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오~래 타려면


고령(高齡) 자동차가 늘고 있다. 21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국내에 등록된 승용차의 평균 차령은 7.1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인 1996년의 3.8세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10년 이상된 차량이 전체 등록 승용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6%나 된다. 왜 이렇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신차 구입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162만여대에 달했던 내수판매는 지난해 114만여대로 48만대나 줄어들었다. 문제는 차를 오래 타면 자연스럽게 고장도 잦아진다는 점이다. 어떻게 하면 자동차의 건강을 유지하며 오래도록 탈 수 있을까.

◆보증수리 기간을 보고 차량 선택

자동차를 구입할 때부터 오래갈 수 있는 차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보증수리 기간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비슷한 가격과 같은 품질의 차라면 보증수리 기간이 긴 제품이 수리비용도 적게 들어 경제적이고, 오래 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차는 에쿠스, 그랜저(TG), 쏘나타(NF), EF쏘나타, 아반떼(HD, XD), 라비타의 경우 일반부품은 3년 또는 6만km 주행시점까지,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는 5년·10만km까지를 보증수리 기간으로 정해놓고 있다. 클릭, 베르나, 그랜저XG, 싼타페, 투싼, 투스카니, 트라제의 일반부품은 2년·4만km,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는 3년·6만km까지가 보증수리 기간이다. 기아차는 월드컵이벤트의 일환으로 이달 말까지 전 차종을 대상으로 엔진 및 동력전달부품의 보증수리 기간을 5년·10만㎞로 연장했다. 일반부품은 로체·쎄라토·오피러스는 3년·6만㎞, 그 외 차량은 2년·4만㎞까지가 보증수리기간이다. 현대차 서비스팀의 이광표 차장은 “보증수리기간이 길다는 건 그만큼 자동차회사가 품질에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라며 “그런 차가 오래 탈 확률도 높다”고 말했다.



◆주행거리에 따른 차량관리 중요

차량 구입 이후에 중요한 건 차를 10년 이상 타겠다는 목표 설정이다. 오래 타겠다고 결심해야 운전 습관도 변하고, 차를 관리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운전습관의 경우, 급제동·급출발·끼어들기·과속과 같은 무리한 운전을 피한다.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줄이고, 차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이다. 차체의 빛깔이 변하거나 녹이 슬면 자동차에 대한 애정이 줄면서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된다. 주기적인 세차를 통해 차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모품을 제때 교체하는 것도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조치다. 운행거리를 기준으로 점화 플러그는 4만㎞를 탔을 때, 타이밍벨트는 8만㎞를 탔을 때 바꿔주는 것이 좋다.

1만5000㎞ 정도를 운행했을 때는 타이어 네 바퀴의 위치를 바꿔 각 부위의 마모 정도를 고르게 해주면 타이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차를 너무 오래 세워두지 말아야 하며, 불가피하게 장기 주차할 경우라도 1주일에 1~2번은 5분 정도 워밍업을 해주는 것이 좋다.

자동차10년 타기 시민운동연합의 임기상 대표는 “재활용 부품을 적극 활용해 고령차를 수리해주는 카센터를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령차를 정비해주는 카센터는 전국에 약 200개 정도다. 자동차시민연합 홈페이지(www. carten.or.kr) 등에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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