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다래. 단맛이 좋지만 과실 크기가 작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5월 무렵 흰색으로 피는 키위 꽃. 키위는 뉴질랜드 사람이 중국에서 채취한 다래나무를 모본으로 신품종을 육성해 전세계에 퍼트린 것이다.
다래는 저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랫동안 저장하거나 시장에 내다 팔 목적이라면 수확 적기보다 좀더 일찍 수확해야 한다.
다래나무 잎은 빽빽이 나고 짙은 녹색을 띠기 때문에 정원수로서 활용가치를 높인다.
다래는 덩굴성식물이기 때문에 포도나무처럼 지주목을 설치해 줘야 잘 자란다.

다래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향수에 목말라하는 도시민들이 ‘입맛’을 되찾으면서 과실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다. 과실이 너무 작아 상품성이 없다던 말은 옛말이 되고 말았다. 참다래처럼 크고 수확량이 많은 신품종 토종다래가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약을 안 뿌리고 재배가 가능할 만큼 일손이 적게 드는 것도 장점이다.


배고픔의 서러움을 겪어본 중장년층이라면 어릴 때 먹었던 달콤한 다래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요즘 감미료를 뒤집어쓴 과자나 스낵에 비하면 단맛이 다소 떨어지지만 궁핍했던 시절, 배가 고팠던 시절에 다래는 가장 맛있는 간식거리였다. 불볕더위가 숯불처럼 사그라들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 문턱에 들어서면 산 속의 다래는 머루와 함께 달콤한 맛을 더해 갔다.
다래는 요즘 흔해진 바나나나 오렌지보다 단맛은 덜하지만 은근한 맛과 우리 마음과 정신 속에 자리잡은 추억의 과실이다. 요즘 대형 마트 과실코너에 가보면 머루와 다래, 으름 등 산열매가 새콤달콤한 향을 뿜으며 입맛을 다시게 한다. 중장년층에게는 고향의 정취를, 젊은층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외국산 과실이 넘쳐나는 시장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한다.
충청북도는 2002년 도시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숲속의 청정한 산열매와 산나물 채취를 체험할 수 있는 ‘향수길’을 조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산불방지용 임도를 활용해 다래, 산수유, 머루 등 산열매 나무를 심어 도시민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도시민들에게 산열매를 맛보게 하며 산촌주민들의 새로운 소득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원의 다래나무

다래는 단맛이 좋아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이용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다래나무는 고려가요인 「청산별곡」에 등장할 만큼 역사가 오래됐다. 창덕궁 비원에는 천연기념물 제251호로 지정된 다래나무가 조선왕조 질곡의 역사를 견디고 꿋꿋이 서 있다.
낙엽활엽 덩굴성식물인 다래나무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 자생하며 깊은 산의 숲속, 토양이 깊고 부식질이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다래, 개다래, 섬다래, 쥐다래 등 4종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마트에서 판매하는 키위(kiwi:참다래)는 뉴질랜드 사람이 중국에서 다래 유전자원을 채취해 상품성 좋은 과실로 육성해 전세계에 퍼트린 것이다.
다래는 주로 생과, 음료, 잼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 봄에 새순을 채취해 말려두었다가 건나물로 이용하기도 한다. 다래는 단맛이 있어 그냥 먹어도 일품이다. 다래를 달여 만든 다래차는 신경통에 좋다고 한다. 또 소주를 붓고 담근 다래술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이뇨·강심·강장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팬제노믹스와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가 연구한 결과 다래의 추출물이 아토피·알러지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아토피와 알러지 치료 효과 입증

다래 100g 중에는 수분 86%, 단백질 0.7g, 지질 1.9g, 탄수화물 11g, 회분 0.4g, 칼슘 23㎎, 인 17㎎, 철 0.2㎎, 비타민A 123 I.U, 티아민 0.01㎎, 리보플라빈 0.09㎎, 나이신 0.2㎎이 함유돼 있다. 특히 비타민 C가 176㎎ 함유돼 있어 과실류 중에서 비타민C 함량이 가장 높은 편이다.
또한 다래 수액에는 일반적으로 4대 미네랄이라고 일컫는 칼슘, 칼륨, 마그네슘, 나트륨 등이 풍부하다. 이와 함께 망간과 알루미늄, 인, 아연, 철 등을 함유하고 있어 음용수 및 건강보조 식품으로 개발이 가능하다.
고로쇠나 자작나무의 수액 채취 기간은 불과 15일 전후로서 짧고 또한 양이 적은 데 비하여 다래나무는 채취 기간이 3개월 정도로 긴 것도 장점이다. 전남 해남, 보성 등 지역에서는 참다래 수액을 채취해 음료로 판매하고 있다. 8년 이상 된 참다래 나무에서 약 20ℓ 가량의 수액을 채취할 수 있다. 채취 시기는 3월 15일에서 곡우인 4월 20일까지며 기후에 관계없이 수액을 받을 수 있다.


여름에 집안을 시원하게 하는 정원수로 일품

다래는 토양에 대한 적응력이 아주 높고 각종 병해충에 강해 농약을 살포하지 않고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담장 밑이나 대문 주위에 심어 정원수처럼 활용하기도 한다. 포도나무처럼 넝쿨이 금방 번지기 때문에 여름에 집안을 시원하게 하는 데도 일품이다.
다래를 새로운 소득작물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과실이 작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저장성이 없기 때문에 생산지에서 대도시 소비지로 운송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이 같은 단점을 해소하기 위한 신품종 육성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031-290-1187)은 2003년 재래종에 비해 과실 크기가 3배 이상 크고 수확량이 많은 신품종 토종다래를 육성했다. 신품종 토종다래는 ‘보은4호’ ‘춘천3호’ ‘평창11호’ 등 3종으로, 1984년부터 우량 다래나무 168그루를 전국에서 수집, 교배해 육성한 것이다. 강원도 등 5개 도에서 수행한 지역적응성 검정결과 과실 무게가 1개당 17.1~18.8g으로 재래종 5.5g에 비해 3배 이상 크고, 수확량도 10년생 1그루당 20~24㎏으로 재래종 4.8㎏에 비해 4~5배 많다.


과실 크고 저장성 좋은 신품종 속속 선봬

또한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055-864-1507)는 자생다래를 모본으로 열매무게 21g, 종경 34.8㎜ 정도로 참다래에 비해 2~4배 작으면서 껍질에 털이 없는 신품종 ‘방울이’를 육성했다. ‘방울이’는 자생다래가 맛은 좋지만 열매무게가 7.9g 정도로 너무 작고 저장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에 비해 열매가 3배 이상 클 뿐 아니라 저장성과 수량성이 높다. 당도는 14.5도로 17.4도인 자생다래에 비해 약간 낮지만 감미와 산미가 적절히 가미돼 새콤달콤한 맛이 뛰어나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다래는 양지, 음지 어느 곳에서도 잘 자라며 내한성이 강해 추운지방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토질은 토심이 깊고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가 좋다. 증식은 접붙임과 꺾꽂이 방법이 있지만 눈이 잘 트고 잔뿌리가 잘 발달하는 꺾꽂이가 적합하다. 7~8월 장마 기간 동안 눈이 2~3개 달린 새 가지를 10~15㎝로 잘라서 꺾꽂이를 한다. 육묘 상토는 배수가 잘 되는 가는 마사토가 좋다.


늦어도 2월 전까지 전정작업 마무리해야

다래는 덩굴성식물이므로 지주목을 설치해 해마다 줄기가 잘 뻗어나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지주목은 5~6m 간격으로 설치하고 지주목 사이사이는 철선으로 연결해 줄기가 철선을 타고 뻗어나갈 수 있도록 유인한다. 늦어도 2월 전까지 나무 자람세에 알맞게 가지치기를 해줘야 한다.
다래나무는 병해충에 매우 강하기 때문에 농약을 살포하지 않아도 재배가 가능하다. 수확시기는 과실 이용목적에 따라 다르다. 다래술을 담그기 위해서는 8월 중 미숙과를 채취한다. 생과나 잼용으로 이용할 경우 9월 하순~10월 상순이 수확 적기이나 개체에 따라 완숙정도가 다르므로 수시로 수확한다.
다래는 참다래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진다. 다래는 완숙이 되면 수집이 어렵다. 추석을 전후로 씨가 검은색으로 변하면 채취해 서늘한 음지에 두고 후숙시킨다. 4℃ 정도의 저온저장고에 보관하면 1~2개월 정도 저장할 수 있다. 또 한약재로 이용하려면 열매를 75℃ 정도의 건조기에서 3~4일간 건조시켜 바짝 말리면 몇 년 동안 저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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