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먹어도 먹어도 살 안찌는 매력
 

보랏빛 섬유질·항산화성분 덩어리 … 볶음·튀김에 적합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가지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로 가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못 먹고 살던 시절에는 칼로리가 낮고 담백하기만 한 가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비만·고혈압 등 성인병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풍부한 게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다.

입맛을 돋우는 색은 빨강·주황 등 따뜻하고 밝은 색이다. 반대로 파랑·보라는 식욕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며, 이 원리를 이용한 다이어트 요법도 나왔다. 이러한 색채심리학의 관점에서 볼 때 푸르다 못해 검은빛마저 도는 가지는 그리 입맛을 당기는 식품은 아니다. 하지만 가지는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채소로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짙은 보랏빛의 안토시아닌 색소가 항암·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최근 들어 웰빙 건강식품으로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인도가 원산인 가지는 삼국시대에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래됐다. 전 세계적으로 1,700여종이 있으며, 모양도 공처럼 둥근 것, 달걀처럼 타원형인 것, 길쭉한 것 등 다양하다. 구형이나 타원형을 많이 재배하는 유럽에서는 가지를 ‘달걀나무’라고 부른다. 동양에서는 자줏빛의 길쭉한 가지를 선호하는데, 가지가 자줏빛을 띠는 것은 안토시아닌 계열의 나스닌 성분 때문이다. 가지의 과피에서 생성되는 나스닌은 햇빛을 받으면 자주색으로 변한다.

가지의 주요 영양 성분을 보면 100g당 탄수화물 6g, 단백질 1g, 지방 300㎎, 비타민B 0.04㎎, 비타민C 5㎎ 등으로, 영양학적 가치는 다른 채소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섬유질이 700㎎이나 함유돼 있는 데다 칼로리가 18㎉밖에 되지 않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으며, 항산화 작용을 하는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암·고혈압·동맥경화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본 농림수산성 식품종합연구소에서는 실험을 통해 가지가 암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미국 텍사스대학에서는 고지방 식품을 먹을 때 가지를 곁들이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방에서는 가지를 고혈압 환자나 열이 많은 사람들에게 권장해왔다. 중국 명나라 때의 약학서인 〈본초강목〉에는 ‘가지가 피를 맑게 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부기를 빼주고 열을 내린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냉증이 있는 사람이나 임산부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설사를 자주 하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는 사람도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가지는 아리고 떫은맛 때문에 주로 끓는 물에 데치거나 기름에 볶아 먹는데, 특히 기름과 찰떡궁합이다. 가지 속에 든 필수지방산인 리놀렌산과 세포 손상을 막아주는 비타민E는 지용성 성분으로, 기름을 이용해 요리하면 몸에 쉽게 흡수된다. 게다가 가지의 육질은 기름을 잘 흡수하는 스펀지 형이기 때문에 기름에 볶거나 튀기기에 알맞다.

가지는 대표적인 여름 채소지만, 가을 가지도 씨가 적고 떫은맛이 덜해 맛이 좋다. 넉넉히 구입해서 살짝 찐 다음 결대로 찢어 햇볕에 말려두면 두고두고 졸깃졸깃한 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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