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의 가치 재발견-⒁ 진도홍주
 

‘화끈한 맛’과 ‘화려한 빛깔’의 유혹

화끈한 맛과 그 화려한 빛깔 때문에 한눈에 반하고 마는 천년 전통의 명주(銘酒), 〈진도홍주(珍島紅酒)〉. 맑은 소주와 ‘신비의 영약’으로 불리는 한약재 ‘지초(芝草)’와 만나 미(味)·향(香)·색(色)을 고루 갖춘 ‘고품격 명주’로 거듭나고 있다. 〈진도홍주〉가 ‘세계 명주’의 반열에 올라설 날도 그리 머지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솟아나고 있다.

◆지초가 살아숨쉬는 술=고려 초부터 빚기 시작했다는 〈진도홍주〉.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조선시대다. 당시에는 〈지초주〉라 하여 임금님께 진상한 술 가운데 ‘으뜸’으로 꼽혔으며, 사대부 양반가에서도 즐겨 마셨다고 전해진다. 조선 중엽 진도 고군면으로 낙향한 허대(1586~1662) 선생 집안의 가양주로 내려오다가 허화자 할머니(78·전남 무형문화재 제26호)가 친정집 가양주 비법을 배워 60년 가까이 홍주를 빚어오고 있다. 현재 진도지역에는 옛 문헌과 가양주 비법을 토대로 품격 높은 〈홍주〉를 만드는 6개 업체와 20가구가 가양주로 만들고 있다.

특히 주재료인 ‘지초’는 〈동의보감〉 〈본초강목〉에서 강장·해독·청열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온다. 예부터 민간에서는 지초를 산삼에 못지 않은 ‘신비한 약초’로 인식됐다. 진도군과 경희대 동서의학 대학원은 지초의 항당뇨 기능 작용과 비만억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지난해부터 임상연구에 들어갔다. 지초의 ‘신비’를 풀기 위해서다.

◆‘명품화’=농림기술관리센터가 2002년 공모한 기술개발 과제에서 ‘〈진도홍주〉 표준화 연구 계획’이 선정돼 2년간의 연구로 〈진도홍주〉 표준모델을 설정했다. 2004년에는 국토 균형발전 정책으로 추진되는 신활력사업에 선정돼, 2005년부터 올해 말까지 132억원(국고 98억원, 군비 13억원, 민자 21억원)을 투입해 5개 분야(70개 단위사업)에 걸쳐 〈진도홍주〉 등의 사업을 연구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부터 표준화된 홍주 비법을 업체에 전수해준 데 이어 올 1월에는 ‘진도홍주 신활력사업소’(소장 김성호)를 만들어 ‘프리미엄급 홍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올 1월 전통주로는 처음 지리적표시제(제26호)에 등록된 〈진도홍주〉는 단체표장 2호에도 등록(5월)했다. 이에 앞서 4월에는 ‘군수 품질인증제’를 도입해 〈루비콘〉(홍주 색깔을 뜻하는 루비(Ruby)와 신비한 생명체인 유니콘(Unicon)의 합성어)을 제1호 인증 제품으로 출시했다. 이 브랜드는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던진다는 ‘루비콘강을 건넌다’는 의미를 담아내며 ‘세계 명주’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아져 〈진도홍주〉 업체 중 대표적인 ‘대대로홍주’(대표 김애란)는 지난 6월 8만달러어치의 미국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또한 〈진도홍주〉는 최근 iMBC·동아닷컴·한경닷컴이 공동으로 주최한 ‘2007 대한민국 대표브랜드대상’ 전통주 부문 대상을 받은 데 이어 7월 초에는 산업자원부로부터 ‘굿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1%의 꿈’을 향해=〈진도홍주〉는 ‘1%’ 도전에 희망을 걸고 있다. 여기서 1%는 2005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술 소비량 280만t의 1%(2만8,000t)를 〈진도홍주〉가 차지한다는 바람이다. 이는 진도지역 연간 쌀 생산량 2만8,000t(쌀 1㎏은 증류주 1ℓ 생산)과 같다. 진도 쌀 모두를 술로 만들면 부가가치가 10~15배로 높아진다고 한다.

또 쌀 전량을 홍주로 만들 때 필요한 지초 재배면적이 600㏊인데, 이는 현재 재배 중인 지초 17㏊의 35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꼬냑〉과 〈스코틀랜드 위스키〉가 지역산업으로 발전해 지구상 애주가를 사로잡은 전략을 따르겠다는 계산이다.

진도군은 이를 위해 ‘클린 홍주(Clean! HongJu)’를 목표로 △우수한 품질관리 △명품 △감동적인 맛 △풍부한 향 △많은 사람들이 마시는 술을 만들 비전을 세워 나가고 있다.

김성호 진도홍주 신활력사업소장은 “〈진도홍주〉를 ‘세계 명주’ 반열에 올리기 위해 대학에 술 전문학과 유치와 유통회사 설립 등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도홍주 신활력사업소 ☎ 061-540-3042.

현재 〈진도홍주〉를 만드는 데 쓰는 쌀은 연간 80㎏ 10만가마, 보리 40㎏ 1만5,000가마, 지초 8,000㎏이다. 전체 매출액은 연간 100억~120억원으로 추정된다. 〈진도홍주〉는 ‘어란과 호두튀김’ ‘굴튀김’ ‘대파말이’ ‘구기자갈비찜’ ‘전복탕’과 궁합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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