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차가 막혔습니다.
서해대교위로 끝도 보이질 않게 긴 차량행렬이 늘어섰습니다.
한식을 앞두고 미리 조상 묘에 성묘 가는 인파와 남녘에 꽃구경 가는 행락객이 겹쳤습니다.
봄이 완연합니다.
길섶엔 벌써 노란 민들레와 보랏빛 제비꽃이 어우러졌습니다.

 

 

순수한 열정만으로 땅을 고르니 힘든 줄도 시간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오늘따라 옆지기도 불평한마디 없이 시키지도 않는 일까지 척척 해냅니다.

 

 

 

 

 

 

 

 


둥근마를 이식하고 나서 두주 째 싹을 키운 씨감자를 내다 심습니다.
스티로폼상자에 담아 비좁은 아파트베란다에서 애면글면 싹을 키웠습니다.
조심스럽게 세상을 향해 고갯짓하는 모습이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여서 놀라움과 흥분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참! 오달집니다.
뿌리도 강인하게 내렸습니다.
낙지발처럼 꿈틀대며 주변의 수분을 한순간에 빨아드릴 기세입니다.
뿌리에 달라붙은 상토를 탈탈 털어냅니다.
두둑에  한 뼘 간격으로 낸 구멍 속에 정성스레 밀어 넣고 흙을 채웁니다.
한주 전에 미리 씌워둔 멀칭비닐 덕에 두둑은 촉촉하게 습기를 머금었습니다.

 


기초가 틀어지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른 봄 이맘때쯤 모종을 내다심을 때 첫손가락처럼 고려해야할 것은 서립니다.
서리로 인한 피해는 되돌리기 힘든 치명상입니다.
씨감자는 자체 내에 양분을 축적하고 있어 움트던 새싹이 서리를 맞고 얼어 죽어도
계속해서 새로운 싹이 올라옵니다만 그로인해 생육이 더디어 알뿌리가 덜 달리고 모양 또한 고르지 못합니다.
아침에도 찬 서리가 밭두렁을  하얗게 덮었습니다.
고육지책으로 철선을 땅에 처박고 그 위로 흰 비닐을 씌워 터널을 만든 후 살랑대는
봄바람에 쓰러지지 않게 단단히 붙들어 맵니다.
정직하게 땀 흘린 만큼  반응하는 것이 농사입니다.

 

 

 


애써 키운 블루베리 두 그루가 말라죽었습니다.
추위에 강한 곰취와 부짓갱이나물까지도 여럿이 얼어 죽었습니다.
원인을 살펴보니 범인은 두더지였습니다.
다락골에 터를 일군 후부터 줄곧 토양살출제등 농약사용은 자재하며 지력을 키워왔습니다.
그런 노력 덕에 토양 속에 유기물들이 풍부해졌습니다만 그것들을 노린 두더지가 밭뙈기 한편에 둥지를 틀고 말썽을 부립니다.
곰취와 부짓갱이나물을 심은 곳을 죄다 뒤집어놓았습니다.
맥주유리병을 두더지가 다니는 길목에 꽂기도 했고 특이한 냄새 때문에 두더지가 싫어한다는 어성초로 농장을 꾸미기도 했습니다만

두더지는 어성초를 심은 곳까지 뒤집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구입한 두더지퇴치기입니다.
태양광으로 자동 충전해 주기적으로 두더지가 싫어하는 소리와 진동을 발생시킵니다.
설치한지 한 달이 가까워집니다.
음파를 내보내기 시작한 후부터 지금까지 두더지가 다닌 흔적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공을 길게 키우기 위해 수북이 깔아두었던 볏짚을 해치고 울릉도에서 건너온 눈개승마(삼나물)새순이 쑤욱 올라왔습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산채류를 한두 가지씩 종류를 늘려가며 재배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올해 내다심은 작물은 누릿대(누룩취)입니다.
종근 값이 비싸 조금밖에  구입해왔습니다.
반그늘을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은행나무 그늘이 미치는 곳에 터를 잡고 퇴비만 넣고 옮겨 심습니다.
고랑을 깊게 파서 서릿발 피해를 미리 예방합니다.

 


얇은 황사가 하루 종일 희뿌옇습니다.
간간히 빗방울도 떨어집니다.
황사먼지에 방사능까지 범벅된 비는 아닐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지만 왠지 찝찝합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허투루 지켜보고 있어야만 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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