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은 껍데기 바깥으로 불거져 나올 만큼 살이 통통하게 올라야 상품이다. 껍데기나 살에 상처나 흠집이 없어야 한다. 껍데기는 타원형으로 가로와 세로 비율이 3 대 2 정도가 적당하다. 원형, 즉 가로·세로 비율이 1 대 1에 가까우면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처럼 위도가 낮은 나라에서 들여온 전복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지역 전복은 성장기간이 짧아 맛이나 영양이 떨어진다.

대부분 수산물이 그렇지만 전복도 클수록 맛있다. 작은 전복을 여럿 먹기보다 큰 전복을 한두 마리 먹는 편이 낫단 소리다. 내장이 노르스름한 흰색이면 수컷, 짙은 초록색이면 암컷이다. 암컷은 육질이 부드러워 찜이나 구이, 조림, 죽 등 익혀서 먹기 알맞다. 수컷은 암컷에 비해 작지만 육질이 오돌오돌해서 회로 먹으면 좋다.

전복이라고 하면 지레 겁 먹고 집에서 먹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손질이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살 부분을 솔 따위로 깨끗하게 씻는다. 껍질이 얇은 쪽으로 숟가락을 넣고 위아래로 움직여 껍질에서 전복살과 내장을 분리한다. 전복 내장을 살짝 누른 상태에서 살을 당겨 떼어낸다. 전복 살의 길쭉한 부분에 톡 튀어나온 주둥이를 칼로 잘라내고 속에 든 돌처럼 단단한 뼈를 제거한다. 내장은 죽에 넣어 먹고, 살은 회나 구이로 먹으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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