차단
⑦ 이병주 제거
발병된 식물체가 발견되면 소각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해정도가 적을 경우 유기물을 시용하고 관수하면 회복될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처리한다. 감염된 식물체는 밭에 넣지 말고 소각하거나 사료로 이용한다. 묘상은 3년마다 이동하거나 상토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
⑧ 묘 삽식 전처리로 적응력 강화
묘를 채취할 때는 지제부 위 2-5㎝부위를 잘라 절단부위로 균이 침입하는 것을 차단한다. 자른 묘는 100개씩 다발을 지어 깨끗한 저장고나 음지에 2∼3일 저장하여 두면 절단부위의 상처가 아물어 치유(큐어링)되고 삽식 후 발근이 촉진되어 병 저항성이 높아지는 등 적응력이 높아진다. 또, 삽식 작업이 바쁠 경우 살균제로 침지소독 하였다가 삽식 할 수 있으나 효과가 크지 못하다.
⑨ 씨고구마 소독
씨고구마를 47∼48℃의 더운물에 40분간 침지 하면 살속에 침입한 균까지도 살균되며 싹트는 것도 촉진시켜 준다. 이때 침투성 살균제로 소독하여도 효과가 좋다. 소독한 고구마는 즉시 묘상에 묻어야하며 묻은 후 지온이 낮아지면 부패하기 쉬우므로 묘상 온도 관리에 주의하여야 한다.

■ 품종적 대책
⑩ 토양 특성에 맞는 품종선택
현재 진행중인 덩굴쪼김병 저항성품종 선발시험의 2년 간의 결과를 보면 생미, 은미, 원미, 홍미, 증미, 목포37호, 목포22호 등 식물체와 괴근에 수분함량이 비교적 많고 식미와 분질도가 다소 떨어지는 품종들이 강한 저항성을 보였고 현재 많이 재배되고 있는 율미 등 고품질식용고구마는 중정도의 저항성을 나타냈다. 이 결과로 병균도 맛이 있는 고구마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강한 저항성품종 육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저항성인자 도입활용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따라서 저항성 품종이 육성 될 때까지는 병 발생이 많은 포장에 유기물을 시용하고 가공용 다수성 품종을 적기재배하며 병 발생이 적은 포장에는 고품질 식용고구마 품종을 조기재배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맺는 말

무병 건전묘 육성과 토양환경 개선으로 식물체를 건강하게 키우고 병균의 전염경로를 차단하며 한발시 관수하고 돌려짓기로 균 밀도를 감소시키는 것이 고구마 덩굴쪼김병의 주요 경종적 방제 대책이다. 잘고 둥근 고구마를 생산하기 위해 척박지에 유기물을 시용하지 않고 계속 재배한다는 것은 지력 수탈적 방법으로 환경 친화적이 아니다. 토양환경개선으로 고구마가 마음껏 자라도록 해 준다면 생산량이 많아져 오히려 소득이 증가될 것이고 고구마의 생리에 꼭 맞는 적지를 찾아 재배한다면 병 발생도 억제될 것이며 자연건강보조식품으로서의 안전성과 명성도 유지될 것이다.

정병춘/호남농업시험장·목포시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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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권/호남농업시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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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전남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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