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목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성인봉 정상에 서면 정상에서 벋어나간 능선과 북동편 바다와 분지 등을 한눈에 아우를 수 있는데 그곳에도 마가목이 무리를 이루어 발아래 너른 분지와 바다를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마가목을 가리켜 고고한 신선 같은 나무라고 한다
 
화개에 사는 자연농업 회원분이 얼마 전 지리산 자락 시루봉 능선에 마가목 열매를 채취하러 올랐다가 산열매가 흉년이라 열매를 보지 못하고 왔다고 한다. 보통은 이맘 때 높은 산에 오르면 정상이나 능선 부근에서 파아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붉은 열매를 다발로 드리운 마가목과 맞부닥뜨리고 감탄사를 내뱉곤 하는데, 목적했던 그 열매를 보지 못 했으니 아쉬움이 컸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한여름 열매를 다닥다닥 매단 마가목
www.naturei.net 2006-10-12 [ 유걸 ]

마가목은 우리나라 각처 높은 산 숲속에 분포한다. 낮은 곳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몇 년간에 걸쳐 백두대간 구간종주를 하며 지리산과 덕유산과 태백산, 설악산을 비롯한 강원지역 백두대간상의 주요 고지능선 및 정상부근에서 마가목이 자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높은 산 정상 및 능선 부근은 전망은 좋을지 몰라도 겨울 강추위와 사철 강풍 때문에 나무에게는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다.

붉게 익어가는 마가목 열매
www.naturei.net 2006-10-12 [ 유걸 ]


마가목은 왜 높은 산 능선주변에서만 발견되는 것일까. 독일 같은 유럽에선 일찍부터 마가목이 가로수로서 널리 보급되어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마가목의 조경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도심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에 적잖게 식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평지에서도 잘 자라는 마가목이 마치 세상이 싫어 속세를 등진 수도승처럼 높은 산 능선주변에서만 발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인봉 정상의 마가목 군락
www.naturei.net 2006-10-12 [ 유걸 ]


깊은 산 속으로 숨어든 이유가 다른 나무와의 경쟁에서 밀려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쫓겨난 것이라면 몰라도 혹여 오래전부터 약재나무로 알려진 탓에 낮은 곳에 있는 것들은 인간에 의해 죽어나간 게 아닌지 염려가 된다. 요즘에도 마가목 열매는 차치하고 마가목 껍질이 성인병에 좋다 하여 깊은 산 곳곳에서 오래된 마가목 수피가 잔인하게 벗겨져 죽어가고 있다.

늦봄 장미과의 마가목 흰꽃무리
www.naturei.net 2006-10-12 [ encyber.com ]

다행인 것은 육지에서 보기 힘든 마가목이 울릉도에서는 지천이랄 정도로 성인봉과 해안가 구릉에 많이 자생하고 있다. 얼마나 많으면 떨어진 열매로 겨울 등산로가 붉게 물든다고 했을까. 성인봉 정상에 서면 정상에서 벋어나간 능선과 북동편 바다와 분지 등을 한눈에 아우를 수 있는데 그곳에도 마가목이 무리를 이루어 발아래 너른 분지와 바다를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마가목을 가리켜 고고한 신선 같은 나무라고 한다.

마가목 잎은 깃꼴겹잎으로 가장자리에 날까로운 톱니가 있다
www.naturei.net 2006-10-12 [ 유걸 ]


마가목은 장미과에 딸린 나무로 마가목을 비롯해 당마가목, 차빛당마가목, 산마가목 외에 여러 종류가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조경용으로 심겨지는 마가목은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된다고 한다. 당가마목은 작은잎의 개수가 13장 이상으로 9~13장인 마가목에 비해 작은잎의 개수가 많고, 잎 뒷면이 자잘한 분백색털로 하얗게 보이는 차이가 있다.

 
마가목이라는 이름은 봄에 새싹이 돋을 때 새순이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오른다고 해서 마아목(馬牙木)이라 부른 것이 변해서 되었다고 한다.

마가목은 오래된 나무라야 한 뼘 굵기를 제대로 넘지 않고, 산마가목 같은 경우는 2m 내외의 관목 크기로 산 능선의 험한 기후를 버티며 살고 있다. 키가 큰 마가목이래도 7~8m가 고작이다. 잎은 깃꼴겹잎 형태로 옻나무 잎처럼 달린다. 차이라면 옻나무 잎에 비해 작은잎의 크기가 5cm 내외로 작고 잎 가장자리에 길고 뾰족한 톱니나 겹톱니가 있다.

마가목 수피, 오래된 나무라도 한뼘 굵기를 넘지 않는다
www.naturei.net 2006-10-12 [ 혜림농원 ]


늦은 봄 자잘한 흰색 꽃이 떡시루 얹은 것처럼 넓게 퍼져 피고, 이것이 그대로 초가을을 지나면서 수백 개의 콩알만한 크기의 붉은 열매로 달려 장관을 이루게 된다. 팥배나무 열매가 그렇듯이 새들에게 좋은 먹이가 되기 때문에 가을이 되면 새들이 많이 찾는다.

  
봄에는 흰꽃으로, 가을에서 겨울로는 붉은 열매로, 아름다운 잎과 수형에 더해 열매와 수피가 약용으로 이용되니 정원수로 집 안에 심어 놓아도 손색이 없다.

마가목 잔가지, 산사에선 차처럼 달여 마시기도 한다
www.naturei.net 2006-10-12 [ 유걸 ]


마가목 잔가지를 꺾으면 생강나무처럼 특이한 향이 나는데 중북부 지방의 산사에선 차처럼 다려 마시기도 한다.

 
최진규씨에 의하면 목이 쉬거나 소리가 제대로 안 나올 때, 목에 가래가 끼었을 때, 기침·천식을 할 때 마가목 열매를 차로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물에 타서 먹으면 효과가 매우 좋다고 한다. 그 외에도 관절염과 중풍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울릉도를 여행하다보면 마가목 열매로 만든 술을 어디서든 파는 것을 볼 수 있다. 붉게 익은 열매를 3분의 1쯤 술에 담가 반년 이상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두었다가 마시면 된다.

유걸 기자
[2006-10-12]
출처 : 오두막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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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피/산초나무 - 우리 산야초 배우기
가시가 줄기를 사이에 두고 마주나 있으면 초피나무, 어긋나 달려있으면 산초나무입니다. 초피나무의 경우에는 열매껍질을 가루로 만들어 향신료로 이용하고, 산초나무는 주로 씨앗을 채취해 기름을 내어 사용합니다

 

 

악양 밭이나 산길을 걷다보면 제피, 젠피 등으로 불리는 초피나무와 천초, 분지나무 등으로도 불리는 산초나무를 심심찮게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두 나무를 구분하는 일이 쉽지 않더군요. 이젠 잎을 보고도 구분이 가능합니다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지에 난 가시를 보고 판단하는 겁니다. 가시가 줄기를 사이에 두고 마주나 있으면 초피나무, 어긋나 달려있으면 산초나무입니다. 더러는 가시가 없는 나무도 있는데 민산초라고 산초나무의 일종입니다.

초피나무
www.naturei.net 2006-10-19 [ 유걸 ]


운향과의 나무답게 산초나 초피나무 둘 다 잎과 열매에서 특이한 향이 납니다. 그러나 향의 정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산초나무는 잎에 코를 가져가거나 잎을 비벼봐야 향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반면, 초피나무는 향이 더 진하여 나무 곁에만 가도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초피가루를 넣어 만든 김치 맛에는 익숙하진 않아도 그 향기만은 좋아해서 오다가다 초피나무를 만나면 일부러 손끝으로 잎을 비벼 코에 대고 그 향을 음미하곤 합니다.

초피나무 잎. 톱니 아래 선점(腺點)과 마주난 가시가 보인다
www.naturei.net 2006-10-19 [ 유걸 ]


아카시아 잎처럼 생긴 깃꼴겹잎 형태의 잎에서도 두 나무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초피나무 작은 잎은 가장자리에 물결모양의 톱니가 드문드문 달리고 가운데에 황록색의 무늬가 있어 투박하면서도 야성적으로 보이는 반면 상대적으로 잎이 길고 자잘한 톱니를 가진 산초나무 잎은 세련된 느낌입니다.


톱니 아래쪽에 각기 선점(腺點)과 투명한 유점(油點)이 있어 이곳에서 독특한 향이 나옵니다. 산초나무는 우리나라 전국 각처에 분포하는 반면 초피나무는 추위에 약해 주로 중부이남 지역에 분포합니다.

산초나무 잎. 어긋나 달린 가시와 자잘한 톱니가 특징이다
www.naturei.net 2006-10-19 [ 유걸 ]

꽃은 암꽃과 수꽃으로 나뉘어 피는데 꽃이 달리는 형태와 시기에 있어 두 나무는 차이를 보입니다. 초피나무는 봄철 잎겨드랑이에 원추형태로 황록색 꽃이 무리지어 달립니다. 이와 달리 산초나무는 여름철에 꽃이 피며, 주로 줄기 끝에 산방형태로 달립니다. 때문에 열매가 달리고 익는 시기도 초피나무가 앞서 이곳 악양의 경우 9월에는 대부분 수확을 마무리 하는데 비해 산초나무는 10월 하순까지 이어집니다.

초피나무 꽃. 봄철 잎겨드랑이에 원추화서로 핀다
www.naturei.net 2006-10-19 [ 유걸 ]

초피나무는 열매껍질이 붉은 색을 띠고 산초나무는 초록빛이 도는 갈색입니다. 둘 다 완숙하면 껍질이 벌어져 반들반들한 검은색 종자가 바깥으로 드러납니다. 초피나무의 경우에는 열매껍질을 가루로 만들어 향신료로 이용하고, 산초나무는 주로 씨앗을 채취해 기름을 내어 사용합니다.

산초나무 꽃. 줄기끝에 산방화서로 여름철에 핀다
www.naturei.net 2006-10-19 [ 유걸 ]


초피는 톡 쏘는 매운 맛과 상쾌하고 시원한 맛 때문에 음식 맛을 돋우거나 추어탕이나 민물고기 요리 등의 비린내를 없애는데 주로 이용합니다. 김치에 넣으면 오랫동안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초피는 성질이 뜨거워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를 내리며 양기를 돕고 소화를 잘되게 하는 등의 약리작용이 있으며, 이 외에 해충 방제효과와 항균작용이 있어 에이즈 등의 치료제로도 연구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대량으로 초피를 재배해 수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지리산 부근에서 나는 초피가 향기나 품질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초피나무 열매. 붉은색이고 주로 껍질을 향신료로 이용한다
www.naturei.net 2006-10-19 [ 유걸 ]


산초열매는 덜 여문 열매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주로 잘 익은 씨앗을 채취해 기름을 짜서 전을 부치거나 위장병 혹은 기관지 천식 등의 치료에 사용합니다. 산초 달인 물은 치질, 두통, 치통, 부종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남쪽지방에선 산초기름이 거의 만병통치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용도로 활용되다 보니 상당히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사찰에서는 10월에 약간 덜 여문 열매를 채취하여 해마다 산초간장을 만들어 밑반찬으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산초나무 열매. 갈색이고 주로 검은 종자를 기름내어 쓴다
www.naturei.net 2006-10-19 [ 유걸 ]
유걸 기자
[2006-10-19]
출처 : 오두막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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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 돼지감자, 뚱딴지라니!
국화꽃을 닮은 돼지감자꽃 정말 예뻐요!
텍스트만보기    한미숙(maldduk2) 기자   
▲ 가로수로 심은 플라타너스 키를 따라가려는 돼지감자꽃
ⓒ 한미숙
가을걷이가 한창인 요즘입니다. 고구마를 캐고 난 밭에는 넌출넌출한 고구마 줄기가 저희들끼리 얼크러져 말라갑니다. 무성한 잎사귀 사이에 숨어 있던 호박이 그윽한 모습으로 누렇게 드러낼 때마다 밭주인은 술래를 찾아낸 듯 반갑게 호박을 거둡니다.

▲ 누런 호박을 에워싸고 있는, 뒤늦게 자란 돼지감자 이파리
ⓒ 한미숙

▲ 돼지감자꽃, 이름과는 달리 얼마나 예쁜지...
ⓒ 한미숙
어느 날, 동네 근처를 어슬렁어슬렁 걷던 내 눈에 한 무더기로 피어 있는 꽃들이 들어왔습니다. 진한 노란빛의 꽃은 언뜻, 국화 같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벌떼가 잉잉거리고 줄기는 훌쩍 내 키를 넘었습니다. 이파리도 갈라진 국화와는 달리 둥근 타원형입니다.

▲ 가파른 길에 무더기로 피어 있는 돼지감자꽃, 노란 빛이 주변을 환하게 한다
ⓒ 한미숙
담백하고 은은한 국화향기를 기대하며 코를 들이대자 왠지 강렬한 단내가 버터 속에 들어있는 것 같은 자극적인 냄새에 잠깐 어질합니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향기는 국화와 너무나 동떨어진, 하지만 섞어 놓으면 더 국화 같을 이 꽃 이름이 궁금합니다.

▲ '국화토란' 으로 부르는 '국우' 울퉁불퉁 못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돼지감자꽃의 열매
ⓒ 한미숙

▲ 고구마줄기가 말라가는 옆에 기다란 나무의자, 그 위에 있는 꽃은 누구를 기다릴까요?
ⓒ 한미숙
대전, 유성구에서 대덕구 신탄진으로 넘어가는 다리 아래, 가파르게 나 있는 밭에는 국우(菊芋)인 '돼지감자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습니다. '국화토란'으로 불리는 이 꽃은 역시 국화과의 꽃입니다. 토란과 비슷한 뿌리열매는 생김새 때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돼지처럼 통통하고 못 생겼다는 오명(汚名)으로 '돼지감자'라고 붙여졌는데, 꽃을 볼수록 '돼지감자'라는 이름이 너무 터무니없는 것 같습니다.

▲ 어긋나기로 자란 이파리가 위로 올라간 꼭대기에서 마주나기로 자라는 돼지감자꽃
ⓒ 한미숙
꽃이 피기 전, 무성했던 이파리만 봤을 땐 국화처럼 탐스럽고 노란 빛의 꽃이 기다리고 있는 줄 몰랐던 돼지감자꽃. 이파리는 자라면서 어긋나기로 자라다가 특이하게도 위로 올라가며 꽃이 피는 줄기에서는 마주나기로 자랍니다. 아파트 화단에서도 다른 꽃들과 어울려 피기도 하는 돼지감자꽃은 여러해살이풀로 땅속에서 덩이줄기가 생기는데 그게 돼지감자입니다.

돼지감자는 체중을 걱정하는 사람이나 당뇨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약용으로 키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서 '뚱딴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맛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여쁜 꽃으로 계절을 알리고 사람들에게 유익한 열매를 제공하는 이름치고 '돼지감자꽃'이 억울해하지 않을까요?
국화토란사진과 이파리만 나온 사진은 '돼지감자나라'와 '뚱딴지' 사이트에서 참고했습니다.
  2006-10-30
ⓒ 2006 OhmyNews
출처 : 오두막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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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국 / 감국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산국을 맛이 쓰고 맵다 하여 '고의(苦薏)'라고도 한다. 이에 비해 감국은 꽃잎을 씹으면 그윽한 향과 단맛이 난다 하여 감국(甘菊) 또는 단국화라 한다
 

가을이 덧없이 깊어간다.


풀이며 나무들이 하나 둘 잎을 떨어뜨리는 이맘 때 때론 하얀색으로, 때론 노란색으로 들과 낮은 산을 물들이며 깊어가는 가을을 빛내는 꽃무리가 있다. 통칭하여 들국화라 부르는 것들이다.


연하늘색의 쑥부쟁이가 대부분이지만 이따금 고고한 흰색의 구절초가 있고, 샛노란 꽃을 흐드러지게 매어단 산국과 감국이 있다. 바닷가에는 해국이 있다.

흐드러지게 핀 산국 군락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그중에서도 산국은 전국 어느 곳에서든 샛노란 꽃이 떼를 이뤄 가을 햇살과 바람에 춤추는 모습을 볼 수가 있으니 산국이야말로 진정 들국화를 대표하는 꽃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산국은 키 1m 내외로 잎은 쑥잎과 비슷한 깃꼴 모양이다. 9월부터 10월에 걸쳐 가지 끝에 1.5cm 내외의 노랑꽃을 우산살 모양으로 펼쳐 핀다. 산국이 흐드러져 피어있는 곳엔 가까이만 가도 그 향기가 진동하니 막바지 꿀 모으기에 한창인 벌과 나비들이 늘 분주하게 움직인다.


호기심에 자잘한 꽃송이를 따서 입속에 넣고 살짝 맛이라도 볼라치면 그 향기가 진하다 못해 써서 이내 뱉어내야 할 정도이다. 때문에 산국을 맛이 쓰고 맵다 하여 '고의(苦薏)'라고도 한다. 이에 비해 감국은 꽃잎을 씹으면 그윽한 향과 단맛이 난다 하여 감국(甘菊) 또는 단국화라 한다.

산국은 향이 진해 벌과 나비들이 많이 모여든다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그러한 이유로 감국이 사람들의 손에 훼손되어서인지 산국은 많아도 감국을 보기는 정말 쉽지 않다. 지난 2주 동안 감국을 찾아 악양 깊은 골을 다 뒤졌으나 허사였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지난 아침 뒷산에 물을 뜨러 갔다 내려오는 길에 숲 아래 그늘에 두어 송이의 꽃을 매단 감국을 발견했다. 꽃잎이 활짝 펴지지 않았어도 산국에 비해 꽃이 클뿐더러 꽃잎이 꽃판에 비해 길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뒤에 다른 곳에서 그 보다 많은 개체수를 발견하는 행운을 가졌다.
꽃잎이 흰색인 흰감국도 있다 하나 아직 만나보지는 못했다.

감국이 워낙 귀하다보니 산국과 감국을 두고 혼동이 많은 것 같다.
감국과 산국을 구별하는 포인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산국은 꽃의 크기가 1.5cm 내외인데 비해 감국은 2.5cm정도로 크다.
2. 산국은 가지 끝에 많은 꽃송이가 우산살모양으로 달리고 감국은 가지 끝에 2~3송이가 핀다.
3. 산국은 꽃잎이 꽃판에 비해 같거나 약간 작은 반면 감국은 꽃잎이 꽆판보다 크다.
4. 산국은 키가 1m 내외로 감국에 비해 크다. 산국은 중간에 가지를 많이 친다.

꽃이 드문드문 달린 감국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산국, 감국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를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였다.


봄에 새싹은 나물로 데쳐 먹고, 가을에는 꽃잎을 따서 술과 차와 떡으로 만들어 먹었다. 꽃을 말려 베게나 이불 속에 넣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어지러움이나 두통이 없어지면서 머리가 맑아져 단잠을 잘 수가 있다고 한다.


특히 국화차는 눈을 밝게 하고 머리를 좋게 하며, 신경통 ·두통 ·기침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래 음용하면 불로장수한다고 선조들은 믿었다.

국화차를 만드는 방법은, 감국은 말린 꽃과 꿀(끓인 꿀)을 고루 버무려 오지그릇에 넣어 3∼4주일 밀봉해두었다가 꿀에 버무린 꽃잎을 뜨거운 물에 타서 건더기는 걸러내고 마신다.


산국의 경우는 향이 너무 진해 쓰기 때문에 소금을 넣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낸다.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짜고 그늘에 말려 보관했다가 서너 송이를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마신다. 네다섯 번 정도 우려먹을 수 있다.

감국은 꽃이 2.5cm 정도로 크고 꽃잎이 꽃판에 비해 길다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술을 담가서도 먹는다.
중국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음력 9월 9일에 국화주를 담가 먹는 풍습이 있었다는 걸 고려가요 <동동動動>의 노래가사에서 알 수 있다.


전통 국화주를 빚는 과정은 어려워 차치하더라도 싱싱한 산국이나 감국을 물에 살짝 헹구어 물기를 뺀 다음 30도가 넘는 소주를 세배 분량으로 하여 밀봉한 후 서늘한 곳에 3개월 이상 보관하였다가 찌꺼기는 걸러 내고 마셔도 향과 맛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감국에 대해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성질은 평(平)하고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장과 위를 편안하게 하고 5맥을 좋게 하며 팔다리를 잘 놀리게 한다. 풍으로 어지러운 것과 두통에 쓴다. 또 눈의 정혈을 돕고 눈물이 나는 것을 멈추게 하며 머리와 눈을 시원하게 하고 풍습비(風濕痺)를 치료한다.


잎과 줄기가 감국과 같고 오직 꽃만 흰 것을 흰감국(白菊花)이라 하는데, 역시 풍으로 어지러운 곳에 주로 쓴다. 그리고 머리가 희지 않게 한다.


산국(苦意)은 맛은 쓴데[苦] 어혈을 풀어헤친다. 부인의 뱃속에 있는 어혈을 치료한다.’

감국은 가지 끝에 2~3송이씩 꽃을 피운다
www.naturei.net 2006-10-31 [ 유걸 ]


산국이나 감국의 번식은 실생과 분주, 삽목에 의한다.


실생번식은 가을에 꽃이 지고 종자가 완숙하였을 적에 채종하여 그늘에서 건조시킨 후 저장하였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2년이 지나야 꽃을 볼 수 있다.


삽목방법은 초여름에 금년에 자란 새순을 5-10cm정도의 길이로 잘라 아래쪽 잎을 2-3매 제거한 후 삽수를 모래삽상에다 삽목한다. 삽목 번식묘는 당년에 꽃을 피운다.

유걸 기자
[2006-10-31]
출처 : 오두막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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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자리공 - 우리 산야초 배우기

 

미국 자리공은 1950년경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귀화식물로 지금은 우리나라 도처에서 자라고 있다. 자연농업에서는 가을에 자리공 뿌리를 채취해 충방제 또는 충기피제로 활용한다
 

선홍빛 줄기며 검붉은 열매색깔이 맨드라미만큼이나 이국적인 미국자리공, 포도송이마냥 주절이주절이 매달은 열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축 휘어져 담장 곁에서 시들어가고 있다.

 
미국 자리공은 1950년경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귀화식물로 지금은 우리나라 도처에서 자라고 있다. 이젠 자리공하면 미국자리공을 떠올릴 정도로 한적한 시골로 밀려나 구경조차 어려운 토종 자리공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악양에 내려온 지난 1년 여간 악양 곳곳을 두루 돌아보았지만 토종 자리공을 발견하지 못했다.

들판에 자라고 있는 미국자리공
www.naturei.net 2006-11-09 [ 유걸 ]


미국자리공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자리공과의 다년생 식물이다. 키가 1∼1.5m에 이르는 비교적 큰 키로 잎이 넓으며 뿌리가 비대해 번식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산성 토양에서 잘 자라는 미국자리공은 열매와 뿌리 또한 산성을 띠고 있어 토양을 더 산성화시키고 우리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한때 사회적 파문이 일기도 했다. 그것이 비록 지나친 기우였다고는 하나 미국자리공이 무리지어 자라는 것을 보면 섬뜩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자리공 꽃대, 첨에는 꼿꼿이 서서 피나 곧 아래로 쳐진다
www.naturei.net 2006-11-09 [ 유걸 ]


올 한해 악양 이곳저곳을 돌며 지켜본 바에 의하면 외래종으로 정말 섬뜩할 정도의 번식력을 자랑하는 식물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주홍서나물이다. 과히 폭발적이라고 할 만큼 악양 곳곳, 논둑, 밭둑, 야산을 가리지 않고 어딜 가나 발견된다. 늦여름부터 미사일탄두대처럼 생긴 꽃대에서 뿜어내는 솜털감은 씨앗뭉치는 민들레보다 더 폭발적이다.

 
여름철 집 앞 고사리밭에 이놈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에 그냥 그러려니 싶었는데 여름이 지나면서 이곳저곳에서 하얀 씨앗을 뿜어대는 것이 아닌가. 이러다 내년 고사리농사 망치겠다 싶어 멧돼지가 휘저은 모양으로 무성한 고사리를 밟아가며 기껏 다 뽑아내었다고 안심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싹이 돋아나 금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매다는 것이다.

폭발적인 번식력을 가진 주홍서나물
www.naturei.net 2006-11-09 [ naver.com ]


이야기가 옆길로 흘렀지만 외래종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데는 상당부분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 시골 농가 혹은 도심 주택가를 지나치다 보면 이름모를 외래꽃들이 마당 한편이나 담장 곁에 심겨져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들이나 밭, 숲 가장자리에 사철 피고지는 아름다운 우리 자생꽃도 무수히 많건만 그런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잡초라는 이유로 무시해버리고 이름도 국적도 모르는 외래꽃을 자랑하듯 키우고 있으니 정말 우습지 않은가. 필시 미국자리공도 귀한 것이려니 하여 집안에 심겨두곤 하던 것들이 그리 퍼져나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토종 자리공 꽃, 흰색이고 꽃대가 휘어지지 않는다
www.naturei.net 2006-11-09 [ naver.com ]


자리공이라는 이름은, 고려시대에 저술된 '향약구급방'에 자리공의 한자어 '商陸'을 "者里宮根"이라고 표기하고, 그후 기록에서도 한글로 "쟈리공불휘"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오래전부터 사용된 용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토종 자리공과 미국자리공을 구분하자면,
1. 줄기 색깔이 자리공은 녹색이고 미국자리공은 적색이다.
2. 자리공은 5-6월에 꽃이 피고 미국자리공은 6-9월에 핀다.
3. 자리공은 꽃 색깔이 희고 미국자리공은 붉은 색이 도는 흰색이다.
4. 한 개의 꽃과 열매에 자리공은 씨방 수와 수술 수, 씨앗이 8개인 반면, 미국자리공은 10개씩이다.

「동의보감」에는 자리공을 상륙(商陸)이라 하여,
‘성질은 평(平)하고(서늘하다[冷]고도 한다) 맛은 맵고 시며[辛酸] 독이 많다. 10가지 수종과 후비로 목이 막힌 것을 낫게 하고 고독을 없애며 유산되게 하고 옹종을 낫게 한다. 헛것에 들린 것을 없애고 악창에 붙이며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고 적고 있다.

미국자리공 열매, 한 개에 10개의 씨앗이 들어 있어 8개의 자리공과 차이가 있다
www.naturei.net 2006-11-09 [ 유걸 ]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는,
‘뿌리를 으깨면 나오는 즙액의 독성을 활용해 물고기를 잡는 데 쓰기도 하였으며 열매를 입으로 씹으면 수 시간 이상 혀 마비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오줌내기약으로 콩팥염, 문정맥성 간경변으로 인한 부기, 물고임에 쓴다. 민간에서는 뿌리를 물에 달인 것을 구토약, 살충제, 설사약으로 쓴다. 유독성 식물로 과다 복용시 구토, 복통, 어지럼증, 두통, 흥분 등의 중독증상을 일으킨다. 임신부, 허약자에게는 쓰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자리공 뿌리
www.naturei.net 2006-11-09 [ 유걸 ]


자연농업에서는 가을에 자리공 뿌리를 채취해 충방제 또는 충기피제로 활용한다.

 
뿌리를 잘게 썰거나 으깨어 현미식초나 목초액, 주정 등에 무게대비 1/10정도 분량을 넣고 3개월 정도 숙성을 시켜 100~500배로 희석해 활용한다. 즉각적인 효과는 없으나 3~5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충에서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경남 고성의 참다래농원에 의하면 주정에 1~2년 정도 오래 숙성해 사용하면 충방제 효과가 바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희석배율을 높여 사용해도 되기 때문에 약해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유걸 기자
[2006-11-08]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메모 :
도꼬마리(창이자)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열매를 달여 하루 3번 나누어 마시면 만성비염에 좋은 효과가 있으며, 달여서 졸인 것은 관절염, 신경통에 쓴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이맘 때 들과 산으로 야생화를 찾아 돌아다니다 보면 바짓가랑이에 달라붙는 풀 씨앗들 때문에 골치 아픈 경우가 많다. 조심한다고 하긴 하진만 무심코 도깨비바늘이 있는 곳을 스치기라도 하면 잔뜩 달라붙은 이놈의 열매를 떼어내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해야만 한다.

 
이처럼 도깨비바늘이나 진득찰, 쇠무릎, 가막사리 같은, 동물이나 사람의 몸에 붙어 씨앗을 퍼뜨리는 식물 중의 하나가 도꼬마리이다.

도꼬마리 꽃과 열매
www.naturei.net 2006-11-17 [ 유걸 ]


도꼬마리는 키가 1~1.5m정도 되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들이나 인가 주변의 길가, 빈터 등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줄기와 잎은 거칠고, 잎의 길이는 약 15cm정도로서 상당히 큰 편이다. 8-9월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데, 연노랑 수꽃은 가지 끝에 주로 붙고 그 아래쪽에 녹색의 암꽃이 달린다. 가시를 전체에 두른 새끼손톱만한 열매가 한 그루에 50-200개 정도 열린다.

 
잎과 줄기, 열매 등에서 약간 특이한 냄새가 난다. 전체 외관이나 열매 모양이 아주까리와 유사하다.

커다란 삼각형 형태의 도꼬마리 잎
www.naturei.net 2006-11-17 [ 유걸 ]


마치 도깨비방망이나 고슴도치처럼 생긴 도꼬마리 열매의 가시를 확대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시 끝이 ㄱ자로 갈고리처럼 휘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동물의 털이나 사람 옷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비결이다. 일명 찍찍이로 불리는 벨크로(velcro) 테이프는 이처럼 동물이나 사람에 붙어 이동하는 씨앗의 갈고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억센 가시를 비집고 속을 들여다보면 해바라기 씨앗처럼 생긴 종자가 두개씩 들어있다.
연구에 의하면 두 개의 종자는 휴면기를 달리해서 하나는 그 이듬해, 다른 것은 그 이후에 종자가 발아를 한다고 한다. 최악의 환경 변화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보인다.

 
또한 도꼬마리는 항시 기공을 열어놓고 있어 수분 소모가 많기 때문에 주변 식물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한다. 때문에 도꼬마리 주변의 콩은 결실이 반 이하로 줄어든다고 한다.

가시 끝이 갈고리모양으로 휘어져 있다
www.naturei.net 2006-11-17 [ 유걸 ]


도꼬마리 열매 말린 것을 창이자(蒼耳子)라 한다.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도꼬마리에 대하여,
‘전초는 요오드함량이 높기 때문에 갑상선 기능저하에 쓴다. 민간에서는 전초를 문둥병치료약, 진정진경약으로 쓰거나 입안염증에 입가심한다.

 
또한 열매와 전초로 살균고약, 방부고약을 만들어 습진, 부스럼, 뾰두라지, 궤양성피부병에 바른다. 이가 쑤시거나 곪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열매를 달여 하루 3번 나누어 마시면 만성비염에 좋은 효과가 있으며, 달여서 졸인 것은 관절염, 신경통에 쓴다.’ 고 적고 있다.

붉은 갈색으로 익어가는 열매
www.naturei.net 2006-11-17 [ 유걸 ]


최진규씨는 그의 저서에서,
‘도꼬마리는 축농증에 특효약이라 할 만하다. 씨앗을 가루 내어 물에 타서 수시로 콧속을 씻어 주고, 또 그것으로 양치질을 하고 이와 함께 잎과 줄기를 달여 차처럼 마시면 웬만한 축농증은 보름이면 완전히 낫는다. 도꼬마리 씨앗은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데에도 특효다. 알코올 중독으로 날마다 술을 마시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나 술로 인하여 거의 폐인이 된 사람까지도 고칠 수 있다. 도꼬마리 씨를 은은한 불로 볶아서 하루 1백 개쯤을 물에 넣고 달여서 그 물을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그러면 차츰 술맛이 없어져서 마시지 못하게 되며 술로 인해 몸 안에 쌓인 독이 모두 풀린다.’ 고 한다.

 

따서 모은 도꼬마리 열매
www.naturei.net 2006-11-17 [ 유걸 ]


오늘 점심에 짬을 내어 악양천변에 나갔다가 개천가에서 도꼬마리 두 그루를 발견했다. 잎은 벌써 시들고 다닥다닥 붙은 열매는 붉은 갈색으로 제법 익어가고 있었다. 사진을 찍고 나서 손수건에 도꼬마리 열매를 한 움큼 따서 가져왔다. 말려두었다가 필요할 때 써 볼 생각이다.

 
도시에 살 땐 겨울로 진입하는 이맘때쯤 환절기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적잖은 고생을 했었기에 꼭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유걸 기자
[2006-11-17]
출처 : 오두막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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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자 - 우리 산야초 배우기
봄에는 천정(天精)이요 여름엔 구기(枸杞)요 가을에는 지골(地骨)이요 겨울에는 선인장(仙人杖)이며 또 다른 이름은 서왕모장(西往母杖)이라 하는데 이것을 사시사철 채취하여 먹으면 천수를 누린다...
 

괴좆나무???
망측한 이름이라고 낯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있을 진 몰라도 일반 사람들에게 친숙한 구기자나무를 가리키던 순수 우리이름의 하나다.

 
구기자란 이름은, 탱자(枸)처럼 가시가 있고 키(고리)버들(杞)처럼 가지가 길게 늘어진다 하여 중국에서 ‘구기(枸杞)’라고 부르던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열매를 뜻하는 자(子)를 더 붙여 구기자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구기자나무의 어떤 모양 때문에 혹은 구기자가 가진 어떤 약효 때문에 괴좆나무란 이름이 붙여졌는지 알려진 바는 없지만 재미있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지를 늘어뜨린 구기자나무
www.naturei.net 2006-11-28 [ 유걸 ]


구기자나무는 가지과의 여러해살이 낙엽관목으로 높이 1~2m 정도이다. 뿌리부근에서 나온 여러 가지가 개나리처럼 퍼져 자란다. 마을 근처의 둑이나 냇가에서 혹은 울타리로 심어 기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잔가지는 회색을 띠며 대부분 가시가 있으나 없는 것도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자줏빛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피고 지고 빨강색 달걀모양의 열매가 맺힌다. 드문드문 달리는 꽃은 화려하진 않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선 충남 청양과 전남 진도가 구기자 산지로 유명하다.

구기자나무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에 이롭다 하여 가까이 두고 기른 나무임에도 관리를 하지 않는 탓에 대부분 마을을 오가다 보게 되는 것은 필시 잡초 속에 묻혀 있거나 병충해를 받아 몰골이 처참한 경우가 많아 꽃과 열매가 아니면 구기자나무인지조차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때문에 집 안에 심어두고 열매를 따봐야겠다는 생각이 선뜻 들지 않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난번 청학동 아는 농가를 방문했다가 구기자열매 말리는 것을 보고 견물생심에 묘목 두 그루를 받아왔으니 어떻게든 내년에는 잘 길러 가을에 잘 익은 열매를 거두어보아야겠다.

자잘한 자줏빛 구기자 꽃
www.naturei.net 2006-11-28 [ 유걸 ]


세종15년에 편찬된 「향약집성방」에는 구기자와 관련한 재밌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중국 서하지방에서 한 관리가 길을 가다 15~6세 되어 보이는 소녀가 아흔 살은 되어 보이는 노인을 때리고 있는 것을 보고 괴이하게 여겨 여인에게 물은 즉, 이놈은 내 증손자인데 아무리 좋은 약이라 하여 먹여도 먹지 않더니 이렇게 걷지도 못할 정도로 늙어버려 지금 벌을 주는 중이라 한다. 관리가 되묻길 그럼 당신은 몇 살이요 하니 여인이 답하길 올해 372살이요 하더라. 그렇다면 그 좋은 약이라는 건 어떤 종류요 하고 물으니, 종류는 한가지인데 이름은 다섯 가지라. 봄에는 천정(天精)이요 여름엔 구기(枸杞)요 가을에는 지골(地骨)이요 겨울에는 선인장(仙人杖)이며 또 다른 이름은 서왕모장(西往母杖)이라 하는데 이것을 사시사철 채취하여 먹으면 천수를 누린다고 답하였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달리는 구기자열매
www.naturei.net 2006-11-28 [ 유걸 ]

「동의보감」에는 구기자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성질은 차고[寒](평(平)하다고도 한다) 맛은 쓰며[苦](달다[甘]고도 한다) 독이 없다. 내상으로 몹시 피로하고 숨쉬기도 힘든 것을 보하며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양기를 세게 하며 5로 7상을 낫게 한다. 정기를 보하며 얼굴빛을 젊어지게 하고 흰머리를 검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오래 살 수 있게 한다. 줄기는 구기(枸杞), 뿌리는 지골(地骨)이라 하는데 구기라 하면 줄기의 껍질을 써야 하고 지골이라 하면 뿌리의 껍질을 써야 한다. 그리고 구기자라 하면 붉은 열매를 써야 한다. 이것은 한 식물에서 쓰는 부분이 3가지라는 뜻이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이나 청나라 말기에 막강 권력을 휘둘렀던 서태후도 구기자를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팝스타 마돈나를 비롯해 유명스타들이 구기자를 즐겨 먹는다 하여 유럽에서도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잘 익은 열매를 따서 그때그때 말린다
www.naturei.net 2006-11-28 [ 유걸 ]

구기차는 잎을 달이는 구기엽차와 열매를 달이는 구기자차로 구별한다. 차의 재료는 잎·열매·근피 등 어느 것이나 좋지만 주로 열매를 쓴다. 잎은 살짝 볶아서 달이고, 열매는 잘 말려서 약한 불에 천천히 달이는 것이 좋다. 북한에서 펴낸 「백년장수의 길」에는 햇볕에 말린 구기자를 가루 내어 차로 하루에 세 번, 식사하기 한 시간 전에 마시는 방법으로 25년을 장복한 건강 체험기가 실려 있다.

구기자 번식은 삽목, 휘묻이, 포기나누기, 종자 등 여러 가지로 할 수 있으나 주로 이른 봄 3~4월에 삽목에 의한다.
유걸 기자
[2006-11-28]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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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를 찾아서
마당이나 빈터가 있다면 산수유 한 그루 심어보자
텍스트만보기    유걸(uari40) 기자   
▲ 산동면 계천리 산수유 시목(始木)
ⓒ 유걸

아침부터 겨울비가 내린다. 안개까지 가세해 봄비처럼 촉촉하다. 구례 산동면에 있는 산수유마을을 찾아 나섰다. 하동 악양 평사리 들판의 소나무 한 쌍은 밤새 더욱 가까워진 모양이다. 어깨가 서로 맞닿아 있다. 구례로 향하는 길의 섬진강은 모처럼 풀린 날씨에 긴 하품을 내품는다.

 

먼저 구례서 남원으로 이어지는 19번국도, 밤재터널 아래에 있는 산동면 계천리를 찾았다. 구례군에서 지정한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 시목(始木)이 있는 곳이다. 전설에 의하면 천 년 전 중국 산동성(山東省)의 한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오면서 산수유를 가져와 심었다고 전해지며 산동이란 지명도 거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삼국유사> 신라 제48대 경문왕(재위 861∼875)조에도 산수유나무가 등장한다. 기록에 따르면, 왕의 귀가 갑자기 길어졌는데 이를 알고 있던 복두장이란 신하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도림사 대숲에 들어가 이 비밀을 발설했다. 그때부터 바람이 불면 대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소리가 났다. 이에 경문왕이 대나무를 베어버리고 산수유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보건데 아주 오래전부터 산수유나무가 재배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산수유나무는 층층나무과의 키큰나무이다. 인가 부근에서 주로 재배하며 보통 높이 4~7m에 이른다. 구례군 산동면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산수유나무가 가장 많은 곳이다. 자료에 따르면 약 2만8000여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이 수백 년 이상 된 고목들이다.

▲ 3월초 잔설 속에 핀 산수유꽃
ⓒ 유걸

산수유나무는 이른 봄,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때에 벌써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다. 매화나 진달래, 개나리꽃에 앞서 3월이면 일제히 만개해 산동면 일대가 노오란 산수유 꽃으로 일대장관을 이룬다. 이때를 기해 산수유축제가 열리고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산수유 꽃과 비슷한 것으로 생강나무 꽃이 있다. 피는 시기도 거의 같다. 잎을 보면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지만 꽃이 필 땐 잎이 없으므로 둘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꽃에서도 차이가 난다.

산수유 꽃은 자잘한 꽃의 대가 길어 방사선 형태를 띠지만 생강나무 꽃의 경우는 대가 짧아 뭉친 모양을 하고 있다. 산수유나무는 산에 자생하는 경우가 드물어 인가 주변이 아닌 야산에서 이른 봄 노란 꽃을 만나게 되면 십중팔구 생강나무라고 보면 된다.

▲ 산수유꽃(좌) 생강나무꽃(우)
ⓒ 유걸

산수유나무 잎은 잎맥이 뚜렷하다. 층층나무과의 다른 나무들, 이를테면 층층나무나 말채나무, 산딸나무처럼 잎 모양이 난형이면서 가운데 잎맥을 중심으로 물살모양을 나타낸다. 수피는 회갈색이며 불규칙하게 벗겨져 너덜너덜하게 보인다. 늦여름부터 길이 2cm 내외의 장타원형 열매가 달리는데 10월이 지나면서 붉게 익는다.

지리산 온천랜드를 지나 산수유마을 맨 위에 위치한 상위마을로 올라갔다. 상위마을은 성삼재~만복대~정령치로 이어지는 지리산 서부능선의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 이곳에선 돌담 좁은 골목길 어딜 가나 보이는 게 산수유나무다. 모두 기 백년은 되었음직한 오래된 나무들이다.

대부분 수확을 끝낸 상태지만 아직 수확하지 않은 나무들도 종종 눈에 띤다. 나무 전체가 크리스마스 트리 불을 밝힌 것처럼 빨갛게 반짝인다.

▲ 만개한 계곡가 산수유 꽃
ⓒ 유걸

상위마을에서 산수유를 좆아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대음, 평촌, 상관마을과 맞닿는다. 넓은 암반이 자리한 계곡 양옆으로 이른 봄이면 노란 산수유 꽃이 계곡과 어울려 장관이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는 여순사건 때 백부전이란 처자가 가계를 이어야 하는 남동생을 대신해 처형장에 끌려가며 불렀다는 ‘산동애가’란 슬픈 노래가 전한다.

잘있거라 산동아 너를 두고 나는간다/열아홉 꽃봉우리 피어보지 못한채로
가마귀 우는골에 병든다리 절며절며/달비머리 풀어얹고 원한의 넋이되어
노고단 골짜기에 이름없이 쓰러졌네.


산수유는 산수유나무 열매를 가리키는데 산동마을의 주작물이다. 이곳 산동에서만 우리나라 산수유의 60%를 생산한다고 한다. 산동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자식들 공부며 시집 장가를 산수유 농사로 다 해결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근자에는 중국산 산수유가 수입되면서 소득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수확철이면 여전히 나이 드신 분들이 오래된 나무를 타고 직접 열매를 수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손을 구하기가 어려워 수확을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 산수유나무 열매
ⓒ 유걸

수확한 열매는 어느 정도 물기를 말린 다음 안에 든 씨앗을 제거하고 다시 말린다.
예전에는 산동여자들이 산수유를 입에 넣고 일일이 씨앗을 발라냈다고 한다. 그래서 산동여자들의 앞니는 많이 달아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보고 산동여자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젊은 처자의 입을 거친 산수유는 약효도 더 좋다 하여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기계가 대신 씨를 발라낸다.

<동의보감>은 산수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성질은 약간 따뜻하다[微溫]. 맛은 시고[酸] 떫으며[澁] 독이 없다. 음(陰)을 왕성하게 하며 신정[精]과 신기(腎氣)를 보하고 성기능을 높이며 음경을 딴딴하고 크게 한다. 또한 정수(精髓)를 보해 주고 허리와 무릎을 덥혀 주어 신[水藏]을 돕는다. 오줌이 잦은 것과 늙은이가 때 없이 오줌 누는 것을 낫게 하며 두풍과 코가 메는 것, 귀먹는 것을 낫게 한다. 열매 살은 원기를 세게 하며 정액을 굳건하게 한다. 그러나 씨는 정(精)을 미끄러져 나가게 하므로 쓰지 않는다. 음력 9-10월에 따서 그늘에서 말린다.’

▲ 12월, 빨간 산수유가 가득 달렸다
ⓒ 유걸

산수유는 어디서든 재배가 가능하다. 요즘에는 조경수로 공원에도 많이 심겨지고 있다. 마당이나 빈터가 있다면 산수유 한 그루 심어보자. 봄에는 노오란 꽃으로 가을에는 빨간 열매로 보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물론이고 한 그루 열매면 넉넉히 수시로 차처럼 끓여 먹어 부부금실을 더욱 좋게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나무가 있겠는가.
  2006-12-08
ⓒ 2006 OhmyNews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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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손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잎이 오므라졌을 때 그 모습이 주먹을 쥔 손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한자로 권백(卷栢)이라 불린다. 또는 펴진 잎 모양이 측백 잎을 닮았다하여 지측백이라 불리기도 한다

 

 

겨울이라 밖에 있던 자잘한 화분들을 집안에 들여놓아 두고 있는데 그 중 하나에 섬노루귀, 소엽풍란, 석위 등과 함께 부처손이 심겨져 있다. 가을에 화원에서 얻어 심은 것이다. 화원 주인이 일러주길 매일 물을 뿌려주어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어디 그게 쉬운가. 매일 집안에만 있는 것도 아니어서 며칠에 한번 생각날 때 물을 주곤 하니 말려 오므라진 잎이 펴지질 않는다. 겨울이라고 집안으로 들여놓으니 마치 말라죽은 것처럼 모양새가 더욱 위축되었다.

싱싱하게 펴진 부처손
www.naturei.net 2006-12-22 [ 유걸 ]


부처손은 부처손과에 딸린 늘 푸른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이 오므라졌을 때 그 모습이 주먹을 쥔 손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한자로 권백(卷栢)이라 불린다. 또는 펴진 잎 모양이 측백 잎을 닮았다하여 지측백이라 불리기도 한다. 또는 생명력이 몹시 질긴 것에 빗대어 만년초, 장생불사초, 회양초(回陽草)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각처 고산 바위 면에 붙어 자란다. 높이 20cm 내외로 가지는 편평하게 갈라지고 앞면은 녹색, 뒷면은 다소 흰빛을 띤다. 습기가 없을 때는 말려 오므라들었다가 습기를 만나면 다시 활짝 펴진다.

 
길이 1.5∼2mm의 비늘 조각 같은 잎이 앞뒤 4줄로 밀생하여 빽빽하게 가지를 이룬다.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꽃을 피우지 않는 대신 고사리처럼 포자낭을 통해 무성번식한다.

부처손의 잎과 줄기
www.naturei.net 2006-12-22 [ 유걸 ]


올해 초 통영의 사량도와 남해 설흘산을 찾아 등산할 때 능선 부위의 암릉구간에서 바위사면에 빼곡히 자라고 있는 부처손을 만났다. 설악산과 내변산의 암릉 구간에서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춥거나 건조한 때여서 활짝 핀 모습을 제대로 보진 못했다.

 
구례읍내에서 구례구역으로 가다보면 오른편에 야생화원이 있는데 이곳에선 자연암석에 석부작으로 꾸며놓은 부처손이 많이 있다. 하우스 안이라 온도가 높고 물을 매일 주어 그런지 활짝 핀 부처손이 그지없이 싱그럽다.

 
부처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지에도 분포한다. 관상용으로 개발된 것만 10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오므린채 바위에 붙은 부처손
www.naturei.net 2006-12-22 [ 유걸 ]


「동의보감」에는 권백(卷栢)이라 하여 부처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성질은 따뜻하고[溫] 평(平)하다.(약간 차다[微寒]고도 한다) 맛이 맵고[辛] 달며[甘] 독이 없다. 여자의 음부 속이 차거나 열이 나며 아픈 것, 월경이 없으면서 임신하지 못하는 것, 월경이 통하지 않는 것 등을 치료한다. 여러 가지 헛것에 들린 것[百邪鬼魅]을 없애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헛것에 들려 우는 것을 낫게 한다. 탈항증(脫肛證)과 위벽증(위벽證)을 치료하고 신[水藏]을 따뜻하게[煖] 한다. 생것을 쓰면 어혈을 헤치고[破] 볶아 쓰면 피를 멎게 한다. 음력 5월, 7월에 캐어 그늘에서 말린다. 모래와 흙이 붙은 밑동은 버리고 쓴다.’

바위 사면에 다닥다닥 붙은 부처손
www.naturei.net 2006-12-22 [ 유걸 ]


안덕균씨는 그의 <원색한국본초도감>에서 부처손에 대해

‘부처손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부처손, 바위손의 지상부이다. 맛은 맵고 성질은 평하다. 효능은 지혈, 활혈, 통경한다. 볶아서 쓰면 각종 출혈증상을 치료하므로 토혈, 대변 출혈, 자궁 출혈에 유효하다. 생것으로 쓰면 혈액순환을 활성화시켜 월경이 없을 때나 월경통에 효력을 나타낸다. 타박상에도 어혈과 통증을 풀어 준다.’ 고 기록했다.

 
토종약초연구가 최진규씨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부처손을 이용해 다양한 암치료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방사선 요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막는 데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갖가지 암에는 부처손 30∼60그램을 물 1되에 넣고 물이 반이 될 때까지 달여서 하루에 3~4번 나누어 마신다. 암으로 인한 출혈을 막는 데에도 좋다고 한다.

석부작으로 꾸며놓은 부처손
www.naturei.net 2006-12-22 [ 유걸 ]

집에서 관상용으로 부처손을 기르자면 암석에 얹어 키우는 석부작 형태가 일반적이다.
번식은 2~3년 된 묵은 포기를 나누어 심거나 장마철에 포자낭에서 싹튼 어린 싹을 옮겨 심는다. 장마철에 저절로 떨어진 잎을 부엽토에 꽂아주어도 뿌리를 잘 내린다고 한다.
빨리 봄이 되어 활짝 편 싱싱한 부처손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걸 기자
[2006-12-21]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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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미래덩굴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청미래덩굴은 굵고 구불구불한 덩이뿌리가 옆으로 길게 뻗어나가며 새줄기를 낸다. 한방에서는 덩이뿌리를 토복령(土茯笭)이라 하여 약재로 이용한다
 
어릴 적 부모님을 도와드린다고 야산에 땔감을 구하러 오르거나 아니면 봄철, 주전부리용으로 진달래꽃을 찾아 인근 산을 돌아다니다 제일 흔하게 맞닥뜨리면서도 또 가장 성가신 것이 맹감 또는 명감나무라 부르던 청미래덩굴이었다.

붉게 익어가는 청미래덩굴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구불구불 엉켜 자란 덩굴줄기는 억셀 뿐만 아니라 사이사이에 가시를 달고 있어 그곳을 뚫고 지나치기라도 할라치면 손이나 얼굴, 옷가지를 긁히는 게 다반사였다. 이른 봄철까지도 구슬만한 빨간 열매를 그대로 매단 경우가 많은데 심심풀이로 입안에 넣고 씹어보다가도 물기도 없이 맹맹한 맛에 이내 뱉어내기 일쑤였다. 맹감이란 이름이 그래서 얻어진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그러나 학창시절 엄하고 무서웠던 선생님이 오래 기억에 남는 것처럼 청미래덩굴은 성가셨었던 만큼이나 나의 어린 추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의 나무가 되었다. 요즘에도 등산을 하거나 숲속 산책길에 청미래덩굴을 만나면 한번쯤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봄에 핀 연노랑 청미래덩굴 수꽃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굳이 어린시절의 추억이 아니어도 청미래덩굴의 앙증맞은 잎과 붉은 열매는 충분히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을 매력이 있다. 갓난아이 손바닥만 한 둥근 잎은 가죽처럼 두껍고 질기지만 햇빛을 받으면 연한 녹색으로 눈부시게 빛난다. 아기재롱구술처럼 뭉쳐 달리는 붉은 열매는 또 어떠한가. 비록 맛은 없지만 산새들의 사랑을 받는 먹잇감이자 사람들에게는 가을철 인기 있는 꽃꽂이 재료로 이용이 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사람들이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쉽지만 봄철 햇빛에 반짝이는 꽃 또한 보석처럼 아름답다. 청미래덩굴은 나무이면서도 특이하게 백합과에 속한다. 자잘하게 매어달린, 노란빛이 나는 연녹색의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백합과의 특성을 그대로 빼닮았다. 꽃잎이 6갈래로 갈라지고 잎맥도 나란하다.

여름철 청미래덩굴 풋열매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청미래덩굴 꽃의 또 하나의 특징은 단성화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그것도 각기 다른 나무에 피는 암수딴나무이다. 수꽃에는 6개의 수술이 달려 있고 암꽃의 암술은 끝이 세 갈래로 나누어진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커다란 잎은 떡을 감싸는 재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경남 의령에서는 6~8월에 청미래 덩굴 잎을 깨끗이 다듬어 급랭시켜 두었다가 겨울철 팥을 넣어 빚은 멥쌀떡을 감싸 망개떡을 만들어 지방 특산물로 팔고 있다. 이렇게 만든 망개떡은 청미래덩굴 잎이 자연 방부제 역할을 하면서 맛과 영양이 오래 유지된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빨갛게 익는다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청미래덩굴은 굵고 구불구불한 덩이뿌리가 옆으로 길게 뻗어나가며 새줄기를 낸다. 한방에서는 덩이뿌리를 토복령(土茯笭)이라 하여 약재로 이용한다. 기근이 심할 때는 이를 구황식물로 이용하기도 했는데 쌀뜨물과 같이 끓여 먹으면 변비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는 청미래덩굴 뿌리에 대해,
‘맛은 슴슴하고 성질은 평하다. 위경, 간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습을 없애며 독을 푼다. 뼈마디가 아픈 데, 매독, 연주창, 헌데, 악창, 수은 중독 등에 쓴다.’ 고 적고 있다.
예로부터 청미래덩굴 뿌리는 성병 치료에 효과가 뛰어나 매독뿐 아니라 임질, 태독, 악창 등에 두루 쓰였다고 한다.

청미래덩굴 덩이뿌리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청미래덩굴 뿌리는 또한 수은 중독 등의 독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최진규의 「토종약초장수법」에는, ‘잘게 썰어 말린 것 15∼30그램을 물 1되쯤을 붓고 그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그 물을 하루 3번 밥 먹기 30분전에 마시고 뜨거운 방에 홑이불을 덮고 누워 땀을 흠뻑 내면 몸 안에 있는 온갖 독이 몸 밖으로 빠져 나오게 된다.’고 적혀 있다.
유걸 기자
[2007-01-19]
출처 : 오두막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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