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비타민의 보고, 생열귀나무
생열귀 열매의 비타미C함량은 레몬에 비해 20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건강보조식품 이외에 식음료 첨가제, 의약품, 화장품, 향수 등의 원료로도 꾸준히 연구가 진행 중이다.(생열귀 꽃)
생열귀는 지구상에 인간이 출현하기 이전인 백악기 말기의 종자식물로 끈질긴 생명력과 강인함이 특징이다.
강원도 정선에 정선생열귀영농조합(033-563-4090)이 결성되어 재배면적이 늘고 있다.
생열귀냉면 이외에 생열귀차, 생열귀술 등의 가공식품 개발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천연 유기농화장품기업 파르펭에서는 생열귀 뿌리와 잎, 줄기, 꽃, 열매 등에 함유된 항산화제를 최초로 상품화하여 유기농 천연화장품을 출시하였다.

생열귀나무는 항암, 동맥경화 및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으며 생열귀 열매의 비타민C 함량은 레몬의 20배 이상이나 된다. 우리나라 자생식물로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전망이 밝아지고 있는 생열귀나무의 주요 특징과 재배기술 그리고 이용법을 살펴본다.



“참 젊어 보이시는군요!”

나이가 들어도 젊어 보인다는 표현은 언제나 모든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지만 젊고 탄력 있는 몸과 피부를 아름답게 유지·관리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물질의 풍요보다는 몸과 마음, 정신적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요즘 천연비타민이 매우 풍부한 우리나라 자생식물 생열귀가 식품으로서 뿐만 아니라 화장품 재료로까지 각광을 받고 있다.
천연물과학연구소 등의 조사 결과, 생열귀 열매의 비타민C 함량이 100g당 1,072mg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은 비타민C의 대명사처럼 불려온 레몬의 20배 이상으로 다른 식물에 비하여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구인들은 꽃을 보기 위한 정원수에서부터 가장 우수한 천연비타민의 공급원으로 생열귀를 실생활에 폭넓게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로즈힙(Rose Hip)이라는 천연비타민과 오일 등이 미국이나 유럽의 약국 및 건강식품점의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생열귀에서 추출 가공한 천연비타민제는 가정마다 구비되어 식생활의 부족분을 메워주고 있을 정도다.

강원도 화천·정선지역에 대량 자생한다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장광진 교수에 따르면 “생열귀나무는 꽃에 향기가 있어 향수 원료로도 이용되고 특히 잎과 열매에 비타민C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뿌리는 항암 및 노화방지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성인병 예방 및 치료효과를 갖는 우수한 자원식물”이라고 한다.
야생의 생열귀는 일본, 중국, 시베리아 및 우리나라의 해발 200~1,200m 지역에 주로 자생한다. 강원도 화천·정선지역에 대량으로 자생하고 있으나, 전국 어디서나 재배가 가능한데 재배적지는 햇볕이 강하지 않은 곳, 배수가 잘 되고 다소 무거운 듯이 비옥한 토양, 즉 점질양토로 부식질이 많은 토양이 이상적이다.
생열귀(Rosa davurica Pallas)는 까마귀밥나무, 가시열매, 뱀의 찔레 등으로도 불린다. 수고는 1~1.5m 정도이며, 6~7월에 개화하고, 결실기는 8~9월이다. 과장과 과폭은 1.2~1.8cm, 과실 내의 종자수는 24~30여 개, 종자의 길이는 약 5mm, 폭은 약 3mm, 천립중은 7.8g 정도이다. 백색꽃이 피는 것을 흰생열귀, 열매가 타원형인 것을 긴생열귀, 잎 뒷면에 선·점이 거의 없는 것을 민생열귀라고 한다.

물리적 마찰을 해주면 종자 발아시기 앞당겨

생열귀나무는 종자번식, 삽목번식 및 조직배양 등으로 번식이 가능하다. 종자번식법은 채종이 비교적 쉽고 채종량도 많아 일시에 많은 양의 묘목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생열귀의 특성상 종자처리를 하여야만 발아율을 높일 수 있다.
종자는 8~9월 열매가 빨갛게 익으면 수확해서 과육을 포함하여 모래와 섞어서 망사주머니에 넣고 50cm 깊이로 1월 중순까지 노천 매장한다. 그 후 굵은 모래와 섞어 물리적으로 마찰한 후 8~15℃ 조건에서 1개월 정도 층적 매장을 한다.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물을 공급하는 것이 발아에 좋다.
이때 4℃ 저온저장 후 지베렐린 100ppm 처리를 하면 발아율 향상에 좋은데 3월 해토 후 파종하면 약 60% 이상 발아가 가능하다.
물리적 마찰을 해주면 발아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데 8~9월 열매를 채취하여 과육을 제거한 종자를 절구에서 가볍게 마찰을 가한다. 그 다음 버미큘라이트에 혼입하여 8℃ 내외에서 3개월 습윤 층적 저장하였다가 11월 하순경 온실에 삽목상을 만들고 파종한다. 이 방법에 의하면 70% 내외 발아시킬 수 있으며 발아기간은 2개월 정도 소요된다.
삽목번식법은 영양기관의 일부를 잘라서 삽상 등에서 뿌리를 내려 증식시키는 것으로 4~7월경 줄기를 12~15cm 길이로 잘라 흙에 꽂으면 1개월이면 뿌리가 난다. 삽목할 때에는 루톤-F를 처리한 양토에서 발근이 잘된다.

발근 촉진을 위해서는 뿌리 부위를 따뜻하게

생열귀의 번식을 위한 삽목상(揷木床)을 관리할 때, 뿌리가 내리는 부위는 따뜻하게 해주어야 발근이 촉진되고 윗부분은 서늘하게 해주어야 삽수(揷穗)로부터 과도한 수분증산이나 양분소모를 막을 수 있다. 온도는 대체로 주간 20~30℃, 야간 15~20℃가 적당하다. 공중습도는 80~90%로 높게 유지해 줌으로써 잎이나 줄기로부터 과도한 수분증발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삽목상을 만들 때는 상토 내에 전열선을 넣어 토양 온도를 올리고 윗부분은 미세한 미스트(mist)를 일정 시간마다 분무해 주어 온도상승을 막아 주는 것이 좋다. 수분증발을 억제하고 충분한 광선을 받게 하여야 발근을 촉진시킬 수 있다. 묘목은 4월경에 이식하는 것이 활착률이 높다. 이때 본포의 재식거리는 폭 120cm에 주간거리 100cm로 하는 것이 적당하며, 너무 밀식하면 가지가 지나치게 무성하여 작업에 지장을 주게 된다.
초기의 묘목을 충실하게 키우고 통기가 잘 되게 하여 주면 병충해의 발생을 미리 예방해 줄 수 있다. 열매 채취가 목적이 아닐 때는 결실시키지 말고 꽃을 잘라주어 나무의 쇠약을 막아주어야 한다. 또한 꽃이 많이 피면 자체 영양분의 소모가 심해 쇠약해지기 쉬우므로 개화 후에 웃거름으로 복합비료를 주어 이를 보충한다.
시비는 10a당 퇴비 3,000kg을 전량 기비로 시용하고 질소, 인산, 칼륨 비료를 각각 15kg씩 준다. 이때 기비 50%, 추비 50%로 두 차례로 나누어주는 것이 좋다. 겨울에도 1~2월에 깻묵이나 골분, 계분, 퇴비 등을 지표에 덮어 멀칭해 주면 보온을 위해 웃거름을 주는 셈이 되므로 좋다.


8월 중순이 수확 적기, 맛은 달고 시다

생열귀는 너무 일찍 수확하면 비타민C 함량이 적고 열매가 딱딱하여 과육을 제거하는 데 노력이 많이 들어가며, 너무 늦게 수확하면 과숙하여 가공작업에 부적합하다. 따라서 가공원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비타민C 함량도 높고 열매의 경도도 적당할 뿐만 아니라 붉은색이 70% 정도 나타나는 8월 중순이 수확 적기다.
수확 후 바람이 잘 통하는 햇볕 아래서 말리거나 또는 80℃ 정도에서 빨리 말려 밀폐용기에 보관한다. 이때 열매꼭지와 꽃받침을 따버리고 열매 살을 터트려 말리면 비타민C의 손실이 적어진다. 말린 열매는 1.2cm 정도의 구형으로 맛은 달고 시다.

자생식물의 자원화는 우리 농업의 미래희망

건강을 위협하는 생활환경과 위해식품의 범람으로 현대인들은 비타민C를 더욱 찾게 되며 그 중에서도 천연비타민의 효능과 가치는 날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최근 비타민C의 보고(寶庫)로서 생열귀나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됨에 따라 자원화가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특히 강원도 정선군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생열귀의 재배기술이 보급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정선생열귀영농조합이 결성되어 약 15명이 생산에 참여하며 재배면적이 확보되면서 생열귀차, 생열귀술, 생열귀냉면 등의 가공식품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를 졸업한 김영래 씨가 생열귀의 다양한 가치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생열귀 추출물은 유해산소 및 유해질소에 대한 항산화 효과가 매우 우수하며 피부의 멜라닌 생성 억제로 인한 미백효과와 콜라겐 형성을 도와 주름개선 효과와 항노화에도 그 효능이 탁월해 국내 기업에서 천연 유기농화장품으로 개발되기도 했다.
생열귀가 본격적으로 다양하게 가공되어 우리의 곁으로 다가오면 그 수요는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에 자생하는 식물들을 본격적으로 재배하고 이를 이용한 건강식품 등으로의 개발과 자원·산업화는 우리 농업의 소중한 희망이 되고 있다.

글·사진 / 윤종길(월간 농경과 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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