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교육을 콩 기르는 일에 비유해 설명한 적이 있다.
그 설명에 따르면 콩을 기르는 데는 두기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콩나물 기르기이고 다른 하나는 콩나무 키우기이다.
콩나물은 햇볕이 안드는 응달에서 물만 주면서 키운다.
이 때 콩은 콩 속의 생명력이 죽어가면서 콩나물로 자란다. 그러나 콩나무를 키우는 것은 이것과는 정반대다. 콩을 땅에 심어 가꿀 때 콩은 스스로 땅속의 자양분을 흡수하며 자라서 수 십배의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콩나무는 약간의 보살핌만 있으면 스스로 창조적인 삶을 꾸려나가게 된다."
맞는 말이다. 콩나물과 콩나무는 분명히 같은 콩에서 나오지만 성장과정이나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 교육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콩나물은 물만으로 자란다. 콩나물은 물만 자주 주고 온도만 적당하게 맞추어주면 잘 자란다. 진짜 특이한 것은 모든 식물은 햇빛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콩나물은 햇빛을 받으면 콩나물로서 가치는 떨어지고 콩나물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잔뿌리가 없다. 잔뿌리가 많으면 콩나물은 질기고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그렇지만 콩나물은 물만이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콩나물은 콩이라는 자양분으로 자란다. 자신을 죽여 하나의 콩나물을 만드는 것이다. 콩나물 대가리와 줄기 하나만을 남기고 영원히 사라진다.
현재의 우리 교육도 마찬가지다. 우리 교육에서 필요한 것은 입시가 전부다. 입시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인성도 도덕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콩나물이 물만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입시교육만이 필요하다. 나를 위하여 또 다른 나만을 만들어내는 콩나물처럼 나만 성공하면 그만이고 나만 명문대학에 들어가면 된다. 콩나물의 목표가 하나이듯 학교교육의 목표도 하나다. 나만의 성공이 유일한 목표다.
서로 부딪히며 부대끼며 자연의 바람과 비와 햇빛 속에서 자라는 콩나무와는 달리 콩나물은 안전한 콩시루에 가득 담긴 콩들 사이에서 자신을 다른 콩보다 먼저 고개를 내밀기 위해 다른 콩들을 깔아뭉개고 발로 딛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 교육도 마찬가지다. 콩 시루 같은 교실과 학교에서 학생들은 다른 학생과의 경쟁과 대결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다른 학생을 짓밟고 올라서야 1등급이 될 수도 있고 명문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그래야 성공했다는 말도 듣고, 내 이름이 박힌 현수막이 교문에 걸릴 수도 있다.
콩나물과 반대로 콩나무는 밭이나 논두렁에서 자란다. 특히,
콩나무는 많은 자연의 시련과 영향분을 필요로 한다. 햇빛도 필요하고 물도 필요하고 거름, 바람, 이슬, 찬바람, 그리고 사람의 손길도 필요하다. 게다가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 논두렁에 콩을 심는 이유는 병충해가 콩잎이나 콩대공에 와서 서식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콩의 희생이 없으면 벼도 다른 농작물도 병충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햇빛이나 바람이 없는 콩나무는 존재할 수 없다.
뜨거운 햇빛과 찬바람이 바로 콩나무를 자라게 만든다. 게다가 낮과 어둠의 무수한 반복이 있어야 가을에 예쁜 콩을 맺을 수 있다. 가로등 밑에서 자라는 콩나무는 가을 서리가 내리고 아무리 찬바람이 불어도 시퍼런 잎사귀를 뒤집어쓰고 꽃만 무성할 뿐 열매를 맺을 줄 모른다.
또한, 밭이나 논두렁에 있는 콩은 서로 의지할 줄 안다. 혼자 서 있는 콩나무는 비바람에 쓰러지게 된다. 그렇지만 함께 어울려 자라는 콩나무는 서로 가지를 맞대고 의지하며 강한 바람과 세찬 비를 이겨낸다. 대지라는 보금자리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미래의 누렇고 까만 열매들을 주렁주렁 키운다. 하나의 콩이 썩어서 수없이 많은 열매를 맺는 것이다. 바로 콩나무가 콩나물과 다른 점이다.
출처 : 콩나물과 콩나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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