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마다 볏짚 둘둘…곤포 사일리지 ‘인기’
 
 
 
  생볏짚 곤포 사일리지를 직접 생산하는 낙농가 피영익씨(왼쪽)가 올해 생산된 볏짚을 살펴보고 있다.
 

수입 조사료값 올라 축산농 수요급증

  생볏짚 곤포 사일리지를 직접 생산하는 낙농가 피영익씨(왼쪽)가 올해 생산된 볏짚을 살펴보고 있다.


국제 사료값 상승이 가을 들판을 바꾸고 있다.
예전 논의 모습은 가을걷이 후 이듬해 좋은 쌀 생산을 위해 바닥에 넣어두는 볏짚으로 가득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볏짚을 400㎏ 크기로 둘둘 말아 흰색 필름에 꽁꽁 싸맨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가을 축산농가들의 볏짚 조사료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생볏짚 곤포 사일리지 생산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농가와 축산농협 등에 따르면 최근 몇해 동안 볏짚 조사료 이용률이 크게 증가한데다 올해는 순조로운 날씨 덕분에 볏짚 생산량도 늘고 수입 조사료값 인상 여파로 생볏짚 곤포 사일리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조사료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동진강낙농농협은 올해 볏짚 곤포 사일리지 공급을 지난해보다 갑절이나 증가한 2만t으로 잡고 있다. 김택민 동진강낙농농협 대리는 “이달 상순까지 볏짚 곤포 사일리지 주문은 1만3,000t이나 2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예년의 갑절 수준”이라며 “올해 날씨가 좋은데다 수입 조사료값이 톨페스큐의 경우 15%, 티모시 20% 정도 올라 볏짚 곤포 사일리지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볏짚을 조사료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며 벼농사농가와 축산농가의 영농체계도 변화하고 있다.
6만여㎡(약 1만8,000평)에서 벼농사를 짓는 김기운씨(44·경기 고양시 구산동)는 “볏짚을 6~7년 전부터 사일리지 용도로 판매하고 있다”며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일정한 수입도 되고 논을 갈 때 편한데다 규산질비료 등으로 영양공급에 영향이 없어 주변 벼농가의 80% 정도는 볏짚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일부 축산농가들은 생볏짚 곤포 사일리지 사용은 물론 직접 생산에도 나서고 있다. 경기 고양시에서 벼농사 5,000평과 젖소 97마리를 먹이는 피영익씨(43·구산목장)는 주변 농가 7명과 함께 올해 264만㎡(약 80만평)에서 8,000여개의 곤포 사일리지를 만들어 4,000여개를 축산농가에 판매했다. 이 같은 면적은 지난해 180만여㎡(약 54만평)보다 크게 늘어난 것.
피영익씨는 “낙농과 한우농가들이 해마다 조사료 확보를 위해 생볏짚 곤포 사일리지 확보에 애를 먹는 것을 보고 품질 좋은 조사료 생산에 직접 나섰다”며 “볏짚 곤포 사일리지 생산이 확대되는 것은 최근 폭등하는 사료비를 절감하기 위한 축산농가들의 관심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올해 볏짚 곤포 사일리지값이 1㎏당 125원으로 톨페스큐의 1㎏당 400원대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조사료로 이용하는 볏짚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일부 지역에서는 볏짚 곤포 사일리지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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