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거의 모든 작물에 발생하나 박과 작물과 고추에 피해가 큰 병해로 잎, 잎자루, 줄기, 과실에 발생한다. 고추에서는 역병과 더불어 가장 피해가 큰 병해다. 예전에는 생육후기(8월 이후) 붉은 고추에 주로 발생하였으나 최근에는 풋고추와 어린 묘에도 발생된다. 여름철 고온기에 비가 잦은 해에는 대 발생된다. 수박, 오이, 참외 등의 박과작물의 경우 탄저병균의 생육온도가 덩굴마름병(만고병)균과 비슷하고 발생생태도 유사하여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비가림을 한 시설재배에서는 병 발생이 다소 미약하지만 생육기에 비가 자주오면 노지에서 대 발생하여 큰 피해를 주는 매우 중요한 병해이다.
병원균 및 발생생태
병원균은 Colletotrichum 속균(완전세대명; Glomerella spp.)으로 종자 혹은 병든 식물체 조직에서 월동하고 이듬해에 분생포자를 형성하여 1차 전염원이 된다. 분생포자 덩어리인 포자층은 끈끈한 점질물로 쌓여있어 건조한 공기로는 잘 전염되지 않으며 여름철 장마기에 비가 잦으면 비바람에 의해 튀어 전파되고 수확기에 발생이 많다. 박과류의 경우 덩굴마름병균과 달리 병반부위에 흑색의 소립(병자각)이 형성되지 않고 연분홍색을 띤 분생포자층이 형성되며 분생포자에는 격막이 없다. 병원균의 생육온도는 6∼32℃이며 발병적온은 22∼25℃이다. 질소질 비료를 과용하거나 편용하면 병 발생이 많아지고 연작을 한 포장에서는 포장내에 이병잔재물이 누적되어 병 발생이 점차 증가된다.
발생부위별 증상
잎에는 초기에 황갈색 혹은 암갈색의 원형 병반으로 나타나고 진전되면 원형 내지 부정형의 큰 병반으로 확대되는데 오래되면 잘 찢어지고 구멍이 생긴다. 잎자루와 줄기에는 타원형의 움푹 들어간 병반으로 나타난다.
과실에는 원형 혹은 타원형의 약간 움푹 들어간 병반으로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엿빛의 작은 반점이 생기고 확대되어 점차 윤문이 생긴다.병반 주위에는 흑색의 소립이 생기거나 습도가 높은 고온기에는 적황색의 포자 덩어리가 형성된다. 노지 고추의 과실에는 처음에 수침상으로 약간 움푹 들어간 원형반점으로 나타나고 진전되면 병반이 원형 내지 부정형의 겹무늬 증상으로 확대되고 마른다. 병반부위에는 담황색 내지 황갈색의 포자 덩어리가 형성되고 심하게 병든 과실은 비틀어지고 미이라처럼 말라버린다. 오이 과실에 발생하면 과실이 안쪽으로 구부러 지고 참외나 수박에는 원형병반이 점차 겹둥근무늬로 바뀌면서 함몰된다. 박과류 탄저병은 국부적으로 생기며 습기가 수침상으로 불규칙하게 썩기도 한다.
방제대책
공기 전염성 병원균이므로 포장위생에 특히 유의해야 하며 건전주에서 채종한 종자를 사용하고 종자는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해야 한다. 병든 부위나 식물체는 일찍 제거하고 수확후에 병든 식물체의 잔재물을 모두 없애 다음해의 전염원을 줄여야 한다. 질소질 비료 편용을 피하고 식물체가 튼튼하게 자라도록 재배한다.
밀식을 가능한 피하고 통풍이 잘 되게 하며 병원균이 비바람, 태풍, 혹은 폭풍우에 의해 비산하므로 가능한 비가림 재배를 하면 병 방제에 효과적이다.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발병초기나 예방적으로 등록약제를 정량으로 살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발병이 급격해 지면 4∼5일 간격으로 약제를 2회 살포하고 예방적으로는 발병기에 7∼10일 간격으로 1∼2회 살포한다. 재배 품종간 탄저병에 대한 저항성 정도가 다르므로 저항성 품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