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병에도 좋고
 심장병과 고혈압에도 특효   산사 

 

산사는 소화 흡수 기능을 증진시키고 위장을 튼튼히 하는 최고의 건위제다.
한의학에선 신곡, 맥아와 함께 ‘삼선(三仙)’이라 불리며 소식약(消食藥)의 대표적인 약재로 친다.
게다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열매에 들어 있는 트리테르펜사포닌 성분은 콜레스테롤로 인한 동맥경화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임상에서 입증되었다.  
장미과에 속하는 산사나무는 우리나라에선 ‘아가위나무’ 또는 ‘찔광이’라고 한다.
화창한 5월에 무성한 초록 잎 사이로 흰 꽃 무더기를 피워내는 산사나무는

청춘을 아름다운 순백의 사랑으로 유혹할 만한 나무다.
요즘은 공원의 조경수나 가로수로도 심기 때문에 산에 올라가지 않아도 그 꽃을 쉽게 볼 수 있다.
햇빛을 좋아해 양지바른 야산의 능선이나 숲 가장자리에서 잘 자란다.
8월경이면 구슬 크기만 한 열매들이 붉게 익는다.
꽃사과의 열매와 흡사하지만,

열매 표면에 자디잔 흰 반점들이 점점이 박혀 있고 꼭지 쪽에 꽃받침이 남아 있는 게 다르다.
사과나무와 한 족보여서 익은 열매는 새콤하고 달큼한 사과 맛이 난다. 이 열매를 따다 씨앗을 제거하고 말린 것을 약재로 쓴다.
이를 산사육 또는 산사자라고 하는데, 흔히들 그냥 산사라고 부른다. 당구자(棠毬子)라고도 한다.


소화를 도와 위장병을 치료하는 산사 

 

산사는 소화 흡수 기능을 증진시키고 위장을 튼튼히 하는 최고의 건위제다.
한의학에선 신곡, 맥아와 함께 ‘삼선(三仙)’이라 불리며 소식약(消食藥)의 대표적인 약재로 친다.
산사의 효능과 관련된 옛이야기가 하나 있다.
어느 마을에 계모가 전 부인의 아들을 심하게 구박해 매일 설익은 밥을 주고 밭일을 시켰다.
흉칙한 계모는 아이를 병들게 해 일찍 죽게 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었다.
설익은 밥을 매일 먹고 위장이 상하여 점점 몸이 마르고 복통이 심해지게 된 아이는

산에 올라 슬피 울다 산사나무 열매를 보게 됐다.

붉게 익은 산사 열매가 먹음직스러워 이를 따 먹었더니 신통하게도 배도 아프지 않고 소화가 잘돼

속이 편해졌다.아이는 이후 설익은 밥을 먹고는 꼭 산사 열매를 따 먹었다.
점점 살이 붙고 몸이 건강해졌다.
뒤에 이 이야기가 알려져 산사는 소화력을 돕고 위장병을 치료하는 데 긴요한 약으로 쓰이게 되었다. 
『동의보감』에는 산사에 대해 “식적(食積)을 내리고 묵은 체증을 푼다.
기가 뭉친 것과 적괴, 담괴, 혈괴 등 몸속에 뭉친 덩어리를 삭힌다.
비장을 튼튼히 한다.
답답하게 막힌 흉격을 연다.
이질을 다스린다.
종창이 빨리 곪아 터질 수 있게 한다”고 쓰고 있다.
식적은 음식물이 소화되지 못하고 남은 노폐물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평소 속이 더부룩하고 가슴이 답답하며 배가 아프고 가스가 잘 차고 대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한다면

위와 장에 식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몸의 상태가 좋을 리 없다.
만성적인 피로 상태와 담음두통, 목덜미가 무겁고 아픈 항강증, 경우에 따라선 식적요통 등을 수반한다.
노파심에서 하는 얘기지만, 이 식적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양방병원에 가서 내시경으로 진단한다면

바보짓이다.
한의학의 식적은 언어와 대상을 일 대 일로 대응시키는 서양의학의 실체론적 세계관과 부합하는 개념이 아니다.
증상과 상태의 집합이지 종양 덩어리처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 만성적인 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시경 진단을 받아봐야 서양의학은 체기의 존재를 밝혀내지 못한다.
체증 자체가 실체론적인 언어가 아니다.
이것은 서양의학이 이런 증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말도 된다.
‘위장에 염증이 없으니까 큰 병이 아니다, 신경성이다’라는 말이나 듣기 십상이다.


현대인의 만성체증과 혈액순환에 탁월한 효능 보여

현대인들은 고기를 많이 먹고 식품 첨가물이 들어간 빵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기 때문에

소화기질환을 달고 사는 이들이 많다.

산사는 식적, 특히 육류의 과다섭취로 인해 육적(肉積)이 생겨 소화가 안 되고 늘 배가 더부룩한

증상을 다스리는 데 특효가 있다.
산사의 과육에 지방분해효소가 많아서 지방이 많이 든 음식물을 잘 소화시키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예부터 이런 산사의 성분을 이용해 육류를 요리할 때 산사를 쓰기도 했다.
중국 송나라 때의 시인 소동파의 『물류상감지(物類相感誌)』에 “늙은 닭을 삶을 때 산사 열매를 넣으면 고기가 부드러워진다”는 기록이 있다. 산사는 장위의 소화 흡수 기능이 많이 떨어져 식욕이 없고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증상에 효과가 좋다.
쫄깃쫄깃한 맛을 내기 위해 빵이나 밀가루 식품에 많이 첨가하는 식물성 단백질 ‘글루텐’은

소화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성인 100명 중 1명꼴로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다고도 한다.
이로부터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복부의 팽만, 더부룩함, 복통, 설사, 변비 등 위장장애가 심하고 전신적인 피로감과 여드름, 기미 등의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효과가 있다. 단, 위산과다가 심한 경우엔 쓰기 어렵다.
위장에서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사의 효능이 이 정도에 그친다면 요즘은 무척 섭섭한 일이 된다.
고혈압과 심장병, 동맥경화에 좋은 것은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의학의 용어로는 ‘활혈화어(活血化瘀)’의 효능이다.
관상동맥의 경화로 인한 심장병의 경우 대부분 고혈압을 수반한다.
산사에는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의 저항을 줄여 혈압을 떨어뜨리는 배당체와 락톤,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있다.
혈압을 떨어뜨리는 산사의 효과는 완만하긴 하나 지속성이 뛰어나다.
꾸준히 산사를 복용하면 어떤 혈압약보다 그 효과가 나은 것으로 알려진다.
요즘 산사의 이런 효능은 구미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산사나무 잎에서 추출한 물질이 울혈성 심부전 환자의 수명을 연장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미국 심장학회는 산사나무 잎 추출물을 2,681명의 환자에게 2년간 투여해 실험했는데, 그 결과 6개월, 18개월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다.

일부 환자에서는 돌연 심장사도 지연되는 효과를 보였을 정도라고 한다.
예부터 산사를 강심제로 썼던 유럽에서는 이미 심부전 치료에 이를 이용하고 있다.
또 산사는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 중에서도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열매에 들어 있는 트리테르펜사포닌 성분은 콜레스테롤로 인한 동맥경화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임상에서 입증되었다.

이 성분은 역시 혈압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고혈압이나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산사를 보물처럼 여길 만하다.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심장질환과 협심증엔 잘 말린 산사 열매 35~50g을 진하게 달여 하루 3회 정도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전통적으로도 산사는 혈액의 순환을 돕고 몸속의 궂은 피를 없애는 약으로 쓰인다.
기혈이 약해진 임산부나 여성에게 많이 쓰인다.
산후에 오로(惡露)가 그치지 않고 어혈이 빠지지 않으면 복통이 심해지고 출혈이 멈추지 않게 된다.
산사는 자궁을 수축시키면서 어혈을 빼내기 때문에 임부의 자궁을 빨리 안정시키고 통증을 가라앉히고

출혈을 그치게 한다.또 통경작용이 있어서 생리가 계속되고 하복부의 통증이 그치지 않을 때도 효과가 좋다.


마귀를 쫓아내고 행복을 상징하는 산사나무 꽃

산사나무는 사랑스러운 순백의 꽃도 눈길을 끌 만하지만

잎사귀의 생김새도 매우 독특해 잎맥까지 패인 불규칙한 모양새가 인상적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한 번만 보면 쉽게 산사나무를 식별할 수 있다.
산사 열매에는 식물성 교질인 콜로이드가 많아 끓여 놓으면 묵처럼 잘 응고된다.
이 때문에 식품으로서도 이용가치가 있다.
예전에는 산사를 보드랍게 가루를 내 꿀에 타 떡을 만들기도 했다.
산사 정과(正果)도 만들었다.
유럽에선 산사나무의 열매를 크라테거스(Crataegus)라고 하는데, 강심제로 많이 쓰인다.
산사나무 꽃을 메이 플라워(May flower)라고 하며 산사나무는 5월을 대표하는 나무였다.
고대 희랍에선 산사나무 꽃을 희망의 상징으로 여겨

봄의 여신에게 그 꽃을 바쳤으며 아테네 여인들은 행복의 상징으로 여겨 결혼식 날 머리 장식으로 썼다.
로마에서는 산사나무 가지가 마귀를 쫓아낸다고 생각해 아기 요람에 얹어두기도 했다.
지금도 5월 1일이면 산사나무 꽃다발을 문에 매달아 두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영국에서도 5월이 되면 태양 숭배와 관련된 축제를 열었는데, 이때 활짝 피는 산사나무 꽃은 5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출처:산림
글 김승호(광주 자연마을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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