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요농사박물관
ⓒ 이재환
농요농사박물관
 
  
결성농요농사 박물관에는 호롱불이 전시되어 있다.
ⓒ 이재환
결성농사박물관
옛 사람들과 '소통'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이 써 놓은 글을 읽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옛사람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통해서도 일정부분 그들과 소통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22일 오후 충남 홍성군 결성면 읍내리에 위치한 '결성 농요농사박물관'을 찾았다. 이곳은 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농사박물관이 처가 근처에 있어서 결성에 들를 때마다 이곳을 즐겨 찾곤 한다. 오래된 물건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가 좋아서 이기도 하고, 그 물건들을 보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성면 금곡리와 읍내리 등 박물관 인근의 지역민들은 이곳을 '결성농요농사박물관'이란 긴 이름 대신 '농요장'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에도 이곳을 '농사박물관'이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데, 어쨌든 이곳은 70여평의 작은 공간에 2000여점에 달하는 농업과 관련된 오래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물론 이곳엔 화장실이 집밖으로 격리되었던 시절, 안방의 간이화장실 역할을 하던 '요강'처럼 그 옛날(?)의 '아이디어 상품'에서부터 혼례식에 입었던 전통 옷, 추억을 자극하는 호롱불(등잔)도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곳의 전시물들은 지게나 쟁기,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하던 각종 오래된 농기구 등 대부분 농사와 관련된 것들이다.

 

실제로 결성 지역은 천수만의 중심부로 토지가 비옥해 옛부터 농업 기술이 발달한 고장이었다. 지역 농민들이 모를 심을 때 부르던 "어렁렁 상사리'나 논을 매면서 불렀던 '두레 소리'는  이 지역 특유의 전통 노동요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지역 농부들이 두레질을 하며 불렀던 '결성 노동요'는 지난 1993년 전국 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의 '농요장'에 대한 애정은 남달라 보일 정도이다. 농사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태기처럼 볏짚으로 만든 물건들이다. 알다시피 볏짚으로 만든 물건은 오래 보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낡고 오래된 물건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유독 볏짚으로 만든 물건들 만큼은 마치 새것처럼 깨끗해 보이기까지 한다.

 

필자의 장인 어른께서 하신 말씀에서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장인 어른에 따르면 짚으로 만든 물건들은 상하거나 썩기가 쉽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해마다 새롭게 만들어서 교체한다는 것이다. 농사박물관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것도 같았다.  

 

요즘은 해외 여행이나 유학처럼 외국에 나가는 것도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일까. '우리의 것'을 애써 찾을 이유나 명분도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보면, 결성 지역의 노인분들처럼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것'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사시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분들이 우리 곁을 떠나시기 전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곳이 반드시 결성 농사박물관이 아니더라도, 한번 쯤 그런 곳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07.09.23

오마이뉴스 이재환 기자

[기사 원문]
출처 : 바그다드 까페
글쓴이 : flyingd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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