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수의 올바른 가지치기(2)


가지치기의 위치 

활엽수와 침엽수를 막론하고 모든 가지는

줄기와 가지의 결합 부위 및 가지와 가지의 결합 부위에서 자르며,

가지의 마디 사이에서 자르면 안 된다.
잘라야 할 가지나 줄기가 결정되면

가지의 지피융기선과 지륭에 있는 가지자르기의 목표점(目標点)들을 

잘 확인한 다음,

지륭의 발달 상태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가지나 줄기를 자른다.
가지치기는 줄기의 위쪽 가지부터 시작해서 아래쪽으로 해 내려온다.

 

 

 

 

 

 

 

 

 

 

 

 

1. 지륭이 뚜렷한 가지
줄기나 굵은 가지에서 뻗어 나온 가지에는 대부분 눈으로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지륭이 발달해 있다.   


또한, 대부분의 가지는 <그림 1>에서와 같이 지륭이 지피융기선의 상단부(C) 바깥쪽으로는 발달하지 않고 주로 가지 하단부의 밑부분에만 발달해 있다(E-B).
이러한 가지의 올바른 가지자르기 표적(標的)은 지피융기선의 상단부 바로 바깥쪽에 있는 A점과 지륭이 끝나는 B점이다.

따라서 A점에서 B점을 향해 비스듬히 자른다(A→B).  

A점에서 B점을 향해 자르면 <그림 1>의 1번 A-B 그림과 <그림 2>의 첫 번째 사진처럼 절단면 가장자리에 도넛 모양으로

흔히 칼루스(callus, 癒合組織)라고 하는 손상유합재(損傷癒合材, woundwood, cicatrix)가 형성되면서 상구(傷口)가 잘 아문다.
그러나 지피융기선의 상단부 안쪽에 있는 C점에서 C→E, C→B 방향으로 절단하거나, 또는 A→E 방향으로 절단하면 원형의 칼루스가 형성되지 않고

<그림 1>의 2번(C→E), 3번(C→B), 4번(A→E) 모양처럼 원의 한쪽 또는 양쪽에 이가 빠진 칼루스가 형성되면서, 상구가 잘 아물지 못한다.
또한, C→E, A→E 방향으로 절단하면 가지의 보호대가 형성된 지륭이 잘려나가기 때문에 부후균의 침해를 받아 공동(空洞)으로 진행되기 쉽다.
굵은 가지를 자를 때는 언제나 단번에 자르지 말고 <그림 3>과 같이 1차 부분절단(初切)과 2차 완전절단(次切)을 해서 먼저 가지의 하중을 줄인 다음

남은 가지터기를 올바른 가지치기의 표적에 따라 잘 드는 톱으로 매끈하게 자른다.  


한편, <그림 3>에서와 같이, 지륭이 지피융기선의 상단부 바깥쪽으로 발달해 있는 가지는 지피융기선을 표적으로 하지 말고,

지륭을 표적으로 해서 지륭을 다치지 않게 지륭의 위쪽 부분이 끝나는 A점에서 지륭의 아래쪽 부분이 끝나는 B점을 향해 매끈하게 자른다.
어떤 경우에도, 가지를 자를 때 보호대가 형성되는 지륭 부분이 잘려나가면 안 된다.

 

2. 지륭이 뚜렷하지 않은 가지치기
대부분 가지에는 눈으로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지륭이 발달해 있지만 그 중에는 뚜렷한 지륭이 없는 가지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그림 4>의 왼쪽 그림에서처럼, 지피융기선의 상단부 지점에서 줄기와 평행으로 가상의 수직선을 긋고,

지피융기선과 가상의 수직선 사이의 각도 a와 등각 b가 되도록 지피융기선의 상단부에서 절단할 가지를 향해 선을 그으면 올바른 절단선이 된다.
이때, 각도 b는 각도 a와 같거나, 각도 a보다 약간 커야 하며 각도 a보다 작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은 방법이 번거로우면 지피융기선의 상단부 지점에서 자르고자 하는 가지를 향해 직각으로 절단선을 그어도 된다.
한편, <그림 4>의 오른쪽 그림과 같이 잘라야 할 가지가 줄기에 바짝 붙어 있을 경우에는 가지의 밑에서 지피융기선의 상단부를 향해 줄기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서 치켜 올려 자른다. 이때 절단선은 <그림 4>의 좌측 그림과 같은 방향으로 결정한다.

 

3. 죽은 가지자르기
가지가 말라죽으면 지륭이 많이 발달한다.   


이럴 때는 <그림 5>와 같이 지피융기선을 표적으로 하지 말고, 지륭을 표적으로 해서 지륭의 끝에서 바투 자른다.
어떤 경우에도, 가지를 자를 때 지륭 부분이 잘려나가면 안 된다.

 

4. 줄기 자르기
강풍이나 기타 원인에 의해 원줄기나 곁줄기가 부러졌을 때, 또는 나무의 크기를 줄이고자 할 경우에 부득이 원줄기나 곁줄기를 제거하게 된다.
이때는 먼저 제거할 원줄기나 곁줄기의 윗부분을 절단해서 하중을 줄인 다음, <그림 6>에 표시된 절단선을 따라 비스듬히 자른다.  

 이때, 절단선은 지피융기선의 상단부에서 제거할 줄기를 향해 90˚ 각도로 그은 가상의 수평선과 지피융기선 또는 줄기수피융기선(stem bark ridge)과의

각도를 이등분한 선이 된다.절단된 줄기의 내부에는 가지의 지륭에 형성되는 것과 같은 화학적 보호대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부후균의 침해를 받기 쉽다.
따라서 줄기를 자르고 나면 반드시 절단면에 티오파네이트메틸 도포제나 테부코나졸 도포제와 같은 검증된 상처도포제를 바르고,

그 후 상구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1년에 1∼2차례 봄 또는 가을에 상처도포제를 바른다.   


<그림 7>의 왼쪽 사진처럼, 큰 나무줄기를 올바르게 잘라서 상구 가장자리에 손상유합재가 잘 자라고 있으나 절단면이 워낙 클 때는

상구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해마다 봄에 한 차례씩 상처도포제를 바른다.
오른쪽 사진처럼, 줄기 자르기를 잘못하여 원줄기가 썩었을 때는 썩은 부분을 다시 잘라주지 않으면 살아 있는 줄기 내부까지 썩게 된다.


가지치기 할 때 지켜야 할 점

1. 굵은 가지자르기
굵은 가지를 한 번에 자르면 가지의 무게 때문에 줄기의 껍질과 줄기조직이 함께 찢어지면서 나무에 상처를 낸다.

따라서 굵은 가지를 자를 때는 줄기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서 다음과 같이 3단계로 나누어 잘라야 한다. 


첫 번째의 부분절단(初切)은 세 번째의 최종 절단 위치에서 30cm가량 올라가서

<그림 8-1-A>처럼 가지의 밑에서 위쪽을 향해 가지직경의 1/3∼1/4가량만 치켜 올려 자른다.
두 번째 절단(次切)은 첫 번째 부분절단 위치에서 2∼3cm가량 올라온 지점에서 밑으로 끝까지 잘라서 가지를 제거한다(그림 8-2-B).
세 번째 최종절단(終切)은 앞서 설명한 자연표적 가지치기 방법에 따라 지피융기선의 바로 바깥쪽에서 지륭의 끝을 향해 자르는데,

이에 대해서는 앞에서 자세히 설명하였다(그림 8-3, 4).

 

2. 절단면을 매끄럽게 자르기
굵은 가지를 자를 때, 위에서 설명한 첫 번째 부분절단과 두 번째 절단은 굵은 톱이나 기계톱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세 번째 마지막 절단은 톱날이 너무 굵지 않은 잘 드는 손톱으로 매끈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절단면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하면 상처가 더디 아물거나 깨끗하게 아물지 않아 나중에 병원균의 침해를 받을 수 있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

 

3. 상처도포제 처리
가지를 자르고 나면 상처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티오파네이트메틸 도포제와 같은 검증된 상처도포제를 발라서 노출된 형성층이 말라죽지 않도록 하고

또 상처를 통해 병원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상처도포제로 티오파네이트메틸 도포제(Topsin M paste)를 30년 넘게 사용해 왔는데 가지치기한 후 절단면에 발랐을 때 형성층이 마르는 것을 방지해서

칼루스의 발달을 증진하고 병원균의 침입을 방지하는 데 우수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고 지금까지 이로 인한 피해는 발견하지 못했다.
따라서 필자는 가지 절단면의 보호를 위해 티오파네이트메틸 도포제와 같이 수십 년간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검증된 상처도포제를 바르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쳐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상처도포제나 수성페인트, 유성페인트, 크레오소트(creosote), 콜타르(coal tar) 등은 사용하면 안 된다.
이러한 물질들을 가지의 절단면에 바르면 형성층 세포들을 죽여, 칼루스의 발달을 저해하므로 나무에 크게 해롭다.
한때 미국에서 상처도포제가 별로 효과가 없거나 도리어 해롭다는 논의가 제기된 적이 있는데,

이것은 당시에 가지의 형성층 세포를 죽이는 해로운 아스팔트를 주성분으로 한 상처도포제를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상처도포제에 따라 그 효능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확실히 검증된 제품을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지치기로 생긴 상구는 작은 가지의 경우 형성층에서 자라 나온 칼루스에 의해 대개 2∼3년 내에 아물지만,

굵은 가지의 경우 3∼4년 또는 그 이상 걸리므로 가지의 절단면이 클 때는 칼루스가 상구를 완전히 감쌀 때까지

1년에 한두 차례 봄, 가을에 노출된 상처 부위에 티오파네이트메틸 도포제를 발라서 부후균의 침입을 방지하도록 한다.
단풍나무나 자작나무와 같이 봄에 가지치기했을 때 수액이 많이 흘러나오는 나무는 흘러나온 수액이 완전히 마른 후에 도포제를 바르거나

또는 수액이 흘러나오지 않는 겨울철에 가지치기한 다음 도포제를 바른다.  

 

맺는말

나무의 가지치기는 사람의 정형 및 성형외과 수술에 비유할 수 있다.
즉 올바른 가지치기는 한평생 나무의 건강과 미관 그리고 안전을 유지해주지만, 잘못된 가지치기는 나무의 건강과 미관 그리고 안전을 해침으로써

나무의 한평생 피해를 준다.
그동안 잘못된 가지치기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얼마나 많은 귀중한 조경수와 노거수 등이 무참하게 훼손되었는가를 돌아보면

올바른 가지치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가는 가지를 자를 때는 한 번 생각하고, 조금 굵은 가지를 자를 때는 두 번 생각하고, 아주 굵은 가지를 자를 때는 세 번 생각한 다음 자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가지의 정형 및 성형 수술을 올바르게 하고 있는지 가지치기하기 전에 꼭 한 번 되새겨볼 일이다. 
출처:산림
글·그림:나용준 (서울대학교 식물병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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