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발코니를 삼채와 두메부추,상추등 채소모종들이 차지했습니다.
싹을 키우기 위해 스티로폼상자에 담은 씨감자까지 펼쳐놓으니 발 딛기조차 불편하네요.
바닥은 흙투성이고 빨래 말릴 곳도 없다며 아침부터 옆지기가 울화통을 터뜨립니다.
이맘때쯤엔 해마다 겪는 일이라 관심 꺼 주길 애걸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핀잔 뿐 트집만 잡히기 일쑵이다.

 

 

 

 

볕이 따듯한 봄날입니다.
발코니에 핀 샛노란 콜라비 꽃이 소담스럽습니다.
고속도로 주변 마른 풀밭에도 푸른빛이 번집니다.

 

 

"우리 마늘은 다 죽었는데
아자씨네 마늘은 멀쩡하네유!"

 

"현수막때문인지, 하나도 죽지 않고 싹이 잘 올라왔네요!"


다락골에 내려와
마늘밭을 둘러보고 있는데
비닐봉투에 찐 고구마를 서너 개 담아들고 이웃집 할머니가 마실 오셨네요.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바람의 길목에 있는 밭뙈기라서 겨울철엔 쉴 새 없이 삭풍이 불어댑니다.

지난해 가을 마늘을 심고,
간판가게를 하는 이웃집 총각이 모아놓은 폐현수막을 가져와 바람막이로 마늘밭 주변을 빙 둘렀습니다.
밭뙈기 한복판에 현수막이 펄럭거리자 그 쓰임새가 궁금했던지 관심을 가지는 이웃들이 많아졌습니다.
'바람에 찢겨지고 쓰러지진 않을까?'
늘 불안했고
맘 한 구석에선
'바라는 대로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 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불어댄 바람으로 두둑 위에 덮었던 보온비닐은  벗겨져 고랑 한편 구석에 처박혔지만, 역할을 다한 현수막 때문에 마늘은 하나도 죽지 않고 고스란히 싹을 틔웠습니다.
상서로운 조짐이네요.

 

 

 

봄맞이 웃거름을 주기 위해 두둑 위에 덮었던 지푸라기를 걷어냅니다.
겨울을 이겨낸 마늘 모습이  대견스럽네요.
애써 빈자리를 찾으려 해도 보이질 않습니다.
비료를 잘못 줘 마늘을 죽게 했던 쓰라린 지난 경험 때문에 비료의 농도를 맞추는 일이 조심스럽습니다.
찬물에도 쉽게 녹고 저온에서도 비효(肥效)를 발휘하여

저온조건이 지속되는 이른 봄에 사용하여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치요다 비료를 거금을 들여 구입했네요.

 

 

꼬끼리마늘입니다.

재배경험이 없어 모든 것이 낯섭니다.

섣부른 판단일지 몰라도 지금까지 생육과정은 순조로워 보입니다.

 

 

추위에 강해 중부이북 지방에서 노지월동재배가 가능한 양파입니다.
강원1호 텐신황이라는 양파품종이지요.
동내 양파는 겨울 추위로 대부분 얼어 죽었는데 기특하게도 이것들은  살아남았네요.

 

 

 

나눔 받은 배롱나무를 쉼터 뒷동산에 심고, 완두콩 씨앗도 파종합니다,
아직까지 해빙이 덜 된 곳이 많네요.
완두콩은 땅속에 찬 기운이 남아 있을 때 씨앗을 파종해야 좋다고 하네요.
얼지 않게 매실나무를 감싸주었던 애완견패드도 벗겨줍니다.
매화꽃망울이 봉긋하게 부풀었네요.

 

 


삼나물(눈개승마)새싹도 제법 움텄습니다.
마늘밭에서 지푸라기를 가져와 수북이 덮어줍니다.
햇볕을 차단해 길고 연한 줄기를 수확하기 위한 바램입니다.

 


올해 쓸 퇴비도 받았습니다.
이웃집에서 거들어 농협 퇴비를 싼값에 구입했네요.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켭니다.
밭고랑에 쌓인 낙엽을 긁어모아 태우고, 석회비료와 퇴비를 뿌려 다음 주말에 있을 밭갈이를 준비합니다.
차츰 바빠지겠지요.
계사년 농사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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