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은 파래진다.” 라는 이탈리아 속담이 있다. 환자 수가 줄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될 만큼 토마토에는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다. 토마토는 암과 성인병을 예방하고 피로 회복에도 좋은 데다 지방 분해 효과까지 두루 갖춘 손꼽히는 웰빙 음식이다.

 

 빨갛고 앙증 맞은 외모에 각종 몸에 좋은 성분으로 속까지 꽉 들어찬 토마토가 요즈음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토마토를 먹고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사례가 미국 전역에서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중순 처음으로 감염 신고가 접수된 후 지난 12일까지 총 228건의 감염 사례가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토마토 요리를 먹은 67세 남성이 숨지는 일까지 발생해 미국 전역이 토마토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은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토마토의 근원지를 찾으려 노력 중이나 아직 확실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토마토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대형 유통마트에서는 토마토 취급을 중지하고 있으며 토마토 생산농가에는 출하하지 못 한 토마토들이 쌓여만 가는 실정이다. 보건 당국이 살모넬라균의 진원지를 멕시코 산 토마토로 의심해 경고 발령을 내림에 따라 교역 문제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살모넬라 식중독이라 하면 달걀이나 식육제품부터 떠오른다. 열에 약한 균이라(62~65℃에서 30분 동안 가열하면 사멸된다.) 주로 덜 익힌 고기나 가열한 뒤에 살모넬라균에 노출된 식육제품에서 발생한다. 이런 살모넬라균이 어쩌다 토마토 같은 채소류에 오염돼 식중독을 일으키고 있을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재배하는 과정에서 다른 동물의 분변에 포함됐던 살모넬라균이 토마토에 오염됐거나 수확 및 포장 과정에서 감염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또 토마토가 익히지 않고 먹는 식품이다 보니 다른 식육 제품과 함께 칼로 써는 과정에서 식칼이나 도마로부터 감염됐으리라는 추측이다.

 

 수입해서 먹는 농산물도 많고 쇠고기, 닭고기 등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로 큰 혼란을 겪었던 터라 미국의 토마토 소동이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문제가 되는 토마토 품종(플럼토마토, 로마토마토, 스테이크토마토 3종이다.)은 우리나라에서는 재배되지 않는 품종이며 식약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미국으로부터 토마토를 수입한 일이 없다고 한다. 케첩과 같은 토마토 가공품들은 수입되고 있지만 이미 충분한 가열을 거친 이후라 감염원인이 되지 못 한다. 미국에서는 밭에서 주로 재배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토마토는 대부분 시설 안에서 재배하므로 동물의 배설물로 인해 토마토가 균에 오염될 확률도 희박하다.

 

 그럼에도 자꾸만 의심의 눈초리로 토마토를 바라보게 된다면 토마토를 익혀 먹어보자. 토마토는 익혀서 먹을 때 흡수도 더 잘 되고 라이코펜 같이 암을 예방하는 성분도 증가한다. 평소엔 세포벽에 단단히 잘 흡수되지 못하던 성분들이 조리 과정에서 세포벽이 파괴되고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포장이나 수송 단계에서 오염됐을 지도 모르는 세균을 방지하기 위해 깨끗한 물로 여러 번 씻어서 먹고 식육이나 어패류 요리에 사용했던 칼이나 도마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도 살모넬라균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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