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김만조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수과)
우리나라의 기후풍토에 적합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에 부응할 수 있는 고품질의 밤 신품종 개발은 한국밤의 국제경쟁력 향상 및 세계적인 브랜드화로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개발되어 현재 보급준비단계에 있는 가공용으로 적합한 ‘대한’과 생식용으로 우수한 ‘미풍’의 특성 및 향후 보급계획에 대해 살펴본다.



머리말

밤은 연간 1,800억 원 내외의 농가소득을 올리는 농·산촌의 주요 소득작목으로 우리나라 임산물의 생산 및 수출 부문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WTO/DDA, FTA 등 세계교역이 자유화와 개방화로 급변함에 따라 국내 밤 시장의 개방 확대는 불가피한 추세이고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수출경쟁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우리나라 밤 산업은 현재 매우 어려운 실정에 놓여 있다.
그 동안 밤의 수출 의존적인 구조를 감안할 때 국내 밤 산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적 대안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신품종 개발 및 품종 고유의 특성을 감안한 안정재배기술의 확립 등 재배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밤나무는 다른 농작물과 달리 품종선택이 경영상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므로 우량품종의 선택이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기후풍토에 적합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에 적합한 고품질의 밤 품종을 만들어 낸다면 밤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신품종 육성내력

대한(大韓)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1980년에 단택(丹澤) 품종을 모수로 하고 안근(岸根) 품종을 화분수로 인공교배하여 얻어진 차대묘를 대상으로 과실 특성과 수확량 등 형질검정을 통해 1990년에 1차 선발한 후 지역적응성과 재배안정성 검정을 거쳐 2004년에 최종 선발하여 명명하였다.

미풍(味豊)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교항리의 토종밤나무(천연기념물 제97호, 1997년 낙뢰로 고사)를 유전자원 보존 목적에서 접목 증식하여 보존하던 중 재배가치가 인정되어 과실형질 및 재배안정성 검정을 거쳐 2006년에 최종 선발하여 명명하였다.

품종별 형태 및 재배적 특성

대한
가. 생육 및 형태학적 특성

수형은 반직립형으로 수세는 강한 편이고 가지 발생이 많은 편이어서 정지전정을 통한 수형조절이 용이하여 저수고 재배에 적합함.

추위에 강한 편이어서 해발고가 높은 산간지역을 제외한 중부 지방에 재배가 가능하며, 밤나무줄기마름병과 밤나무혹벌에 대한 내성이 강한 편임.

동아는 흑적색으로 끝모양이 뾰족한 예두형이며 동아의 윗부분에 털(單毛)이 있음. 휴면지는 적갈색을 띠고 가지 표면에 털이 없음.

수관 외부의 잎은 안쪽으로 약간 말리는 특성이 있으며, 엽거치는 미철형임.
나. 개화 및 결실특성

6월 중순에 개화하며, 암꽃은 수꽃보다 2~3일 정도 일찍 만개하고, 결과지당 웅화수의 양이 적음.

결과모지의 발달이 우수하고 결과모지로부터 결과지의 발생 및 생장도 충실하여 결실성이 매우 높음. 과다결실되면 수세가 약해지고 품질이 저하됨.

밤송이의 가시밀도는 보통이나 중간부위에서 많이 갈라져 조밀하게 보이며, 송이당 함과수는 2.3개임.

저수고 집약재배시 수관점유면적 1㎡당 수확량이 0.81kg으로 수량성이 매우 높음.
다. 성숙기 및 과실특성

9월 중순에 성숙하며 과실의 형태는 둥근삼각형으로 밤알은 밤송이 속에서 성숙하여 밤송이째로 떨어지며 과정부에 털이 있음.

과실은 진한 갈색을 띠고 광택이 우수하며 외피와 내피가 두꺼운 편임. 평균입중이 30g 내외로 초대립종에 속함.

과실은 단맛이 다소 적고 과육이 무른 편이나 열과와 다배과(쌍밤)가 적어 생식용보다는 깐밤이나 가공용으로 적합함. 저장성과 군밤시 내피박피성은 보통임.
라. 재배상 유의할 점

비옥지에서 집약재배에 적합한 풍산성 품종으로 어린 나무에서도 결실이 잘되며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에 비해 과실이 매우 크고 수확량이 많음.

가지발생이 많아 저수고 수형조절이 용이하고 해거리 현상이 적어 집약적인 관리를 할 경우 매년 안정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있음.

세력이 약한 가지에서도 암꽃이 잘 달리고 생리낙과가 적은 편이어서 정지전정 및 비배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과다결실로 과실이 작아지고 수세가 약화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정지전정과 충분한 비배관리가 반드시 필요함.

밤송이가 많이 달린 해에는 착구부위 위 신초지의 생장이 부진하여 엽량부족으로 과실품질에 지장을 초래하므로 7월 중에 엽면시비를 1∼2회 하여 신초지의 2차 생장을 유도하도록 함.

정지전정 방법
식재 후 4~5년까지는 수관의 중앙부에 위치한 주간을 제거하여 수관의 조기확대를 꾀하고 수고생장은 억제하도록 함.
쪾 식재 후 7~8년이 경과하여 수세가 안정되고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한 성목기에는 다른 품종에 비해 강도의 솎음전정을 실시하여야 하며, 전정 후 수관점유면적 1㎡당 남겨지는 충실한 결과모지(기부직경 8㎜ 이상)가 3~4개 정도 되도록 함.

정지전정 방법
식재 후 3~4년 정도 경과하면 수관의 중앙부에 위치한 주간을 제거하여 수고생장을 억제하도록 하고 수관의 조기확대를 꾀하여 저수고 수형으로 유도하도록 함.
쪾 다른 품종에 비해 결실성이 떨어지므로 성목기의 정지전정은 솎음전정 위주로 실시하여 전정 후 수관면적 1㎡당 남겨지는 충실한 결과모지(기부직경 8㎜ 이상)가 6~7개 정도 되도록 함.


미풍
가. 생육 및 형태학적 특성

수형은 반직립성이고 수세가 강한 편이어서 토양에 대한 적응성이 넓으나 건조한 곳은 피하는 것이 좋음.

추위에도 강하여 해발고가 높은 산간지역을 제외한 중부 지방에서 재배가 가능하며, 밤나무줄기마름병과 밤나무혹벌에 대한 내성이 있음.

동아는 흑적색으로 끝모양은 편평한 둔두형이고 동아의 윗부분에 털(單毛)이 있음. 휴면지는 굵은 편이고 적갈색을 띠며 가지표면에 털이 없음.

잎은 크기가 작은 편이며 안쪽으로 약간 말리는 특성을 지니고 있음. 엽병의 길이는 짧으며 엽거치는 미철형임.
나. 개화 및 결실특성

6월 중순에 개화하며, 암꽃이 수꽃보다 2~4일 정도 일찍 만개하는 경향이 있음.

결과모지당 발생하는 결과지 수와 결과지당 착구수가 많지 않아 결실성은 보통 수준임.

밤송이의 가시는 짧고 억세며 밀생하고, 밤송이살이 얇아 밤송이에 비해 과실이 큰 편임. 송이당 함과수는 2.1개임.

저수고 집약재배시 수관점유면적 1㎡당 수확량은 0.40kg으로 수량성이 양호한 편임
다. 성숙기 및 과실특성

9월 말~10월 초순에 성숙하며 과실형태는 편원형으로 좌면의 크기는 보통이고 과정부에 털이 있음.

과실은 진한 갈색을 띠고 광택이 우수하여 과실 외관이 뛰어남. 평균입중은 27g 내외의 초대립종으로 외피와 내피가 두꺼운 편임.

열과와 다배과가 적어 과실품질이 뛰어나며, 과실은 단맛이 많고 과육이 단단한 편이어서 식미가 뛰어나므로 생식용으로 적합함. 저장성이 우수하며 대립성이어서 가공용으로도 적합하고 군밤시 내피박피성도 양호함.
라. 재배상 유의할 점

토심이 깊고 비옥하며 수분이 적당한 양토나 사질양토가 적지임. 어릴 때부터 암꽃이 잘 달리며 밤알이 크고 균일하나 다른 품종에 비해 결실성은 떨어지는 편임.

식재 후 7~8년이 경과하여 수세가 안정화되는 성목기에 도달하게 되면 결실성이 좋아지며 안정적인 수확량을 보임. 과다결실되면 이듬해 해거리 현상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철저한 정지전정 및 비배관리를 통해 수세를 건전하게 유지함.
신품종의 보급절차 및 계획
2008년부터 밤나무가 UPOV(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에서 운영하고 있는 신품종보호제도의 보호대상수종으로 지정되므로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품종보호권의 행사를 통해서만 보급할 수 있다. 따라서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2008년 2월 중에 종자산업법에 의거 임업관련 기관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공개매각을 통해 통상실시권으로 계약하여 소수의 선정된 기관(단체)을 통해서만 신품종의 묘목을 공급할 계획이다. 품종보호권의 실시기간은 품종보호기간 중 계약일로부터 7년 이내로 할 예정이며, 품종사용료는 최근 3년간 묘목 유통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 본당 판매예정가의 2%로 정할 방침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개발한 신품종의 품종보호권 행사시 최근에 개발된 대한(2004년)과 미풍(2006년)뿐만 아니라 과거에 개발된 대보(1998년), 박미 1·2호(1998년), 광은(1988년), 평기(1988년) 등 품종보호기간(25년)을 경과하지 않아 신품종보호를 인정받을 수 있는 육성품종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2008년부터는 밤나무에 대한 품종보호제도의 시행으로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개발한 신품종을 무단으로 증식·판매·조제·양도·대여·수출 등을 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종자산업법 제169조의 품종보호권 침해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 단, 농민이 신품종을 구입하여 재배목적으로 자가증식용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농작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예외로 인정된다.
신품종의 연차별 보급계획을 보면 2008년 11월부터 품종당 50,000본씩 전국적으로 재배자에게 보급될 예정이며, 2009년 11월 이후부터는 연간 500ha(최근 5년간 연평균 조림면적의 약 18%) 이상의 면적에 보급이 가능하며, 신품종 대한과 미풍 외에도 대보 등 기존 품종도 함께 식재되므로 보급수량은 시장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맺는말

신품종 대한과 미풍은 국제적으로 날로 강화추세에 있는 품종보호제도에 맞서 현재 우리나라 밤나무 재배면적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축파, 유마, 은기 등 대립계통의 일본품종을 한국밤 브랜드의 신품종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신품종은 저수고 집약재배에 적합한 품종으로 밤알의 크기가 대부분 특대율(3L)인 고품질이고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높아 중국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소비형태의 다양화 및 고급화 추세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 과실크기 비교
미풍 과실크기 비교
대한 결실모습
미풍 결실모습
대한 밤송이 열개
미풍 밤송이 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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