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벌써 와 있었다.
토요일 오후 다락골 쉼터 이웃할머님께 전화했다.
일기예보에서 비가 월요일까지 내릴 거라 했다면 애써 내려와도 밭에도 들어
갈 수 없다며 있는 그대로 이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다음 주에 내려오라 한다.
올 농사에 쓸 퇴비를 농협에 함께 신청해 달라 부탁드리고 수화기를 내려놓았지만 마음은 벌써 다락골에 와 있다.
당장 작년가을 심어 놓은 매실나무의 접목 부위 비닐을 제거해야하고 마늘밭에도 웃거름을 주어야하고 퇴비며 석회비료를 시비해야하는데.......
2주째 주말에 계속내리는 비 때문에 겨울 내내 비워둔 쉼터 생각에 마음이 답답했다.
보지 않으니까 관심도 자꾸 멀어지는 느낌이다.
일요일 아침 “귀찮은데 잠이나 퍼 자야지” 하는 게으름도 잠시 평소와 다르게
일찍 일어나 부산을 떤다.
우중충한 겨울기분도 씻어낼 겸 아파트 베란다에 방치해둔 화초들의 분갈이와
야콘모종 가식을 실시했다.
화창한 봄날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꾸물꾸물한데
봄기운이나 충전할까하는 바램으로 사진기를 챙겨들고 마을 어귀로 무작정 나섰다.
빛바랜 흑백사진인양 단색으로 치장했던 서걱거리기만 하던 도시의 한 귀퉁이에도 초록, 노랑, 분홍의 봄 빛깔로 차츰 차츰 덧칠되기 시작했다.
엊그제 산수유가 피었다고 남녘에서 봄소식을 전해 들은 것 같은데 벌써
이곳에도 산수유며 진달래, 개나리, 목련이 흐르러지게 피어있다.
척박한 땅에 뿌리박고 모진 삭풍을 이겨낸 나뭇가지마다 봄이 움트기 시작했다.
봄바람이 스쳐 지나간 대지는 예외 없이 생명의 기운으로 꿈틀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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