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지 않은 옛날만 해도 상추는 늦봄에서 여름까지 점심때 즐겨 먹던 맛깔 난 서민 음식이었다. 더운 여름 날 마루에 앉아 맛장을 얹은 상추 몇 쌈에 밥을 맛있게 싸 먹고 나면 절로 스르르 찾아오는 낮잠이 아주 꿀맛이었다. 거기에다 풋고추나 쑥갓을 얹고 간혹 고등어나 꽁치를 구워 같이 싸먹으면 그만한 점심 찬이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육식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어느덧 상추는 고기를 먹는 데 필수적으로 곁들여지는 반찬이 되었다. 상추는 고기 식당에 가면 꼭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 고기로 인해 상추는 그 주가가 떨어진지 오래다. 고기에게 밥상의 주인자리를 빼앗기기도 한데다, 일일이 상추로 싸먹기도 귀찮아 언제나 상추는 수북이 남게 마련이다. 게다가 상추에 싸먹으면 고기 맛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 하여 더 찬밥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상추로 고기 싸먹는 습관 덕에 육식으로 인한 고혈압 등 성인병을 약간이라도 예방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상추로 고기를 싸먹으면 고기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고 하지만, 그러나 상추는 고기에는 없는 식물성 섬유소나 비타민, 무기질을 듬� 갖고 있어 상추와 고기는 참으로 잘 맞는 궁합을 갖고 있다 하겠다.

상추는 기원 전 4500년경의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에 나타날 만큼 그 역사가 길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중국의 고서에 따르면, 고려의 상추가 맛이 좋아 고려 상추 씨앗은 천금을 주어야만 얻을 수 있다고 하여 천금채(千金菜)라고 하였다.

상추의 대표적인 약효는 천연 수면제다. 그래서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신경과민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좋고, 또 피를 맑게 해 주어 상추 즙을 상처난 곳에 바르면 잘 낳는다고 하며, 섬유질도 풍부하여 변비에도 상추를 많이 먹으면 좋다고 한다. 또한 민간 속설에 따르면 상추 줄기에서 나오는 즙이 남자 정액과 비슷하여 정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으로 믿기도 했다.


재 배 법  

상추는 생육기간이 60일밖에 되지 않아 봄과 가을에 파종하며, 요즘에는 여름에도 파종하는 종자가 나와 연중 즐겨 먹을 수 있다. 게다가 키우기도 쉬워 텃밭 농사에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작물이다.


밭 준 비  

상추는 그렇게 많은 거름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밑거름만 적당히 준비한다. 밭은 보통 평이랑으로 준비하면 되는데, 상추는 잎을 밑에서부터 따먹는 것이므로 빗물로 흙이 잎에 튀지 않도록 신문지를 깔아두면 좋다. 그러면 잡초 발아를 막을 수 있는 효과도 있고, 흙의 건조를 막을 수도 있어 좋다.


씨앗 및 모종 준비  

보통 우리가 즐겨먹는 상추는 잎상추와 줄기 상추가 있는데, 밑에서부터 따먹는 줄기 상추를 많이 심는다. 보통 파종은 3월 이후 5월까지 뿌릴 수 있으며, 모종을 내어 나중에 옮겨 심으면 더 잘 자란다. 상추씨는 흙을 두껍게 덮으면 싹이 잘 나지 않으므로 고운 흙과 함께 섞어 흩어 뿌리고 물을 준 뒤 마르지 않도록 풀 등으로 덮어두면 좋다. 싹이 나면, 덮어준 것을 거두고 베게 난 곳은 적당히 솎아준다. 잎이 5-6장이 나서 본 밭에 옮겨 심을 때까지 간격이 호미 한 자루(30cm)가 되도록 솎아 주고 솎은 것은 버리지 말고 겉절이로 버무려 먹으면 연한 것이 아주 맛이 좋다. 솎을 때는 처음부터 한꺼번에 30cm 되도록 솎지 말고 자라는 것을 보아가면서 단계적으로 솎아준다. 옮겨 심지 않고 그냥 모판에 남겨두어 키워먹어도 상관은 없다.


가꾸기와 거두기  

본밭에 옮겨 심을 때는, 모판의 상추에 물을 듬뿍 뿌린 후 되도록 흙이 뿌리에 붙어 있는 상태에서 심는다. 모를 키우지 못한 경우는 종묘상이나 꽃가게에 가서 구해다 심는 것도 좋다. 집에서 먹을 것만 한다면 구태여 힘들여 모를 키우지 않아도 된다.

모판에다 그냥 내버려두고 심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1달에 한번은 거름을 주는 게 좋다. 밑에서부터 따먹기 때문에 계속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거름은 깻묵을 발효시킨 액비를 물에 타서 주던가, 아니면 오줌을 물에 타서 좋다. 단 잎을 따먹는 것이므로 되도록 잎에다 뿌리지 말고 포기 사이사이에 뿌려주도록 한다. 액비만큼 속효성은 없지만 발효시킨 음식찌꺼기를 주어도 좋다.

따먹을 때는 무조건 막 따지 말고, 윗 잎이 적어도 6-7장은 되게 냅둔다. 줄기 상추는 밑에서 따먹으면 위로 계속 자라는데, 위에 꽃대가 올라와 꽃봉우리가 보일 때 쯤이면 먹을 것은 따고 뽑아내버린다.


요 리 법  

우리는 옛날부터 상추를 날 것으로 쌈 싸먹는 것으로 이용해왔다. 고기를 싸먹는 것은 최근의 새로운 음식 풍속이 된 것인데, 원래는 상추에다 쑥갓과 풋고추를 곁들여 된장에다 고추장을 약간 넣은 맛장만 있으면 그 맛이 별미였다.

쌈 말고 대표적인 상추 요리는 겉절이가 있는데, 큰 것은 적당이 손으로 자른 상추에다 대파를 썰은 것을 넣고 참기름과 간장과 식초를 함께 넣어 비비면 그 맛이 참으로 맛깔스럽다.

상추로 비빔밥을 즐겨먹기도 하는데, 솎은 아기 상추를 그릇에 듬뿍 넣고 따뜻한 밥과 지진 된장을 얹고 거기에다 고추장과 참기름을 약간 뿌려주면 입맛을 돋구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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