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 우리 산야초 배우기
냉이는 나생이, 나숭게라고도 한다. 이른 봄에 방석처럼 퍼진 어린잎과 곧게 뻗어 내린 뿌리를 통째로 캐서 국을 끓이거나 나물로 무쳐 먹으면 봄내음 물씬한 향과 더불어 맛이 그만이다
 
비교적 따뜻한 지방인 이곳 하동 악양에도 며칠 새 한겨울 추위가 매섭다. 섬진강 건너 멀리 전남 광양의 백운산 정상은 언제나 하얀 눈서리로 덮여있다. 평사리 들판 건너 우뚝 솟은 형제봉에도 눈구름이 수시로 걸려있다. 바람도 매서워 모든 걸 다 날려버릴 태세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강아지새끼들이 서로 저들 몸을 부비며 칭얼대는 것이 안쓰럽다.

한낮 잠깐 텃밭에 내려가 보니 그 추위에도 지면에 바짝 달라붙어 얼굴을 내민 어린 풀들이 그득하다. 꽃다지며 쑥이며 꽃마리며 떡쑥, 달맞이 등, 그중 대표적 봄나물의 하나인 냉이도 이곳저곳에서 발견된다. 입맛도 없는데 냉이를 캐어 된장찌개라도 끓여볼까 하다가 추위에 그만 집안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한겨울 지면에 붙어있는 냉이
www.naturei.net 2008-01-29 [ 유걸 ]

냉이는 나생이, 나숭게라고도 한다. 들이나 밭에서 자란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되어 있어서 지방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냉이속의 냉이 외에도 다닥냉이, 황새냉이, 말냉이 등, 냉이라는 이름을 가진 비슷한 종류의 냉이 사촌들이 많이 있다.
이른 봄철 냉이 뿌리잎은 민들레처럼 뭉쳐난다. 긴 잎자루가 있으며 깃꼴로 갈라진다. 전체에 털이 있고 줄기는 곧게 서며 높이는 10∼50cm이다. 줄기잎은 어긋나고 위로 올라갈수록 작아지면서 잎자루가 없어지고 바소꼴로 줄기를 반 정도 감싼다.
4∼6월에 자잘한 흰색 꽃이 안개꽃마냥 무리를 이뤄 핀다. 열매는 부채모양으로 편평하다.

어린 순과 잎을 뿌리와 함께 나물로 먹는다. 이른 봄에 방석처럼 퍼진 어린잎과 곧게 뻗어 내린 뿌리를 통째로 캐서 국을 끓이거나 나물로 무쳐 먹으면 봄내음 물씬한 향과 더불어 맛이 그만이다. 이른 봄철 입맛을 돋우어 주고 춘곤증을 몰아내는데 안성맞춤이다.
냉이에는 단백질, 비타민, 회분, 섬유질, 탄수화물, 칼슘, 인 등의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단백질은 시금치의 2배, 칼슘은 3배나 더 많이 들어 있다. 청나라에서는 육식을 즐겨하는 사람이 냉이를 먹으면 장을 청소해 준다 하여 냉이를 정장초(淨腸草)라고 불렀다고 한다.

흐드러지게 핀 냉이꽃
www.naturei.net 2008-01-29 [ 유걸 ]

냉이는 봄나물로서만 아니라 간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기운을 나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출혈을 멎게 하는데 효력이 좋은 약초로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냉이의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제채(齊寀)라 하여 약재로 쓴다.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서는 제채(薺菜)에 대해,
‘배추과에 속하는 일년생 풀인 냉이의 전초를 말린 것이다. 각지의 들판이나 길가, 개울가, 밭에서 널리 자란다. 봄에 꽃이 필 때 전초를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린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간경, 심경, 폐경에 작용한다. 출혈을 멈추고 비장을 튼튼하게 하며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눈을 밝게 한다.’고 적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성질이 따뜻하고[溫]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간기를 잘 통하게 하고 속을 고르게 하며 5장을 편안하게 한다. 밭이나 들에 나는데 겨울에도 죽지 않는다. 냉이로 죽을 쒀 먹으면 그 기운이 피를 간으로 이끌어 가기 때문에 눈이 밝아진다.’고 적었다.

시장에서 파는 냉이나물
www.naturei.net 2008-01-29 [ 유걸 ]

추위가 한풀 꺾이면 냉이를 캐어 된장찌개를 끓여야겠다. 요즘에는 냉이도 재배를 한다지만 어릴 때는, 이른 봄철이면 나물을 캐는 사람들이 많았다. 쑥국과 더불어 냉이나 달래를 넣어 끌인 된장찌개는 얼마나 맛있었던가.
요즘 사람들은 어디가 조금만 아파도 약을 쓰거나 병원을 찾는다. 환절기만 되면 비염이나 감기를 달고 살기 일쑤다. 제철 우리 산야에서 나는 나물만 즐겨먹어도 그런 자잘한 병치레 따위는 잊고 살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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