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100일동안 붉은꽃 ‘활짝’ … 조경수로 인기


‘비단 같은 꽃이 노을빛에 곱게 물들어서 정원가에서 환하게 사람의 혼을 뺄 정도로 아름답게 피어 있으니 풍격(風格)이 최고다.’ 조선 초기 문신이자 서화가였던 강희안이 꽃과 나무의 특성·품종·재배법을 정리한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원예서인 〈양화소록〉에 자미화(배롱나무)를 소개하고 있는 글이다.
배롱나무는 100일 동안 붉은 꽃이 피어 있다고 해서 ‘백일홍(百日紅)’이라고 하며, 1년생 초화인 백일홍과 구분하기 위해 ‘목백일홍’이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궁궐 안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 위에도 배롱나무가 심겨 있다.
배롱나무는 키가 6m까지 자라고 가을이 되면 낙엽이 지며 중부 이남지방에서 잘 자란다. 내한성이 약해 서울 등 중부 이북에서는 이식 초기에 월동을 위해 짚으로 줄기를 싸줘야 한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 현상 등의 영향으로 서울지역에서도 월동에 큰 문제는 없다. 나무 껍질은 연한 홍자색을 띠고 매끄럽다. 잎은 마주나고 잎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잎자루가 없다. 7~9월에 붉은색의 꽃이 핀다. 흰꽃이 피는 품종인 흰배롱나무도 있다.
배롱나무는 도심지 조경용으로, 전라·충청지역 등에서는 가로수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산림청 통계에 의하면 2005년에 약 135만그루가 생산됐다. 번식은 지난해 자란 가지를 15㎝ 정도 길이로 잘라 삽목하거나, 가을에 종자를 채취해 봄에 일찍 파종하면 된다. 재배 적지는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다. 토질은 별로 가리지 않으나 배수가 잘 되고 토심이 깊은 사질양토가 좋다.
양재동 묘목시장에서 삽목 2년생은 1,500원에 거래된다. 2~3년생의 묘목을 3~4년 재배하면 키가 2.5m, 나무 지름 6㎝ 정도로 자란다. 나무를 심는 간격은 1.2m×1.2m가 적당하다. 가장 많이 거래되는 규격은 지름 8㎝와 10㎝인데, 농장에 서있는 상태로 거래되는 것의 가격은 5만원과 8만원 선이다. 지름 15㎝는 25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배롱나무는 중국 당나라의 백낙천이 그 아름다움을 시로 표현할 정도로 꽃과 나무의 형태가 아름답다. 특히, 꽃이 드문 여름철에 붉은색의 아름다운 꽃을 약 100일 동안이나 볼 수 있어 공원 등의 조경수로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수종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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