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 이럴땐 이렇게-환경.위험물별 처치
 
화상부위 소주·간장 금물

계절이나 기후 등 환경이나 위험물에 따라 발생하는 응급상황이 있다. 평소 자주 접하는 환경 및 위험물 등에 노출됐을 경우 신속하게 취할 수 있는 응급처리 요령을 알아두는 것도 생활의 지혜다.



◆화상=정도에 따라 1도(화상을 입은 부위가 붉게 변하지만 물집은 생기지 않으며, 붓고 경미한 통증을 동반), 2도(물집이 생기고 부으며 심한 통증이 발생), 3도(피부 전층이 화상을 입은 상해를 말하며 피부가 탄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신경이 죽어 통증이 없기도 함)로 나뉜다. 손쉽고 효과적인 응급조치는 즉시 환부를 흐르는 수돗물(냉수)에 식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소주를 붓거나 간장 또는 참기름을 환부에 바르는 것은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옷을 입은 상태로 심한 화상을 입은 경우 무리하게 옷을 벗기지 말고 가위나 칼을 사용해 잘라내며 환부를 심장보다 높게 한다. 통증이 있으면 진통제를 복용시킨다. 안면화상인 경우 부종에 의한 호흡장애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체를 반쯤 일으킨 상태로 운반한다. 화상 직후에는 가능한 한 음식물과 물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찬물에 빠졌을 때(저체온증)=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면 신체의 중요 장기(심장·폐·뇌 등)의 기능이 저하되고 열을 생산하는 방어기전이 상실된다. 먼저 따뜻한 장소로 옮긴 뒤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젖은 옷을 벗기고 담요를 덮어 보온하면서 병원으로 이송한다. 환자는 평평한 자세를 취하고 경증의 환자에게는 따뜻한 물과 당분을 공급한다. 특히 심한 저체온증 환자는 약간의 기계적 자극으로도 심장이 멈출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동창에 걸렸을 때=신체의 한 부분이 냉각돼 조직이나 세포의 수분이 얼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피부에 주름이 잡히고 창백해져 썩게 될 수도 있다. 환자를 따뜻한 장소로 옮기고 손상부위를 따뜻하게 한다. 이때 자극을 주거나 문지르지 않게 하고 걷는 것도 못하게 한다. 의료기관을 빨리 이용할 수 없을 때는 깨끗한 물을 38~42℃ 정도 되게 가온해(반드시 온도계로 정확한 온도 측정) 손상된 발을 담그면 좋다. 동창부위가 따뜻해지면서 붉은색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한다. 50℃ 이상의 뜨거운 물을 사용하게 되면 고온으로 인한 손상을 더 입게 되고 조직 손상도 커져서 환자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약물, 오염된 음식, 독성식물을 먹었을 때=먼저 한두 컵의 우유나 여러 잔의 물을 마시게 해 독물을 희석시키고 손가락으로 목구멍을 자극하거나 구토유발제를 먹여서 토하게 한 후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한다.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때는 먹이거나 토하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강산(염산·황산 등), 강알칼리(양잿물 등), 세척액, 석유화학 제품, 광택제 등을 먹었을 경우 위나 식도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토하게 하지 않는다.

◆양잿물이나 세척액 등이 피부에 닿았을 때=흐르는 물에 씻어 준다. 눈이 오염됐을 경우 20분 정도 세척해준다. 특히 산이나 알칼리에 피부가 노출됐다고 해서 중화를 시키려고 반대되는 성분을 이용(예를 들어 산에 노출됐을 때 알칼리 사용)해 닦아내면 절대로 안된다. 오히려 다른 성분에 의한 손상만 받을 뿐이다.

◆감전됐을 때=환자에게 바로 접근하지 말고 우선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만일 옥외 같은 곳이어서 전원을 끊을 수 없을 경우에는 구조자가 감전을 방지하는 옷차림(고무장갑, 고무장화, 마른 면양말 등을 착용하고 마른 나무판자 위에 올라타는 등)과 나무막대기 등 전류가 통하지 않는 것을 사용해 전선 등을 감전된 사람에게서 떼어 낸다. 환자를 안전한 장소로 옮겨서 의식·호흡·맥박을 확인하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개에 물렸을 때=개의 입 속에는 세균이 많으므로 우선 환자를 안심시킨후 비누나 물로 상처부위를 씻고 난 후 깨끗한 거즈로 덮어주고 병원으로 이송한다. 물린 상처에 된장을 바르거나 피가 난다고 지혈가루를 뿌린다면 상처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개나 동물의 입 안은 세균 등으로 파상풍 및 기타 감염이 우려되므로 광견병 예방접종이 됐는지 알아보고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뱀에 물렸을 때=물린 부위를 물로 씻어내고 깨끗하고 넓은 천 같은 것으로 물린 부위의 위, 아래쪽을 적당한 압력으로 묶는다. 이때 너무 꽉 묶어 전혀 피가 통하지 않게 하면 안된다. 몸을 고정시키고 손상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한 다음 빨리 병원으로 이송한다. 단 입으로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 된장 등 다른 물질을 상처에 바르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벌에 쏘였을 때=어떤 벌이든 쏘인 자리가 붓고, 가렵고, 아픈 경우가 대부분이며 때로는 두통, 어지럼증, 구토, 호홉곤란 및 심하면 쇼크 증세까지 보인다. 벌에 쏘인 자리는 얼음주머니를 대주면 독에 의한 부기를 가라앉히고 아픔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윤 한 덕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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