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나무와 함께 살아온 삶



인적사항

○ 성    명 : 홍춘식(75세)

○ 주    소 : 천안시 성환읍 대흥리 162-2,

○ 가족사항 : 2남 5녀(자제)

 

☎ (041)581-2474

○ 영농경력 : 34년


영농규모

○ 면  적 : 4,500평

○ 수  령 : 60년

○ 주  수 : 412주(6 × 6m)

○ 확보품종 : 원황 등 30여종

○ 품  종 : 신고

○ 영농기반시설 : 저온저장고 25평, 점적관수시설, SS기, 굴삭기 등


제가 배농사를 짓게된 동기는 41세 되던 해인 1967년 안성에서 처음 시작했고, 그전까지는 전기회사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8년 후인 1975년에 천안 성환으로 이사해 현재까지 이르렀습니다. 시작하게 된 어떤 특별한 동기는 없었지만 전기회사에서 일하면서 정년이 너무 짧아 새로운 다른 일을 찾은 것이 바로 배를 선택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성환지역 배 재배기술이 매우 빈약하고 배울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일본서적을 많이 읽고 참고하여 현장에 도입을 하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갔습니다.

그 당시에는 토양을 개량하는데 특히 심경 및 유기물확보를 위해 볏짚을 3년에 걸쳐 시용하곤 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특별히 정성을 기울이는 분야는 없지만 재배 단계별, 예를 들어 정지전정, 개화, 결실 및 수확 등 각 부분에 걸쳐 토양과 수세에 맞는 기술을 투입하고 있을 뿐입니다.


(본인 과원에서 포즈를 취한 홍춘식 고문)


토양관리】

우리는 배농사를 지으면서 토양의 소중함에 대해서 많이 등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지역은 계분이나 돈분과 같은 구비를 지나치게 많이 시용하고 있는데 이는 질소와 인산을 다량 함유한 성분이라 소위 금비와 같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다량시용으로 인해 잎의 황화현상등 각종 생리장해가 발생되고 토양개량에 있어 유기물을 확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이러한 금비의 다량시용으로 인해 신초가 8∼9월 늦게까지 생장이 멎지 않으면 당도등 과실품질이 저하됩니다. 금비의 시용을 현재보다도 줄여 적어도 신초의 생장이 7월중순까지는 멎게 해야 고품질 과실을 생산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한편 사람한테 비유컨데 유기물은 주식이고 금비는 부식으로 먹는 소위 영양제라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주식이 먼저이지 부식이 어찌 주가 될 수 있겠습니까?


(홍춘식 고문이 34년 동안 가꾸어 온 배 과원 전경)


시비관리】

시비에 있어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앞부분 '토양관리'부분에서 일부 말씀을 드렸고, 다만 수확후 감사비료에 대해서 좀더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우리는 배나무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대하는 만큼 배나무가 그것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과다한 욕심으로 인하여 많은 혹사를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컨데 수확한 다음에 감사비료를 주는 것은 이러한 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완성된 과실을 만들어내기 위해 봄부터 가을까지 토양과 나무의 힘이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에 영양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낙엽후 기비 시용과 더불어 감사비료의 역할입니다.


정지전정】

제가 배농사를 성환에서 지으면서(처음에는 안성) 주지와 부주지의 개념 없이 다주지형태로 결실시키는 농가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그때 일본 배 재배 월간지를 보면서 정지전정을 일본식으로 도입하여 주지와 부주지와 같은 골격지를 두고 실시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전농가가 이와 같이 하고 있지만 전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관 전체적으로 빈 공간이 없이 가지가 고루 배치되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우리지역에서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신고는 단과지 형성이 잘 되는 품종입니다. 어떤 이는 장과지 전정을 주전정으로 실시하는 사람도 더러 보았지만 이는 신고품종에 대한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단과지에는 과총엽이 많아 광합성으로 인한 양분형성이 다량 이루어지는 반면에 2년지를 이용한 장과지에 발생된 엽수는 적어 과중 및 당도 등 과실품질이 떨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신고품종에 적합한 전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인데 주로 70∼80%는 단과지에 결실시키고 빈공간이 있는 경우에 장과지를 확보하여 예비지로 이용하게 하는 기술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원들에게 정지전정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홍춘식 고문의 모습)


결실관리】

제가 1975년도에 안성에서 성환으로 오면서 우리지역에서 처음으로 인공수분을 했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꽃가루 채취기를 이용하여 화분을 채취한 후 발아율을 거쳐 석송자를 섞어준 다음 교배하는 것이 아니라 꽃으로 입맞춤하는 식으로 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신고품종에 수분수가 보통 10∼20% 정도만 식재 되어 있는 우리 지역 현실에서 자연결실하게 되면 과형이 불량해질뿐만 아니라 종자수가 적게 생성돼 과실비대가 불충실해지기 때문에 인공수분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물론 많은 노력이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지만 고품질 과실을 생산하는데 있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우수한 꽃가루를 채취하려면 건강한 꽃눈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꽃눈은 전년 6월 하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생육 전반기에 걸쳐 수체관리가 이루어져야 충실한 저장양분 축적으로 꽃눈이 건실해집니다. 수분수꽃의 채취방법도 꽃잎이 풍선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꽃만 골라서 따야 꽃가루의 활력은 물론 양도 많아집니다.

인공수분이 끝나고 결실되면 적과를 하는데, 대부분의 농가는 1과당 남기는 엽수에 비해 다량생산하기 위해 과다 결실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적정 착과엽수는 1과당 30매 정도이나 저는 60매로 착과시키는데 이는 대과 및 고당도의 고품질 과실을 생산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질소비료를 다량시용하면 대과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물론 과실은 커지지만 당도 및 저장성이 매우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수확기에 분산수확하는 것이 일시수확보다 고품질과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저의 경우에는 수확기에 보통 5일 간격으로 3회 정도 나누어 수확을 하고 있습니다.


【병해충방제

어떻게 해야 병해충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가? 라고 질문한다면 저는 특별히 해답을 표현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적기에 약제살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흑성병, 가루깍지벌레, 응애 및 꼬마배나무이 등 이러한 대표적인 병해충들의 발생생태와 기상 및 온도 등의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살포회수도 줄일 수 있어 값비싼 농약 값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어떤 농가는 이러한 병해충 발생생태를 무시하고 정기적으로 약제살포 하여 과다한 농약남용을 하는 경우를 더러 보았는데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고 단일 품종 재배의 문제점】

배 재배의 대표적인 가장 큰 문제점은 신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숙과 출하로 인한 소비자의 외면입니다. 실질적인 적기인 10월초에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추석 도래일인 9월 중 ㆍ하순에 출하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미숙과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지베렐린을 처리한 미숙 대과의 출하, 흑색봉지재배에 의한 과실껍질만의 위장 등 이러한 모든 것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결국 우리의 순수한 농심을 저버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배 농사를 짓는 목적이 고품질의 배를 생산하여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을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 또한 시장경제원리인 수요ㆍ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됨을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 추석기에 제사용품과 선물용 등으로 수요가 많아 그 만큼 높은 가격형성이 이루어지므로 이때 출하해야 그 외 시기보다도 수익을 더 올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번 저품질 미숙과를 먹어본 소비자는 두 번 다시 찾지 않는 것이 사람의 기본 마음입니다.

시장경매사도 과실등급을 결정할 때 맛과 같은 품질보다 겉으로 보이는 큰 과실과 과피색이 수려한 과실을 우선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생각을 한번 더 해보면 시장경매사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판매시 소비자가 크고 외관이 수려한 과실을 먼저 선택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겉보다는 속이 먼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겉만 좋고 맛이 없다면 누가 그 과일을 비싼 돈을 주고 사먹겠습니까?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종합적인 문제점을 고찰할 때 결국 특정한 누구의 탓이 아니라 생산자, 중간상인, 소비자 등 모두의 잘못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두 가슴 깊히 반성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좀더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 신고일색의 단일품종에서 벗어나 조 ㆍ중 ㆍ만생종 배를 구분하여 그 시기에 맞는 적정한 품종을 출하해야 배 산업이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제 나이 몇 년후면 팔순인데 무슨 계획이 있겠습니까. 다만 제 인생에 있어 남은 기간동안 지금까지 해 온대로 배농사만을 생각하고 노력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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