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째.
쉼터 처마 밑에 삶을 돼지고기를 매달았습니다.
다락골에 터를 마련하고
한해도 빠짐없이 이어오는 행복나누기.
올해도 딸만 다섯인 처가 형제들이
다락골에 모여 김장을 합니다.

처음에는
배추 절이기부터
양념 만드는 법까지
장모님 손에서 결정되었는데
세월이 흘러
지난해까지는 자기 김장은 손수하셨는데
착한 치매 초기
함께하는 것만으로 위안입니다.
넉넉하게 250포기 배추 심었는데
무름병으로 50여 포기는 잃고
동네집에 30포기 나누주니
올해 김장할 배추는 170포기.
그래도 알타리무.돌산갓이 잘 되어
부족하지는 않은듯 싶습니다.

복불복.
싐터 거실 바닥에
절인배추가 깔리고
양념장이 올려지자
왁자지껄
한참 떨들고 흥겹던 분위기가
일순간에 침묵모드.
쓱쓱
양념 버무린 소리만 들립니다.
집중,집중,집중.
자기가 머무린만큼 가져가는 방식이라서
각시가 버무려 김치통에 담아놓으면
서방들은 자기차 트렁크에 차곡차곡.
누가 얼마 가져가는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두시간도 채 되지않은 시간에 끝나버린
김장배추 버무리기.
뒷거지하는 모습에서
흥겨워하는 걸 보니
모두 각자가 목표했던 양은 채운듯싶습니다.
함께하니
이것이 행복이지요.

'다락골사랑 > 다락골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면 폐슬레이트 지붕 철거  (0) 2022.10.04
석면 슬레이트 철거 지원요청  (0) 2021.12.15
100일 배추  (0) 2020.07.29
비 설거지.  (0) 2020.07.27
황매 수확 마무리  (0) 2020.07.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