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아가씨 (바위취) | |
안녕하세요. 친구와 함께 놀러 나왔어요.
우린 춤추기를 좋아해요. 혼자보다는 여럿이 어울려서 놀기를 좋아하지요.
친구중에는 수줍음이 많아 얼굴을 바로 내밀지 않는 친구도 있어요.. 하지만 조금 있으면 함께 놀 수 있어요. 지금은 쑥스러워해요. 동생도 따라왔어요. 그런데 좀 어려요.
이렇게 놀다보면 다른 친구들도 몰려와요.
몸을 빙그르르 돌리다보면 어지럼증이 들기도 하지요.
한참을 춤추고 놀다가 멈춰 쉬기도 해요.
하지만 6월의 미풍이 불면 다시 춤추고 놀아요. 음악이 있으면 더 좋지만 우리 무도장의 쥔은 아직 음악을 다룰 줄 몰라요. 약간의 바람만 불어도 춤출수 있으니 노는데는 부족함이 없어요.
손을 잡고 춤을 추기도 해요.
친구들이 너무 많이 몰려왔어요.
누군지 소개를 해 달라구요. 사람들은 우릴 이런 모습으로 알고있어요.
그늘진 곳에 잘 자라고 자생력이 강한 흔해빠진 화초의 하나지요. 한번 심으면 번식력이 뛰어나 다른 식물들은 발붙일 여유를 주지 않아요. 눈이 잘 가지 않는 건물 뒷편이나, 다른 화초가 잘 자라지 못하는 곳에 주로 심어요.
하지만 섭섭해요. 우리가 이렇게 아름다운데 그걸 잘 몰라 주는 것 같아서요. 우릴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20cm 이내로 접근해야만 해요.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에 다가갈 수 있는 거리지요. 서로 가슴이 콩닥거리고, 숨소리가 들리고 입술이 닿을 만큼요. 제 입술은 달콤하고, 꿀이 발려져 있고 상큼한 향기도 있어요. 예쁘게 화장도 했고요. 그러니 당장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어여쁜 아가씨에 못지 않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지나치며 슬쩍 바라볼뿐 다가오지 않더군요. 사람들 사이에는 이렇게 다가가면 부적절한 관계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저희들과의 사이에는 부적절한 관계란 있을 수 없어요.
아무리 여러명의 파트너를 사귀어도 누가 욕하지 않아요. 관심을 가지고 다가와 주셨으면 해요. 우리에게도 그렇지만 다른 식물이나 꽃에도 가까이서 봐 주셨으면 해요. 우리 이름은 범의귀과에 속하는 바위취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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