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 강한 고추종자 잘 팔렸다
이상 기온 탓 … 시장 점유율 전체 40% 차지

올해 고추 종자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15% 정도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역병 내병계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월부터 시작된 고추 종자 판매가 대부분 종료된 가운데 주산 단지권에서 15~20%, 비주산단지권은 10% 정도 종자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예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고 종자업계는 추산했다.

고추 종자 판매량이 이같이 줄어든 원인은 수입 고추 등의 영향으로 수익은 줄어드는 반면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농가들이 재배를 포기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고추 작황이 양호했으나 수입 물량도 늘면서 고추값이 예년보다 낮았던 반면 파이프와 필름·비료 등 각종 농자재값은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여기에다 일손 구하기마저 갈수록 힘들어지자 노동집약적인 고추 대신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같은 작목 전환은 주산단지로 갈수록 심해 전북 고창·정읍, 충북 괴산·증평 등 복분자나 옥수수 등으로 작목 전환이 가능한 지역은 20% 가까이 줄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전환할 작목이 마땅치 않거나 자가 소비 중심의 소규모 농가가 대부분인 산간지역은 5%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홍인식 신젠타종묘 차장은 “지난해 고추 시세가 낮고 자재값이 상승한 데다 아직까지 건고추를 팔지 못한 농가도 있다”면서 “강원·경기 일부 지역은 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10~12% 정도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또 전체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도 역병 내병계 품종에 대한 수요는 수년째 증가해 올해는 전체 시장의 40% 가까이 점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역병은 지난해의 경우 발생이 줄었으나 최근 이상 기온이 잇따르면서 기상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어진 농가들이 올해 다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선택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일반계 고추종자보다 두세배 이상 고가에 판매되고 유통마진도 높아 종자업체들이나 판매상이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종자업계는 고추 종자 판매량을 감안한 올해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10% 안팎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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