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정란 이식과 생명공학의 개념
    최근 축산업의 국제경쟁력의 강조되면서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생명공학이란 세포 수준이상의 단계에서 인위적으로 생명체를 조작하는 이론과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세포를 다루는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수정란이식 부문과 이를 이용하여 세포내의 미세한 부분을 조작하여 고부가가치의 생명체를 우리가 의도하는 바대로 생산하는 생명공학부분으로 나눌 수 있겠으나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여 질병없는 가축을 만든다든가 이와는 반대로 특수물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삽입하여 값비싼 특수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가축을 만드는 기술과 같은 것이 곧 수정란이식 기술을 통한 생명공학 또는 유전공학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림 1. 수정란 이식부위
           
  2. 생명공학의 중요성
    한 산업의 다른 산업에 대한 경쟁력이나 국제간의 경쟁력은 그 산업의 생산성에 의해 좌우된다. 축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종래에 있어서 가축의 생산능력을 개선하기 위하여 취해온 유일한 방법으로 인공수정과 선발이 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개량의 속도가 늦어 개량에 대한 양축가의 희망이 충족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제경쟁력의 향상에도 한계가 있어 새로운 개량방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필요성에 부응하여 등장한 것이 바로 생명공학적 기술의 개발과 응용이다.
  유전공학적 기술을 가축생산에 응용하면 선발과 도태에 의존하던 종래의 방법으로는 수십년이나 걸리던 신품종의 창출을 수개월 내지는 수십개월만에 완성해 낼 수도 있고, 이렇게 만들어낸 우량 신품종을 종래의 방법보다 수십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식시켜 농가에 보급할 수도 있다. 또 어느 한 가축 품종에게 전혀 새로운 유전형질을 도입하여, 종래의 가축에서는 생산하지 않던 고가의 부산물질을 다량으로 생산하게 할 수도 있으며,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강한 가축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이적인 속도로 각종 생산물의 품질을 개선할 수도 있다. 나아가서는 태어나는 산자의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바라는 성의 가축을 얻을 수도 있다. 유전공학적 첨단기법이 우리 축산인에게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는 이러한 가능성들은 어느 것이나 가축의 생산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축산업의 산업간 또는 국제간 경쟁력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점이 바로 생명공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까닭이다.
           
  3. 돼지의 생산성과 생명공학
    돼지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이미 개발되었거나 또는 개발과정에 있는 유전공학적 기술은 그 내용이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인공수정을 들 수 있다. 돼지의 경우 인공수정 자체도 해결해야할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지닌 채 이미 산업화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수정란이식도 그 산업적 이용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돼지의 수정란이식과 관련하여, 수정란의 체외생산, 수정란의 양분, 수정란의 분할구 분리 및 핵치환 등에 의한 우수 유전자의 이용효율증대, 수정란의 성감별과 선택적 이식에 의한 산자의 성비조절, 수정란의 동결보존에 의한 유전자 은행의 설치 등이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유전자의 인위적 조작에 의한 돼지생산성의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형질전환 동물의 생산에 관한 연구 또한 활발하게 진행중에 있다.
           
  4. 돼지와 생명공학 기술
    이상과 같이 양돈산업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생명공학적 기술은 다양하지만 이곳에서는 현재까지의 연구된 결과를 중심으로 하여 그 효과와 가능성면에서 기대가 가장 큰 형질전환 돼지의 생산에 관련된 기술만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가. 형질전환 돼지생산의 기술적 기초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도입용 유전자의 클로닝, 이들 유전자의 조직 특이적 발현을 위한 재조합, 재조합 유전자의 수정란내 도입, 도입된 난자 및 수정란의 체외배양과 조직, 수정란의 이식, 태어난 산자에서 도입된 유전자가 삽입되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분석 및 삽입된 유전자의 발현분석 확인 등 일련의 관련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형질전환 돼지의 생산을 위해 개발되었거나 개발중인 기술은 수정란의 전핵에 유전자를 직접 주입하는 현미 미세주입법, 정자에 유전자를 결합시킨 후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으로 도입하는 방법, 리트로바이러스에 의한 수정란의 감염법 및 배아간세포나 원시생식세포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들 방법 중에서도 실효성의 측면에서 현미 미세주입법이 가장 보편화되어 있다.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도 외래유전자가 도입된 수정란을 이식할 경우 약 10%가 산자로 태어나며 이중 7% 정도가 형질전환 동물이 된다. 따라서 산자수가 많은 돼지이외의 대가축에서 형질전환 동물이 생산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2. 성장관련유전자(gGH)를 삽입한      그림 3. 세포기 수정란의 핵에 외래 유전자를
                   유전자 재조합 방법                              주입하는 과정
           
    나. 성장촉진과 지육개선
      여러가지 목적으로 형질전환 돼지의 생산을 시도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성장촉진과 생산물의 품질향상이다. 이 목적을 위해서 성장촉진호르몬을 분비시키는 여러 가지 유전자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유전자 중 성장촉진효과가 있는 것은 돼지 성장호르몬 유전자로서 이 유전자가 도입된 형질전환 돼지의 성장기(2~6개월령)의 일당 증체량은 1,273㎏으로 유전자가 주입되지 않은 돼지의 0.78㎏에 비해 유의하게 성장율이 높았다.
  돼지이외의 다른 동물에서 얻어진 성장호르몬 유전자는 성장촉진 효과는 안정되지 않지만, 체지방을 줄이고 지육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육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금후 성장을 촉진하는 유전자가 돈육의 지방함량을 줄이고 지육을 늘리는 유전자를 동시에 활용하면, 돼지의 성장율을 현저하게 촉진하고 육질을 개선하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 산유능력의 향상
      대개의 가축에서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면 약 15% 정도의 비유능력이 개선된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는 유전자를 도입하여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하면 돼지의 비유능력이 개선된다. 여기에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유전자까지 동시에 도입하면 증가한 유즙중에 면역물질의 함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된 돼지는 비유량이 많아 많은 수의 자돈을 포유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내병성이 강한 자돈이 생산되어 자돈관리가 용이하게 된다. 비유를 통해 면역기능을 강화시킬 목적으로 주로 락토페린 유전자를 도입하고 있다.
           
    라. 부산물의 품질 개선
      유전자조작에 의해 모피와 피혁의 품질을 개선하여 양돈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연구도 추진되고 있다. 또 유전자조작에 의해 생산하는 미근부 난포의 구조를 변화시켜 모피의 품질을 개선하려는 연구도 그 성과가 기대된다. 현재는 실험동물과 면양을 대상으로 하여 이런 종류의 연구가 추진되고 있으니 조만간 돼지에서도 응용되고 모피와 피혁의 품질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마. 내병성의 강화
      유전공학이 추구하는 중요한 목표중의 하나는 가축의 내병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해 바이러스나 특수질병에 대하여 항병성을 향상시키는 유전자를 도입함으로서 돼지의 저항성을 높이는 연구가 시도되어 부분적으로는 산업화단계에 접어들로 있다. 예컨대 MX유정자를 도입하여 생산된 형질전환 돼지는 인프레엔자에 저항성이 강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각광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연구는 백신개발법이다. 다양한 종류의 돼지질환에 관련된 바이러스 유전자를 종입하여 이를 세포내에 도입함으로써 현재까지 보고된 것보다 훨씬 더 효율이 좋고 순도가 높은 백신이 개발되어 시판단계에 이르고 있다(오제스키병, 포리오병 등이 치료를 위한 백신). 또 다른 연구중의 하나는 질병의 사전진단을 목적으로 하는 단일 또는 복합항체의 생산이다. 이들 항체의 생산이 실용화되었거나 개발중인 단일항체는 돼지항산균증(응집반응에 의해 마이코박테리아 등의 감염을 진단), 장관병원성대장균병, 부루세라병, 포도구균병, 돼지콜레라, 돼지전염성위장염 등의 진단을 위한 것이다.
           
    사. 사료효율의 향상
      가축의 사료효율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유전공학적 기법이 동원되고 있다. 첫째는 제 1위내의 미생물을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개량하여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에 의해 사료의 섬유소 소화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고 둘째는 강력한 섬유소 분해효소를 분비하는 유전자를 수정란에 도입하여 형질전환 가축을 생산함으로써 가축자체에서 분비되는 효소에 의해 사료의 소화효율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지만 위내 미생물의 단백질 구조를 인위적으로 변경시키면 나쁜 영향이 나타날 위험성도 없지 않다. 예컨대 유전자가 변형된 유용 미생물이 기존의 미생물에 비해 생존능력이 떨어져 소화효율의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 반추동물뿐만 아니라 돼지와 같은 비반추동물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그 장래가 크게 기대된다.
           
  5. 문제점과 금후의 과제
    이상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형질전환 동물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생명공학적 기술은 두 가지로 크게 대별된다. 첫째는 목표로 하는 외래유전자를 확보하고 이 유전자를 동물에서 효율적으로 발현시켜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직하는 기술이다. 또 다른 하나는 조직 유전자를 연구대상의 동물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대리모의 몸에 이식하여 최종적으로 형질전환 동물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희망적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돼지에 있어서는 유전공학은 아직은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기술이 더욱 다양화되고, 구체화되어 양돈업의 경쟁력제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초기술, 예컨대 시험관내에서 다수의 수정란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 각종 재조합유전자를 제조하는 방법, 재조합유전자를 수정란내에 효율적으로 주입하는 방법, 주입된 유전자가 높은 비율로 결합되고 그것이 생리적으로 발현되도록 하는 방법 및 생산된 형질전환 돼지의 생리상태와 실제생산능력에 대한 검정 등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단계에서 성급하게 유전공학적 기법을 도입하여 시행착오를 반복할 필요는 없지만, 항상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면서 가능한 단계에 도달하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질 필요는 있다.
  형질전환 동물의 생산과는 다른 또 하나의 생명공학 기술은 배양중인 세포로부터 다수의 유용생리활성물질, 즉 성장호르몬과 같은 물질을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하여 돼지의 복강내에 투여함으로서 정장촉진, 육질개선, 또는 사료효율의 증진을 꾀하는 것이다. 그 위에, 이들 세포에 항체유전자 및 백신생산을 위한 유전자를 도입하여 항체를 대량생산함으로서 돼지질환을 사전에 진단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유전공학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미래의 양돈업은 유전공학의 활용여부에 의해 승패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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