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나무 재배 기술
   -꼭 알아야 될 여섯 가지-

 

 


따사로운 햇살이 완연한 봄이면 상큼한 산나물이 그리워진다.

봄철의 산채는 두릅 순이 단연 으뜸이다.

그래서 두릅 순은 ‘산채의 여왕’ 혹은 ‘산채의 왕자’로 불린다.

최근 무공해 식품의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두릅나무 재배 시 꼭 알아야 될

몇 가지 내용을 소개한다. 
 

2  근삽으로 만들어진 묘목의 생장(국립산림과학원)2 근삽으로 만들어진 묘목의 생장(국립산림과학원)

 

햇빛을 좋아하는 두릅나무
두릅나무(Aralia elata Seem)는 두릅나무과(Araliaceae)에 속하는

낙엽활엽수로 높이 3~5m로 자라는 키 작은 나무다.
전 세계적으로 4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두릅은

두릅나무, 독활, 애기두릅나무(Aralia elata var. canescens),

둥근잎 두릅나무(Aralia elata var. rotundata) 등 4종이다.

두릅나무는 전형적인 양지식물로 해발 1,500m 이하의

숲 가장자리와 계곡의 자갈이 많은 양지바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두릅나무의 재배는 햇빛이 잘 들고 배수가 잘 되는 곳을

우선적으로 택해야 한다.

큰 나무 아래나 여러 나무가 함께 자라는 곳에서는 두릅나무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한다.

두릅나무는 밀식을 해도 잘 자라는 특징이 있다.

여러 종류의 두릅나무를 같이 심어서 군락을 이루도록 하면 좋다.

 

번식과 재배
두릅나무의 번식은 종자로 하는 실생번식, 뿌리 삽목(근삽)으로 번식하는 영양번식, 조직배양으로 하는

번식법으로 가능하다.

일반적으로는 뿌리를 이용한 근삽법이 가장 손쉽고 품종을 고정할 수 있어 추천한다.

두릅나무는 뿌리가 얕게 내리는 천근성 수종이어서 지표면 가까이에서 뿌리가 자란다.

근삽용 뿌리는 1~3년생의 모수(어미나무)를 사용하고 휴면기(12~3월)의 뿌리를 굴취해 사용한다.

뿌리의 굵기는 직경 0.5~2.0cm 정도이고 길이는 12cm 정도로 절단해 삽목을 한다.
2년생의 나무를 굴취하면 보통 근삽용 삽수를 10~30개를 만들 수 있다.

삽목은 배수가 잘 되는 사양토의 포지에 수평으로 삽목을 하는데 3cm 정도 복토를 하고,

땅이 건조하다면 삽목 후 관수 처리를 한다. 휴면기의 뿌리를 삽목하면 90~95% 싹이 올라와 묘목이 된다.
두릅나무는 뿌리가 지표면 가까이에 주로 분포하므로 지하수가 높은 지역에서는 생육 상태가 불량하다.

또한 두릅나무는 햇빛을 좋아하는 양지식물이므로

재배 적지는 일조가 양호한 곳으로 토심이 깊고 배수가 양호하며 유기질이 풍부한 전석지가 좋다.

토양의 산도는 약산성 땅이 좋으며 지형적으로 평지보다 오히려 완만한 경사지가 재배 적지다.
그러나 토양 수분이 극히 낮은 건조지역, 장마기간 중 물이 담겨 있는 담수지역, 진흙이 많이 섞인 중점질 토양,

바람이 심한 지역에서 두릅나무 재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두릅나무는 입고역병에 치명적이므로 과거 입고역병의 발병 지역에서는 가급적 식재를 피하는 것이 좋다. 
두릅나무는 지역에 따라 개체 특성이 다양하고 특히 가시의 많고 적음이나

새순이 나오는 시기, 색깔, 맛, 향 등이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고 식감이 좋은(맛이나 향기가 양호한) 두릅 순 생산을 목적으로

우량한 두릅나무를 선별해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다.

국내에서 선발된 두릅나무는 민두릅나무인 충북1호, 가시가 적고 생장이 좋은 논산1호,

건국대 홍성각 교수가 선발 육성한 건국1호, 강원도 산채시험장에서 선발한 평창1호 등이 있다.
또한 일본에서 도입한 세 가지 품종이 있는데 측아(곁눈)가 커서 단마디 촉성재배에 유리한

신구’, 생장이 비교적 우수한 ‘자오’, 여름에도 새순의 수확이 가능한 ‘정강’ 등이 있다.
일본에서 도입한 이들 종은 내한성이 약하며,

특히 정강은 가시가 전혀 없는 민두릅나무로 장점이 있으나

내한성이 매우 약해 제주를 중심으로 남부 해안 지역에서만 주로 재배된다.
현재 국내 선발종 가운데는 ‘해뜰날 3호’가 품종으로 출원되어 곧 등록될 예정이다.

두릅나무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어 그 지역에서 새순의 맛이나 향기가 좋고 생장이 좋으며

순이 굵게 올라오는 개체를 선발해 육성하는 것이 우량 품종 육성의 좋은 방법이 된다.

 

3  건국1호3 건국1호4  논산1호4 논산1호

 

조기재배와 촉성재배 기술
보통 자연 상태에서 두릅 순의 수확은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에 이뤄지지만

조기재배와 촉성재배로 두릅 순 생산을 앞당길 수 있다.

조기재배법은 보통 정아에 비닐봉투 등을 씌워서 보통의 순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 두릅 순을 생산하는 방법이다.
봄철에 해동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2월 중순부터 3월 상순쯤 폭 6cm, 길이 20cm 정도의 봉투를

정아가 신장할 때에 정아 밑 나무 부분에 감아 씌워주면 두릅 싹이 길게 자라고 연화된다.

그러나 두릅나무는 줄기에 가시가 있고 전정을 해도 줄기가 일정하게 자라지 않아서

과수처럼 봉지 씌우기가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필자는 수년 전 경기도 안양에서 두릅나무에 반투명한 플라스틱 막걸리병을 씌워서 조기재배하는 것을 보았는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어느 정도 빛이 투과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대량으로 씌울 수 있다면 조기재배에 매우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릅나무의 촉성재배는 겨울철에 두릅 순의 조기 출하를 위해 두릅의 가지를 잘라

비닐하우스 내에서 온도와 습도를 맞추어 주어 싹을 틔운 후 수확하는 방법이다.

이 재배법은 12월부터 이듬해 4월 초까지 농한기의 유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유망한 재배법이다.

국내에서 두릅나무의 촉성재배는 경기도 가평군에서 주로 실시되고 있고

이곳에서 겨울철에 생산되는 두릅 순이 전국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방법은 가을철에 낙엽이 진 다음 약 1개월이 경과된 무렵 11월 하순부터 두릅나무를 길이 50cm 정도로 잘라

하우스 내에 빽빽하게 세워두고 낮에는 20~25℃, 밤에는 10~15℃로 온도를 유지하며

물을 뿌려주어 싹을 틔워 새순을 수확하는 방법이다.
가평군의 두릅순 촉성재배는 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한다.

촉성재배용 두릅나무 대목은 전량 중국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한때 1,000만 개 이상의 두릅나무 대목을 수입해 50여 농가에서 재배했으나

현재는 물량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고 재배 농가도 10여 농가에 불과한 상태다.

매년 대목 수입에 어려움이 따르고 원산지 표기로 인해 생산된 두릅 순이 중국산으로

판매되어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따라서 두릅나무의 촉성재배는 경기도 가평 이외 다른 지역에서는 장려할 방법은 못 되는 상태다. 

5  충북1호5 충북1호6  반투명 플라스틱 병을 씌워 조기재배하는 모습 6 반투명 플라스틱 병을 씌워 조기재배하는 모습

 


두릅나무의 입고역병과 더뎅이병
두릅나무의 재배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병은 입고역병이다.

일본 야마나시(山梨)현 종합농업시험장에 따르면

이 병의 병원균은 조균류라는 곰팡이의 종류임이 밝혀져 ‘두릅나무의 입고역병’이라 명명됐다.

병원균은 파이토프토라 캑토룸(Phytophthora cactorum)의 근연의 일종으로 동정됐다.

입고역병의 증상은 새싹이 생기를 잃은 것처럼 보이면서 수일 이내에 잎이 시들어 떨어진다.

그리고 나무의 그루터기 부분과 뿌리 부분의 조직이 물러지며 흑갈색으로 부패된다.

부패는 처음에는 형성층에서 시작해 점차 목질부까지 이른다.
입고역병은 지온이 15~27℃로 다습일 때 발생하기 쉽고,

특히 다비(多肥)나 밀식(密植)의 경우에 쉽게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며

포지의 제초 작업 시 뿌리의 절단은 이병을 촉진시킨다.

입고역병은 발생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밭 전체로 퍼져 나무가 전멸하기 때문에

우선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방제 체계를 갖춰야 한다.

몇 가지 방제법으로는,

1) 뿌리삽수(종근)는 반드시 병이 없는 나무에서 채취하여 종근의 선별과 소독을 철저히 한다.

2) 질소시비를 적게 한다.

3) 여름철에는 되도록 두릅나무 밭에 들어가지 않는다.

4) 밭의 이랑을 높게 설치하여 배수가 잘 되도록 한다.

5) 발병하면 나무를 신속하게 잘라내 소각하고 그 밭에서는 번식용 뿌리를 채취하지 않는다 등이다.
한편 더뎅이병은 주로 장마철을 전후하여 많이 발생하는 병으로 잎과 줄기에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이 병은 강원도 농업기술원에서 분류 동정하여 Elsinoe araliae인 것으로 밝혀져 두릅의 더뎅이병으로 명명했다.

병징의 초기에는 잎에 갈색의 반점이 생기며 병반이 엽맥을 따라 진전해 융합되고 심하면 잎 전체가 뒤틀리고 고사한다. 가지와 줄기는 병반이 반원형으로 융합되어 전형적인 더뎅이 증상을 나타낸다.

이 병해의 대책으로서는 휴면기에 석회유황합제 20배 액을 그루터기 전체에 살포하고 생육기에 발병이 보이면

톱지 M수화제 1,500배 액이나, 벤레이트 수화제 2,000배 액을 2회 정도 살포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두릅 순은 무공해 산채로 인기가 있는 만큼 재배지에서 이러한 병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친환경적인 재배가 되도록 우선 노력해야 한다.
두릅나무 재배는 어렵지 않다.

양지바르고 배수가 잘 되는 곳을 택하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재배할 수 있다.

뿌리삽목(근삽)으로 번식이 매우 잘 되어 단기간에 다량의 묘목을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식재 후 2~3년부터 두릅 순 생산이 가능하여 단기 소득 수종으로 적합하다.

두릅 순은 산채로 판매가 되므로 최대한 신선한 상태로 수요자에게 공급돼야 한다.

산지에서 가까운 곳의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으로의 출하,

인터넷을 이용한 직거래, 지역특산물이나 민속놀이 등과 연계한 판매 전략, 기타 장아찌, 김치 등의 식재료로서

개발이 필요하다. 두릅나무의 번식기술 및 생장 특성을 익혀 농산촌의 소득 수종으로 크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산림

글·사진 문흥규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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