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나무 재배할 때 꼭 알아야 될 몇 가지 

 

노지에 잘 조성된 두릅 밭(제주도)  

 
두릅나무는 햇빛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양수이며, 재배에 적합한 토양은 자갈이 있는 전석지로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재배가 잘 된다.

따라서 두릅나무 재배지는 햇빛을 잘 받도록 조성해야 한다.
만약 큰 나무 아래 그늘진 곳에서는 생육이 불량해지고 결국 고사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두릅나무 자원이 점차 고갈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남아 있는 자생 두릅나무를 보면 등산로 주변을 따라서 혹은 자생지가 있더라도 큰 나무에 피압되지 않는 그러한 조건에서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두릅나무는 수분을 좋아하지만 뿌리가 물에 잠기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배수가 잘 되는 자갈토양 혹은 마사토가 많이 섞여 있는 사질양토의 땅에서 잘 자란다.
배수가 잘 되려면 아무래도 다소의 경사가 있는 곳이 좋다.
경기도 연천에 가면 경사가 완만한 야산에 검은 돌이 많이 있고 키가 큰 나무가 없는 곳에 두릅나무 자원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두릅나무가 거의 빼곡하게 들어서서 다른 나무가 없는 상태로 순림을 이루더라도 큰 문제없이 잘 어울려 자란다.

따라서 두릅나무를 재배하려면 양지바르고 배수가 잘 되는 전석지를 염두에 두고 조성한다면 큰 실패가 없을 것이다.

또 가능한 노지재배보다는 산야에 재배하는 것이 병해충도 적고 향기나 질이 좋은 두릅순의 생산에 유리하다. 

 

두릅나무 재배적지 - 경사가 있는 전석지

산지에 잘 조성된 두릅 밭(강원도 연천군) 


두릅나무는 여러 품종을 혼식하는 것이 좋다

농작물의 재배에서는 단일작목을 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유리한 점이 있으나 두릅나무는 그렇지 않다.
산야를 다니다보면 다양한 형태의 두릅나무를 만날 수 있다.
가지가 많거나 적은 것은 물론이고

새순이 나오는 시기, 새순의 색, 맛이나 향기, 자란 모양, 나무의 굵기, 맹아가 올라오는 형태, 동아의 휴면 등 다양한 형태의 두릅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가지 종류의 두릅을 혼식하면 그만큼 다양한 두릅순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촉성재배 등 특수한 목적으로 재배를 한다면 목적에 맞는 품종으로 재배를 해야 할 것이다.
자연산으로 생산되는 두릅순은 4월 초에서 5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처음 생산되는 두릅순의 가격이 kg당 2만 원을 호가하고 있어 자연산으로 두릅을 재배해도 상당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문제는 2개월 정도로 자연산 두릅순의 생산이 끝나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두릅순을 생산하거나 좀 더 늦게 나오는 개체를 육성하여 생산 기간을 연장시키는 것이다.

필자는 전국에서 수집한 30여 개체를 혼식하여 재배한 결과 1주 정도는 두릅순이 나오는 시기가 차이가 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따라서 좀 더 많은 개체를 수집하여 특성을 파악한다면 조생종 혹은 만생종의 두릅나무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선발된 논산1호 


두릅나무의 번식은 뿌리삽(급삽)을 원칙으로 한다

두릅나무는 뿌리를 이용한 근삽목으로 쉽게 번식이 된다.
물론 잘 익은 종자를 받아서 실생으로의 번식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면 좋은 품종을 고정할 수가 없다. 근삽은 1~2년생의 뿌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뿌리의 채취는 이른 봄 두릅순이 물이 오르기 전에 뿌리를 조심스럽게 굴취하여 약 10cm 길이로 자른 다음 포장에 수평으로 뭍고 3cm 정도로 살짝 흙을 복토하면 된다.
뿌리의 굵기는 볼펜 정도의 크기가 되면 무난하다.
삽목 후 삽목상이 건조하지 않도록 관수가 필요하다.
근삽을 위해서는 가을에 두릅나무가 낙엽이 진 다음 1개월 정도 지나서 뿌리를 굴취하여 사용해도 된다.

굴취한 뿌리는 절단하지 말고 뿌리 다발로 모아서 노천매장 혹은 냉장 저장하였다가 이듬 해 봄에 꺼내어 적당한 길이(약 10cm)로 잘라서 삽목을 실시한다.
보통 뿌리로부터 95% 이상 줄기가 올라오므로 근삽을 통한 두릅나무의 번식은 크게 어려움이 없다.
이따금 재배자로부터 두릅나무의 구입과 관련한 문의가 있는데 시장에서 수백 본 혹은 수천 본을 한꺼번에 구입하여 재배하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가능하다면 몇 본을 구입해서 이렇게 근삽을 통해 직접 번식도 시켜보고,

두릅나무가 자라는 상태나 봄에 싹이 올라오는 형태를 잘 관찰하여 재배에 관련된 노하우를 직접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릅순 촉성재배(경기도 가평)


촉성재배는 품종 선택과 물이 좋아야 한다

겨울철 촉성재배는 이른 봄 자연산 두릅순이 나오기 전에 두릅순의 향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안타깝게도 국내의 두릅나무 자원이 점차 고갈되어 촉성재배용 대목은 거의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하여 사용한 지가 20년이 넘었다.
촉성재배용 두릅나무는 가을에 낙엽이 진 다음 1개월 정도가 지나서 휴면타파가 된 것을 사용해야 한다.

중국 길림성 지역이 우리나라보다 겨울이 일찍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9월 하순에 낙엽이 지고 10월 중하순이면 대목을 채취하는 기간이 된다.
우리나라에 12월 중순경 두릅나무 대목이 들어오는 것을 볼 때 중국에서 수입하는 두릅나무 대목은 어느 정도 휴면타파가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경기도 가평지역에서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실시해온

두릅나무 촉성재배는 어느 지역보다도 물이 깨끗한 이 지역의 청정수 덕분에 촉성재배의 최적지로 자리 잡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나 이렇게 수입된 두릅나무는 고정된 품종이 아니기 때문에 대목에 따라 싹이 올라오는 시기가 다르고 맛이나 향이 모두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촉성재배로 두릅순을 생산하기 위해 매일 두릅나무 다발의 결속을 풀어 싹이 먼저 나온 수확기의 두릅순을 따로 모아야 한다.
이러한 두릅나무 촉성재배는 싹을 한 번 자르면 나머지 대목을 버려야 한다.
정아 밑의 곁순이 나오기는 하지만 순이 워낙 작아서 상품성이 없다.
한편 겨울철 촉성재배에 있어 단마디 촉성재배가 가능한 품종이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상당량이 퍼져 있는 신구, 자오 등이 그것이다.
이 두릅나무는 오래전에 일본에서 육성된 것인데 국내에 들여와 천영호 씨 등에 의해 본격적으로 보급된 품종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자생종이나 중국에서 들여온 대목과는 달리 줄기가 크고 특히 곁순(측아)이 커서 단마디 촉성재배로 안성맞춤인 품종이다.
그러나 신구의 경우 내한성이 다소 약한 면이 있어 중부권 이북에서 재배 시에는 고려해야 될 내용이다.

이 밖에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재배되었던 정강이라는 품종도 일본에서 육성된 것인데 여름에도 순을 채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주변에서 발견되는 두릅나무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목적에 맞는 두릅나무를 선발하여 품종으로 고정할 필요가 있다. 

 

두릅 포지는 높은 밭이랑 설치로 우기에 배수가 잘 되어야 한다.


질소질 비료는 시비하지 말고 가능하다면 퇴비를 주자

두릅나무는 노지에 재배하는 것보다는 산지에 재배를 해야 한다.
다만 두릅나무가 재배지 전체를 완전히 점유하기 전까지는 매년 두릅 밭을 조성해가면서 제초나 시비 등 일반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두릅나무는 워낙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초기 2~3년만 집중관리를 한다면 완전히 두릅 밭을 조성할 수가 있다.
농사일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아무래도 잡초와의 싸움이라고 본다면 가능한 한 두릅 밭을 조성한 다음 손이 안 가도록 하는 것이다.
생장을 촉진하기 위해서 질소질 비료를 처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릅나무는 질소질 비료의 시비가 필요 없다.
비교적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끈질긴 생명력이 있기 때문이다.
후숙된 퇴비의 사용이 가능하다면 포장에서 건전묘를 생산하기 위해서 밑거름으로 주는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두릅순을 생산하여 소득을 목적으로 한다면 적어도 1ha(약 3,000평) 이상은 재배를 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관리로 제초 외에는 가능한 품을 줄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랑을 높게 하여 배수가 잘 되도록 조성된 두릅나무 포지 


맺음말

두릅나무는 양수이므로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재배해야 한다.
노지보다는 산야에 재배하는 것이 보다 질이 좋은 자연산의 두릅순을 생산할 수 있다.
토양은 배수가 잘 되는 경사지로 자갈이나 마사토가 섞인 토양이 좋다.
두릅나무의 번식은 품종 고정을 위해 가능한 뿌리삽목(근삽)으로 번식을 시킨다.
두릅순을 오랫동안 채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개체(품종)를 혼식함이 좋다.
겨울철 촉성재배는 휴면이 타파된 나무를 대목으로 사용해야 한다.
단마디 촉성재배는 측아가 큰 품종으로 신구, 자오 혹은 국내에서 선발된 논산1호 등을 사용하면 유리하다.
두릅순의 선도 유지 및 출하를 조절하기 위하여 저온창고의 설치는 필수적이다.
두릅순은 산채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선호도가 좋고, 국민의 소득 증대에 따라 자연식으로 웰빙식품의 요구도가 크므로 봄철의 고급 산채로 계속 개발할 필요가 있다.

출처:산림

글·사진 _ 문흥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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