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생이국
ⓒ 조찬현
혀끝에 착 감긴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바다의 귀족으로 알려진 매생이국은 굴을 함께 넣고 끓여야 제 맛이다. 굴을 넣어 끓인 뜨끈한 매생이국을 후루룩 마시면 속풀이에 아주 그만이다. 담백하고 시원한 매생이국으로 쓰린 속을 달래보자.

전남의 장흥, 강진, 완도, 고흥 등의 청정바다에서만 생산되는 매생이는 한겨울인 1~2월에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계절 음식이다. 매생이는 엽록소와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흡수가 잘 되며 변비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아직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좀 낯선 음식이다.

영양 가득한 자연의 선물 '매생이'

▲ 한 재기씩 차곡차곡 쌓아 놓은 매생이
ⓒ 조찬현
갈파래목 매생이과의 녹조류인 매생이는 '파래'를 닮았다. 생육조건이 까다로운 매생이는 겨울철에 가장 잘 자란다. 바다가 깨끗하고 물살이 고요한 연안에서만 산다.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자라지 않고 녹아 버리는 습성 때문에 무공해식품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매산태' '매산'이라고 소개되어 있으며 "누에 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빛깔은 검푸르며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장흥의 특산품으로 임금님께 진상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매생이는 영양 가득한 자연의 선물이다. 맛과 향이 그윽하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안성맞춤이다. 국물이 시원하고 부드러워 숙취 해소에 제격이다. 그래서 주당들이 해장으로 즐겨 찾는다. 특히 칼륨, 철분, 요오드 등의 무기염류와 비타민A, C, E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어린이 성장발육촉진 및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험이 있다.

뜨거운 매생이국을 한 숟갈 떠서 후후~ 불어가며 먹으면 입안에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단맛이 듬뿍 우러난다. 굴을 함께 떠먹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매생이가 입안에 사르르 녹아들면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린 느낌이다.

▲ 채취해온 매생이를 손질하고 있는 아낙
ⓒ 조찬현

▲ 매생이를 손질하고 있는 아낙
ⓒ 조찬현
이렇듯 맛과 영양이 뛰어나기 때문에, 최근에는 매생이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매생이 탕, 매생이 칼국수, 매생이 부침개, 매생이 묵, 매생이 막걸리까지 미각을 돋우는 새로운 음식들이 선보이고 있다.

매생이는 뜨거워도 김이 나지 않기 때문에 멋모르고 먹다가 입을 데이기 일쑤다. 그래서 옛 속담에도 '미운 사위에게 매생이국 준다'는 말이 있다. 산지에서 채취한 매생이는 어른 주먹만큼 뭉쳐서 파는데 이걸 '재기'라고 한다. 한 재기면 어른 4~5명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매생이국 이렇게 끓여요

▲ 연한 소금물에 잘 씻어 놓은 매생이
ⓒ 조찬현

▲ 보글보글 끓고 있는 매생이국
ⓒ 조찬현
- 매생이를 연한 소금물에 넣고 잘 씻어 불순물을 제거하고 소쿠리에 건져 물을 뺀다. 굴도 잘 씻어 미리 준비해 놓는다.
- 달궈진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마늘과 굴을 넣고 볶는다.
- 냄비에 물 2컵을 붓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매생이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 이때 매생이가 아래쪽까지 잘 풀어지도록 저어준다. 보글보글 끓으면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한다.

이렇게 해서 먹는 매생이국은 입에 착착 감기며 살살 녹는다. 이따금씩 씹히는 살이 통통 오른 굴의 식감 또한 별미다. 매생이국은 혀끝에 착 감기는 시원한 맛이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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