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저병원성의 조류인플루엔자(영문명: avian influenza)가 발생했을 때만 하더라도 수의학을 전공한 사람도 교과서에서나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반인들도 모두 알고 있는 유명한 질병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국민들이 알고 있는 ‘조류독감’ 혹은 ‘조류인플루엔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영문 약어로 흔히 HPAI로도 사용)입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세계적으로 2003년도 이전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21건의 발생만 있었던 것과 달리, 2003년 말 이후 현재까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에서 총 6,400건이 넘게 발생했으며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2004년, 2006/2007년과 2008년도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종식시킬 수 있었습니다. 한 번 발생하면 농가 및 관련업계에 막대한 경제적인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혹시나 닭고기, 오리고기 등을 먹고 감염되지 않을까, 공원이나 야외에서 비둘기와 같은 조류를 보기만 해도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등 공포심과 불안감을 주었던 질병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여 이러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합니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는 제1종 가축전염병


조류인플루엔자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한 질병으로, 닭, 칠면조 등의 가금류에 피해를 주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입니다. 원래 이 바이러스는 이들의 자연 숙주인 야생조류에서는 일반적으로 감염되더라도 병원성을 나타내지 않는 상태로 존재하다가 닭과 칠면조와 같은 가금에 감염될 경우 급격한 진화를 하며 병원성이 높은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되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발생하면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질병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혈청형이 다양한 것이 특징인데, 두 종류의 단백질(HA, NA*)에 의하여 혈청형이 결정되며 현재까지 HA는 16종류, NA는 9종류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런 병원성과 혈청형이 결정되면 예를 들어 ‘H5N1형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라는 식의 분류가 되며, 바로 이 H5N1형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주범입니다.   

 

 

장거리 전파의 주범은 철새 … 도래지 방문 후 농가출입은 삼가


국가간에 조류인플루엔자가 전파되는 경우는 야생철새와 밀수되는 애완조류 등의 조류에 의한 경우, 질병이 발생한 나라에서 온 여행객과 노동자 등 사람에 의한 경우, 감염된 축산물 혹은 동물에 의한 경우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장거리 전파의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철새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철새가 날아오는 계절에 좀 더 집중적인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철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갖고 있지 않으며 일부 감염된 개체가 있다 하더라도 직접 만지거나 접촉하지 않는 한 사람에게 감염되지는 않습니다. 혹시 철새도래지, 새들이 날아오는 논·밭 등을 방문한 경우에도 손과 신발 등을 잘 씻으면 감염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철새도래지 방문 후에 농가에 출입하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질병을 전파시키는 일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니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농장 출입시는 신발, 차량 모두 철저하게 소독 

 

일단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농장 간에 전파가 되는 요인으로는 오염된 분변이나 동물의 이동, 사람의 의복이나 신발, 차량, 기구, 달걀껍질 등에 묻어서 전파됩니다.  

따라서 농장을 출입할 때 농장 관리자나 방문객은 손과 신발을 잘 세척·소독하고 농장 전용 작업복과 장화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모든 차량과 기구 등도 매번 출입 시마다 반드시 소독해야 하며, 혹시 먹이를 찾아 들어오는 야생조류를 막기 위한 그물망 설치 등을 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지금은 해마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겨울철새가 도래하는 계절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자연과 함께 공존하면서, 동시에 조류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일은 기본적인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 HA(헤마글루티닌, Hemagglutinin; 혈구에 부착하는 혈구응집소)
  NA(뉴라미니다아제, Neuraminidase;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포에서 떨어지도록 하는 효소)

출처:농림수산식품부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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