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농산물’이 지역경제 살린다 ① 대학찰옥수수 재배 괴산 장연면 일대
 

“몰려오는 관광객은 덤이죠”

지역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지역별 유명 브랜드 농산물이 많다. 다른 곳에선 감히 넘볼 수 없도록 성장한 이들 명품 농산물의 공통점을 들여다 보면 재배 적지라는 강점 이외에도 농민·농협·행정기관 등이 혼연일체가 돼 생산에서부터 마케팅을 이끌어 내고 있다. ‘똘똘한 농산물’이 ‘부자 동네’를 이끌고 있는 현장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대학교수가 종자를 개발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대학찰옥수수(품종명 〈연농1호〉)’의 시발지인 충북 괴산군 장연면 일대. 이곳은 지금 옥수수가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방곡리 출신인 최봉호 전 충남대 교수가 1990년대 초 개발한 대학찰옥수수가 장연면 일대를 중심으로 주산지로 정착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찰옥수수는 2001년 괴산군이 지역특화품목으로 본격 육성하고 지원한데 힘입어 올해 장연면 일대만도 280농가에 재배면적이 350㏊에 이른다. 800여농가 중 세가구에 한가구꼴로 옥수수를 심는 셈이다. 옥수수 한품목만으로 이 지역에서 50억원의 소득이 창출되고, 억대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있다.

25년간 해온 자동차수리센터를 접고 4년째 옥수수를 재배한다는 전종문씨(45·방곡리)는 “8만9,257㎡(2만7,000평)에서 연간 1억여원을 뽑아낸다.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고정고객만도 5,000~6,000명에 달하며, 주로 택배 판매한다”고 자랑했다.

이완식 장연작목반장(47)은 “3~4년 전부터 옥수수 2기작 재배를 많이 하고 기존에 많이 심던 수수·기장 등 잡곡보다 소득이 2~2.5배 높아졌으며 작목회원도 38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장연면 일대는 옥수수 수확철인 7~10월에는 외지인과 택배회사 차량들로 들썩인다. 청주·충주 등지에서 수확작업을 하려고 온 일꾼만도 많을 때는 하루 100여명에 달한다. 옥수수 구입을 겸해 인근 유명 계곡을 찾는 피서객들도 부쩍 늘었다.

김원기 군자농협 장연지점 과장은 “올해 6만포대(30개들이)를 계약재배해 농협 물류센터·이마트·GS마트·홈쇼핑 등에 납품하면서 가격지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찰옥수수가 돈 되는 작목이 되면서 괴산지역 전체적으로는 올해 재배규모가 1,320농가, 1,050㏊에 이른다. 지난해 600㏊에서 올해 갑절 가까이 는 것이다. 괴산 전체 옥수수 판매액은 157억원에 달한다. 재배지역이 인근 충주와 경기 여주, 전북 무주 등지로 확대되는 추세다. 재배면적이 늘면서 최근엔 서울 도매시장에서의 시세가 한포대당 7,000원까지 떨어지는 부작용도 있었다. 하지만 장연면 일대 옥수수는 1만3,000원이 유지되며 ‘원조’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괴산군청에서 4년째 대학찰옥수수 업무를 담당한다는 정복현씨는 “옥수수가 농가소득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줄 정도다. 적정면적 유지를 통한 가격안정과 품종 개량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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