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과 발생 줄이고 당도 높이려면 비가림포도 물관리가 ‘관건’
 
  비가림 포도밭에 설치된 자동관수시스템 모습.
비가림 포도는 물 관리만 잘 해도 열과(알터짐) 발생을 크게 줄이고 당도가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비가림 포도 재배농가는 자체적인 관수시설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관수제어(물 관리)는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다. 토양의 수분을 제대로 측정하지 않거나 물의 양과 물을 주는 시기를 제각각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 토양의 수분이 일정치 않고 특히 성숙기 때 수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열과 발생과 당도 저하를 앞당기는 지름길인 만큼, 수분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가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포도 착색기 이전에 -30kPa(킬로파스칼·수분 장력의 단위)를, 착색기~성숙기 때는 -50kPa로 토양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했을 경우 열과 발생률은 10.5%에서 6.3%로 크게 줄고 당도도 16.7브릭스에서 17브릭스로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예연구소는 따라서 토양 수분 함량을 기준으로 하는 ‘자동관수시스템’을 설치할 것을 비가림 포도 농가에 주문하고 있다. 자동관수시스템은 물 주는 시간과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제어반 또는 컨트롤러)과 물을 담는 물탱크, 펌프, 배관시설 등을 갖춘 것을 말하는데, 특히 토양 수분 센서와 압력 보상형 점적호스를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탱크는 포도밭 면적이 30a~1㏊(약 900평~3,000평)일 때 2~5t의 물이 담길 수 있는 정도가 좋으며 펌프는 1.5마력 이상에 물을 뿌리는 압력이 ㎠당 1.7~2.5㎏이 권장된다. 점적호스의 길이는 최대 100m로 점적간격은 0.5m가 적당하다.

윤석규 원예연구소 과수과 연구사는 “비가림 포도나무는 보통 수분이 부족한 상태로 관리되기가 쉬운데, 장마나 소나기 등 돌발적인 강우로 인해 토양 수분이 한꺼번에 많아지면 오히려 노지 포도보다 열과가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면서 “비가림 포도밭 외부에 배수로를 설치해 바깥의 강수가 한꺼번에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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