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채소 민달팽이 방제


민달팽이는 방제효과가 매우 낮은 해충이다. 친환경 잎채소류 생산농가에서는 농약을 사용할 수도 없고 마땅한 민달팽이 방제법이 없어 골치를 썩는 경우가 많아 여러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중  맥주와 담배를 이용, 친환경적으로 민달팽이를 잡는 방법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농업2007년 10월호 글 지형진(농업과학기술원 친환경농업과)



민달팽이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해충으로 각종 채소와 일년생 화초에 피해를 주는 골치 아픈 해충이다. 민달팽이는 생김새도 징그럽지만 식물체의 새싹을 잘라먹거나 어린잎을 갉아먹어 구멍을 내는 등 직접 피해를 주기도 하고 점액과 배설물을 분비해 식물체 표면을 지저분하게 해 원예적 가치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민달팽이는 몸체가 끈끈한 점액질로 덮여 있어 다른 일반 해충에 비해 약제방제 효과가 낮다. 방제농약으로 <에토프> 등의 살충제와 유인제로  <메타카보>와 <메타알데히드>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토프> 등은 식물에 따라 약해를 나타낼 우려가 높고 유인제는 비가 많이 오거나 물에 쉽게 씻겨가는 등 재배환경에 영향을 받고 사람과 가축에 독성을 끼친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발생생태

 민달팽이는 복족류 민달팽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사진1>처럼 달팽이같이 생겼으나 껍데기가 업다. 따듯한 곳에서는 3월부터 발생하지만 고온다습한 6~9월 사이에 발생이 많다. 낮에는 돌이나 화분 밑  혹은 흙 속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나타나는 야행성이다.

 1년 사이에 1~2세대를 보내는데 가을에 발생한 민달팽이가 흙 속이나 낙엽 등 습기가 있는 장소에서 겨울을 난 뒤 봄에 다시 나타나 피해를 주고 알을 낳는다. 민달팽이는 번식력이 강해 봄과 가을에 1마리당 300여 개의 알을 낳는데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이 높으면 발육이 빠르고 부화율도 높아진다.

 민달팽이는 시설하우스 재배 면적이 급격히 증가한 190년대부터 다양한 시설하우스 작물에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화초를 재배하는 일반 가정의 정원이나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방제방법

 외국에서는 민달팽이에 기생하는 선충을 이용한 방제기술이 개발돼 있으며, 유럽에서는 맥주를 이용해 민달팽이를 잡는 제품이 개발돼 시판되고 있으나 이들을 국내에서 활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경종적인 방법으로 토양을 건조하게 관리하고 지저분한 서식처를 없애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민달팽이는 카페인과 황산철을 기피한다는 보고가 있으나 적용효과가 뚜렷하지 않다.

 많은 농가들은 민간요법으로 저녁에 맥주, 막걸리, 오이, 쌀겨 등을 용기에 담아둬 밤새 민달팽이를 유인한 다음 아침에 모여든 민달팽이를 잡아죽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도표 1>은 이러한 방법을 시험한 결과이다.

 이 가운데 쌀겨를 제외하고 모두 효과적으로 민달팽이를 유인했으나 가장 효과적으로 민달팽이를 유인했으나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맥주였고 다음은 오이를 갈아놓은 오이즙액이었다. 그러나 맥주나 오이즙액에 유인된 민달팽이들은 죽지 않고 날이 밝으면 용기를 빠져나가므로 아침 일찍 모여든 민달팽이를 잡아죽이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맥주 ․ 담배를 이용한 방제법

 유인된 민달팽이를 아침에 일일이 잡아 죽여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이들을 유인하고 살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맥주와 오이즙액에 여러 가지 살충효과가 있는 천연물질을 섞어보았다.

 그 결과 <도표2> 처럼 맥주에 담배가루를 섞어놓을 경우 민달팽이가 가장 많이 모여들어 빠져죽었다. 그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사진 2> 처럼 작은 용기에 맥주 50㎖(소주잔 1잔정도)을 담고 담배 1개피에서 나온 가루를 혼합해 저녁 무렵 상추밭 주변에 두고 이튿날 오전에 용기에 빠져 죽은 민달팽이를 제거하면 된다. 이 트랩에는 하룻밤 사이에 평균 25마리의 민달팽이가 유인돼 빠져죽었다. 이 트랩을 민달팽이 피해가 심한 유기농 상추 재배포장에 연속으로 3일간 설치한 결과 피해가 70% 가까이 줄어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표1>처럼 상추 포장과 육묘상에서 트랩을 설치하고 관행과 비교해본 결과, 육묘상에서 58.3%, 포장에서는 68.4%의 피해감소 효과를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술은 농약에 비해 효과가 적고 번거롭기도 하지만 제한적인 재배면적이나 가정원예에서는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친환경재배가 아닌 방식으로 상업적으로 넓은 면적에서 작물이나 화초를 재배하는 경우 오이즙액에 살충제인 <에토프> (상표명:모캡)을 소량 첨가해 두면 더욱 손쉽게 민달팽이를 퇴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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